우리 아이 성교육, 어디까지 알려 줘야 할까 | 지큐 코리아 (GQ Korea)

우리 아이 성교육, 어디까지 알려 줘야 할까

2020-09-11T19:48:31+00:00 |SEX|

최근 여가부가 초등학교에 배포했다가 논란이 되어 회수한 그 책. 덴마크 성교육 책 ‘아이는 어떻게 태어날까?’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덴마크에서는 50년 전에 나온 이 책이 어떤 이유로 우리 아이에게 되고, 안 되는지 가족에게 직접 물어봤다.

이 책, 안된다
“성문화 이해의 토대가 다르다”
한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리적 요건부터 기후, 역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맥락을 살펴 봐야 한다. 덴마크는 개방적인 성 문화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대로 우리나라는 보수적인 편에 가깝다. 당연히 우리나라와 스웨덴 가정 사이에는 성 문화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있을 거다. 이해의 토대가 다른 상태에서 ‘아이는 어떻게 태어날까?’는 한국 가정과 아이들에게 급발진에 가까운 느낌이다. 책의 내용 자체가 문제가 있다기보다, 우리 사회에 쓰이기에는 성급한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다. (김진욱, 39세, 조카 바보 삼촌)

“재미보다는 책임감이 먼저”
문제가 된 책의 일부분을 살펴보면 “두 사람은 고추를 질에 넣고 싶어져. 재미있거든”이라는 대목이 등장한다. 책에서는 지속적으로 성행위를 “재미 있는 일”, “신나고 멋진 일”, “하고 싶어진다”라고 묘사를 한다. 성행위가 쾌락을 동반하는 것은 맞지만, 이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겐 재미보다 성행위로 인한 나의 몸의 변화, 임신에 관한 책임감 있는 교육이 먼저다. 집에 돌아와서 “이거 재밌다고 하는데 나도 해볼래”라고 하는 아이에게 부모는 어떻게 답을 해줄 수 있을까? (이진아, 35세, 아들을 둔 엄마)

“호기심 충족보다는 성윤리가 먼저”
물론 성행위가 은밀한 즐거움, 어둠 속의 쾌락으로 치부 되어선 안된다. 그렇다고 해서 성에 관한 인식을 처음으로 심어 줘야 하는 아이들에게 구체적인 쾌락의 행위로 다가가는 것 역시 안될 일이라고 본다. 섹스가 재밌고 자꾸 하고 싶은 행위라는 설명 보다는 생명과 가족, 책임감 있는 성윤리에 대한 설명이 우선 되어야 한다. 강형욱도 강아지들에게 하고 싶은대로 다 할 수 없다는 통제를 먼저 가르치는데, 아이들에게 섹스는 재미있는 놀이라는 접근법이 과연 옳은 것인가? (조민우, 41세, 두 아이의 아빠)

이 책, 된다
“어른들 영상 보단 솔직한 성교육 책이 백배 낫다”
요즘 아이들을 너무 모르고 하는 소리가 아닌가 싶다. 어른들 세대와 달리 요즘 아이들은 말을 떼기도 전에 유튜브를 보고, 스마트폰과 몹시 친숙하다. 쏟아지는 정보들에 노출되어 있다는 얘기다. 왜곡된 어른들 버전의 성적 콘텐츠를 접하는 것보다 ‘아이는 어떻게 태어날까?’처럼 직설적이고 솔직한 책으로 성교육을 접하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고 본다. 가만 살펴보면 틀린 얘기가 하나 없이 정확하다. 섹스는 엄마 아빠를 기분 좋게 하는 쾌락인 동시에 생명을 탄생시킬 수 있는 행위라는 게 뭐가 어떻다고. (장재승, 31세, 초딩 조카를 둔 삼촌)

“언제까지 다리에서 주워올 것인가”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건 하나다. “나는 어떻게 태어났어?” 다리에서 주워왔다는 말도 안되는 답변엔 요즘 애들은 콧방귀도 안 뀐다. ‘아이는 어떻게 태어날까?’를 보면 성적인 행위를 비롯해 신체 부위에 대해서도 돌려 말하는 법이 없다. 인간의 삶에 있어서 성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 이를 나중에 알아도 되는 일이라고 덮어두는 것에 대해 이해를 못 하는 거다. 남자와 여자 신체 부위를 정확히 알려주고, 성행위가 어떻게 임신으로 연결되는지 대놓고 설명하는게 지금 시대에 맞는 성교육 아닌가? 이 책은 무려 1970년대에 쓰여졌다. (윤혜진, 30세, 아들을 둔 엄마)

“삶과 죽음, 성은 아이들이 배워야 할 이치다”
미셸 공드리가 연출한 <키딩>에는 어린이용 방송 <피클스 아저씨의 인형극장>의 주인공 짐 캐리가 나온다. 그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만을 이야기하는게 잘못 됐다고 말한다. 오히려 좌절과 죽음 같은 이야기도 함께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마찬가지로 덴마크에서는 삶과 죽음 그리고 성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가르친다. ‘질’이라는 단어가 입에 붙을 때까지 몇 번이고 반복하면서. 그런 과정을 통해서 오히려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줄일 수 있다. 성이라는 건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가치니까. (임윤정, 36세, 아들을 둔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