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자꾸만 파고 싶은 마성의 셀러브리티 14인과 그 덕질의 이유

2020.12.01주현욱

여과 없이, 필터 없이, 눈치 안 보고 내뱉어보는 솔직 담백한 나의 덕밍아웃.

젠데이아 콜먼
젠데이아 콜먼을 처음 알게 된 건 인스타그램 둘러보기에서다. 일상으로 보이는 영상 속, 그녀가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춤을 췄는데 그 모습에 자꾸만 눈이 갔다. 몇 번을 반복해서 돌려봤다. 쿨한 제스처와 애티튜트가 멋져 보였다. 젠데이아 콜먼은 긴 팔과 긴 다리로 웬만한 모델보다 비율이 좋은데 평소 스타일링이나 공식 석상에 비치는 모습들 전부가 취향 저격이다. 아티스틱한 면도 갖춰 계속해서 ‘좋아요’를 누르게 만드는 스타다. 또 최근에는 그녀의 드레드 헤어스타일 한 셀피가 올라와 집에서 혼자 4~5시간 동안 따라해본 적도 있다. 배우 젠데이아 콜먼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미드 [유포리아]가 넷플릭스와 왓챠에 스트리밍 되지 않는 게 무척 아쉬울 따름이다. 서비스가 시작되길 기다리며 남몰래 매일매일 들여다보는 중이다.
(28세, 이담희, 작가)

김태리
배우로 데뷔한지 5년도 안된 신예 배우가 이토록 존재감을 드러낸 경우는 불과 30년이란 내 인생 통틀어 몇 없던 것 같다. 극장에서 [아가씨]를 보고 나오자마자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을 통해 그녀가 누군지 찾을 수 있었다. 그 후론 그녀의 행보에 꾸준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아직까지 많은 작품을 선보이지 않았지만, 매 작품마다 감독과 작가가 추구하는 배역의 이상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 같다. 평범하지 않은 외모와 예측이 안되는 신비로운 성격, 올곧은 자신감을 통틀어 그녀가 가진 아름다움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녀의 얼굴로 장식한 매거진 3종 커버를 머리맡에다 붙여놓은 건 물론, 반려묘의 이름도 태리다. 태리. 김태리. 사랑… 아니 좋아해요.
(30세, 이우민, 패션 에디터)

김C
정확하진 않지만 김C를 처음 본 건 [1박2일]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때는 뮤지션인 줄 몰랐고 예능인인 줄로만 알았다. 옷 잘 입고 자기만의 세상이 있는 그런 예능인으로 말이다. 그러다 [현장토크쇼 택시]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뜨거운 감자의 ‘청춘’을 부른 적이 있었는데, 김C는 노래를 하기 전 이렇게 말했다. “원래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라이브를 하지 않는데”라고. 그 말이 되게 멋있게 느껴졌다. 라이브는 말할 것도 없이 좋았다. 출연진 모두가 눈물바다가 되었으니까. 본격적으로 한 사람의 팬이 된 건 그때다. 이후 그의 모든 것을 ‘디깅’했다. 그리고 김C의 첫 솔로 앨범 [Priority]은 명반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굉장한 앨범이다. 실험적인 요소가 있는 반면 듣는 내내 불편함이 없다. 그중 ‘Good Friend’는 꼭 들어볼 것! 담백한 김C의 목소리에 빠져 매일 듣는다. 요즘에도 그의 인스타그램을 하루에도 몇 번씩 들어갈 정도로 좋아한다. 내가 생각하는 처음이자 마지막일 셀러브리티, 김C 형 파이팅!
(29세, 뢈, 프로듀서)


보는 순간 단 번에 매료됐다. 보통 때 방탄소년단을 눈여겨보진 않았지만 최근 ‘Dynamite’ 뮤직비디오 속 초록색 수트를 입은 태형이가 머리를 쓸어 넘기는 모습에 넋을 놓고 반했다. 잘생긴 건 알았지만 그렇게 섹시할 수가 없다. 또 웃을 때 입이 네모가 되는데, 그걸 보는 순간 무장해제가 됐다. 독보적인 미소랄까? 얼마 전에는 태형이 인형을 샀다. 매일같이 품고 자는 ‘최애’ 굿즈다. 덕질을 시작한 건 오래되지 않았지만 틈날 때마다 이미지를 비롯 유튜브 영상을 찾아본다. 인스타그램 둘러보기에는 이미 태형이로 가득 찼고, 하루에 최소 한 번씩은 스토리에 태형이를 업로드하는 나다. 이루어질 수 없는 걸 알면서도 상상한다. 나랑 결혼해 줬으면 좋겠다고….
(29세, 심연아, 애견 미용사)

소니 홀
요즘 빠져있는 남자 모델 소니 홀! 내가 모델이라는 직업을 가지면서 모델에게는 딱히 관심이 생긴 일이 없었는데, 그의 인스타그램을 들여다본 순간 이야기가 달라졌다. 처음에는 화보가 멋있어서 눈길이 갔는데 사실 그는 모델이 아니고 시인이다. 가끔 파트타임으로 카메라 앞에 서는 일을 할 뿐, 직업은 시인이다. 그럼에도 일상 사진을 보면 화보 그 자체라 그저 놀랍다. 그가 시를 쓰고 읽는 영상은 정말 귀엽고 매력적이다. 패션 또한 ‘브리티시 보이’스럽게 잘 입는다. 나도 가끔 소니 홀의 패션을 따라