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젠더리스 패션의 대표주자 14인

2020.09.16GQ

이들의 옷장에 성별 같은 건 없다. 입고 싶은 대로 마음껏 입는 그 남자와 그 여자.

HARRY STYLES 뮤지션 겸 배우, @harrystyles
진주 목걸이, 벨 보텀 팬츠, 리본 블라우스, 열 손가락에 낀 화려한 반지. 해리 스타일스가 선택한 패션과 과감한 스타일링은 늘 화두에 오른다. 사람들에게 주목받기 위함은 아니다. 그저 그의 눈에 쿨해 보이고 멋진 옷을 고른 것뿐. 구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와의 만남도 그의 스타일 정립에 한몫했다. 특정 성별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구찌의 지향점과 해리 스타일스의 취향, 소화력이 만나 완벽한 시너지를 이뤘으니까. 그가 입은 옷이 여자 옷인지 아닌지는 궁금하지 않다. 편견 없는 멋진 태도가 먼저 보이니까.

SELENA FORREST 모델, @selenaforrest
나이키 에어 조던과 스케이트보드를 사랑하고 스포티한 스트리트 룩을 즐기는 셀레나 포레스트. 그녀는 자신을 패션 카테고리에 비유하자면 스니커즈 같은 사람이라고 했다. 스니커즈 같은 그녀의 단골 아이템은 트랙 팬츠와 스웨트 셔츠. 런웨이 위에선 화려한 오트 쿠튀르 드레스를 완벽히 소화하지만 쇼 장 밖으로 나오는 순간 180도 다른 오프-듀티 룩을 보여주는 반전 매력의 소유자다. 약속한 듯 올 블랙으로 맞춰 입은 수많은 모델 사이에서 눈치 보지 않고 입고 싶은 대로 입은 편안한 모습은 그녀를 훨씬 돋보이게 만든다. 외모만 뛰어난 모델보단 셀레나처럼 자신만의 문화가 있는 모델이 더 멋져 보인다.

TROYE SIVAN 뮤지션, @troyesivan
패션과 음악은 늘 함께하기에 핫한 뮤지션의 패션엔 늘 이목이 집중된다. 트로이 시반도 그런 아티스트 중 하나. 신예지만 자신을 표현하는 데 망설임이 없다. 멧 갈라에서 입은 발렌티노의 파격적인 시스루 톱과 레드 수트, 글래머러스한 무대 의상, 싱글 앨범 뮤직비디오 속 모습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작은 체구를 뚫고 나오는 에너지와 신비로운 눈빛이 특히 매력적. 요즘 그가 좋아하는 브랜드는 팔로모 스페인이라고.

JULIE PELIPAS <보그> 우크라이나 패션 디렉터, @juliepelipas
컬렉션 기간이면 날 선 스타일링을 보여주는 줄리 펠리파스. 큰 키에 균형 잡힌 근육질 몸을 가진 그녀는 잘 재단된 여유로운 실루엣의 수트를 가장 즐겨 입는다. 줄리 펠리파스의 첫 수트는 빈티지 숍에서 구입한 남성용 수트. 남자 옷을 사서 몸에 맞게 수선한 것이다. 처음 그 옷을 입었을 때 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편안함과 힘, 자신감을 느꼈다고. 그 후 에디터로 일하면서도 빈티지 숍에서 찾은 남자 옷을 다시 디자인해서 입곤 했는데 스트리트 포토그래퍼들과 패션 피플들에게 열광을 얻으면서 최근 빈티지 업사이클링 콘셉트의 수트 브랜드 Better를 론칭했다. 곧 우리도 줄리 펠리파스식 테일러링을 경험할 수 있을 듯하다.

HARRIS REED 디자이너 겸 모델, @harris_reed
커다랗고 넓은 챙의 모자와 글램 록, 빅토리안 스타일 수트로 대변되는 해리스 리드. 세인트 마틴 출신의 패션 디자이너이자 2019 구찌 크루즈 쇼와 향수 캠페인에 등장한 모델인 그는 언뜻 봐선 성별을 알 수 없는 묘한 얼굴을 가졌다. 해리 스타일스, 알레산드로 미켈레와 절친한 만큼 성 경계의 모호함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드러내며 해리스 리드란 장르를 개척하고 있다.

JADEN SMITH 배우 겸 뮤지션, @c.syresmith
조금은 유별나고 특이해 보일지 몰라도 패션에 있어서 늘 자유와 모험을 즐기는 제이든 스미스. 색색의 꽃무늬 블라우스를 입어도, 무릎까지 오는 플레어 스커트를 입어도 어색함이라곤 찾을 수 없다. “사람들에게 언제나 영감을 주고 싶다.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돼! 입고 싶은면 입으면 돼! 누군가 뭐라해도 상관 없어. 쿨하지 않다해도 눈치보지 말고 행동해. 언제나 네 생각이 가장 중요한 거야.”

CODY FERN 배우, @codyfern
드라마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코디 펀. 극중에선 평범한 헤어 스타일에 평범한 옷을 입고 등장했지만 패션계에선 개성과 성향을 가감 없이 표현한다. 성에 대한 이분법적인 사고와 암묵적인 경계를 깨는 패션이 코디 펀의 스타일. 한 방송에 래시가드를 입고 나온 것에 대해서도 자유로운 자신의 개성 표현이자 실험이라고 하기도 했다. 그의 진가를 알고 싶다면 멧 갈라 룩을 확인해볼 것.

STEVE LACY 뮤지션, @steve.lacy
와의 인터뷰에서 스티브 레이시는 자신만의 패션 철학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입어야 한다고 가르치고 강요하지 않은 어머니 덕분에 저만의 스타일을 만들 수 있었어요. 그런 게 자신의 것을 발전시키는 방법인 것 같아요. 우스꽝스런 룩부터 차분한 룩까지 경험해보면서 스스로 배우는 거죠.” 이런 마인드를 갖고 있기에 2020년 그래미 어워드에서 꼼 데 가르송의 아방가르드한 드레스와 블레이저를 입고 등장한 그는 모두에게 베스트 드레서로 인정받았다.

BRIGETTE LUNDY-PAINE 배우, @briiiiiiiiiig
넷플릭스 시리즈 <별나도 괜찮아>에서 케이시 가드너 역을 맡은 브리젯 런디페인. 극중 보이시한 성격으로 인기를 얻은 그녀는 실제로도 톰보이 같은 모습으로 대중과 패션 브랜드의 마음을 훔쳤다. 인형처럼 예쁜 외모지만 부시시한 쇼트커트 헤어와 소년 같은 털털한 패션, 꾸미지 않은 애티튜드가 그녀를 매력적으로 만든 것. 뿐만 아니라 독립 매거진 를 운영하고 친구들과 함께하는 인디 밴드 Subtle Prid에서 음악을 만들고 노래도 한다. 아티스트로서의 면모까지 갖춘 재능 많은 엔터테이너다. 그녀에게 유명세를 안겨준 드라마 제목처럼 브리젯 런디페인은 얼마든지 별나도 괜찮다.

KAIA GERBER 모델, @kaiagerber
시크한 뉴트로 스타일은 카이아 거버의 시그니처 룩이다. 각진 어깨에 걸친 매니시한 재킷은 그녀가 가장 애정하는 아이템. 매트릭스 선글라스와 미니 백 등 90년대 액세서리를 더한 카이아의 재킷 스타일링은 Z세대의 교본이 됐다. 남다른 프로포션과 패션 감각으로 그녀를 선망하는 숱한 소녀 팬들을 이끄는 중.

LOS ANGELES, CALIFORNIA – JUNE 23: Lil Nas X attends the 2019 BET Awards on June 23, 2019 in Los Angeles, California. (Photo by Aaron J. Thornton/Getty Images for BET)

LIL NAS X 래퍼, @lilnasx
페미닌하게 해석한 카우보이 스타일은 릴 나스 엑스의 아이코닉 룩. 서부 영화의 거친 남성성을 완전히 뒤집은 그의 스타일은 어디에서나 눈길을 끈다. 공식적인 커밍아웃 후 패션계에서 미지의 남성복 영역을 개척하며 새로운 남성성을 재정의하고 있는 맥시멀리스트다.

ALTON MASON 모델, @altonmason
어린 시절 알톤 메이슨에게 모델 출신 어머니의 옷장은 무엇보다 재미있는 놀이터였다. 패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대부분 이때부터 만들어진 것. 다양한 문화권에서 자란 경험도 여러 가지 스타일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배경이다. 높은 굽의 메종 마르지엘라 타비 부츠를 신고 맨몸에 퍼 코트를 걸친 거울 셀카, 뉴욕 한복판에서 욕심껏 셔츠를 풀어헤치고 번쩍이는 목걸이를 한 드라마틱한 룩 등 그의 인스타그램을 보고 있자면 요즘 시대 패션 키즈들에겐 젠더리스란 단어가 촌스럽게 느껴진다. 그는 패션이 주는 순수한 즐거움을 즐길 줄 안다.

NEW YORK, NY - JULY 13: Actress Kristen Stewart attends the after party for the "Cafe Society" premiere hosted by Amazon & Lionsgate with The Cinema Society at The Carlyle on July 13, 2016 in New York City. (Photo by Jamie McCarthy/Getty Images)

NEW YORK, NY - OCTOBER 19: Actress Kristen Stewart attends a screening of "American Pastoral" hosted by Lionsgate, Lakeshore Entertainment and Bloomberg Pursuits at Museum of Modern Art on October 19, 2016 in New York City. (Photo by Jamie McCarthy/Getty Images)

LOS ANGELES, CA - MARCH 07: Actor Kristen Stewart at the Flux and Cinefamily Hosted Premiere of IFC Films’ PERSONAL SHOPPER at The Carondelet House on March 7, 2017 in Los Angeles, California. (Photo by Alberto E. Rodriguez/Getty Images)

NEW YORK, NY - AUGUST 30: Actress/director Kristen Stewart attends the MOMA Screening of Refinery29's "Come Swim" directed by Kristen Stewart at MOMA on August 30, 2017 in New York City. (Photo by Lars Niki/Getty Images for Museum of Modern Art, Department of Film)

HOLLYWOOD, CALIFORNIA - APRIL 24: Kristen Stewart attends the LA premiere of Universal Pictures' "J.T. Leroy" at ArcLight Hollywood on April 24, 2019 in Hollywood, California. (Photo by Matt Winkelmeyer/Getty Images)

PARIS, FRANCE - JULY 11: Kristen Stewart attends the Noir et Blanc de Chanel Fall/Winter 2019 Makeup Collection - Yachts De Paris on July 11, 2019 in Paris, France. (Photo by Kristy Sparow/Getty Images for Chanel)

BEVERLY HILLS, CALIFORNIA - SEPTEMBER 25: Kristen Stewart attends the Will Rogers 78th Annual Pioneer Dinner honoring Elizabeth Banks at The Beverly Hilton Hotel on September 25, 2019 in Beverly Hills, California. (Photo by Frazer Harrison/Getty Images)

KRISTEN STEWART 배우
‘걸 크러쉬ʼ. 크리스틴 스튜어트 뒤에 늘 따라오는 수식어다. 무심하게 걸친 가죽 재킷과 시원하게 자른 짧은 머리, 반항적인 눈빛까지. 그녀는 정말 멋지면서 예쁘다. 배우, 감독, 모델, 자유로운 그녀의 커리어처럼 패션도 거침이 없다. 여자다움이라는 케케묵은 관념에서 마음껏 자유로운 크리스틴 스튜어트를 보면 왠지 모를 해방감마저 느껴진다.

KING PRINCESS 뮤지션, @kingprincess69
소년과 소녀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듯한 킹 프린세스. 1998년생으로 올해 스물세 살인 그녀는 일찌감치 성 정체성을 밝히고 마음껏 즐기면서 본인의 스타일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다. 매니시한 생 로랑 수트를 입고 곱슬거리는 머리칼을 쓸어 넘기는가 하면 샤넬의 클래식한 트위드 수트를 입고 포즈를 취하기도 한다. 때론 헐렁한 농구 셔츠를 입고 무대에 오르기도. 정체성에 따라 어떻게 입어야 한다고 정해진 건 없다. 킹 프린세스는 남성, 여성 어느 쪽에도 얽매이지 않고 변신할 수 있다. “언제든 제 생각대로 꾸미고 달라질 수 있어요. 나의 몸을 소품처럼 쓰는 거죠. 제가 가진 탁월한 장점이죠.”

    패션 에디터
    김유진
    어시스턴트
    박지윤, 안다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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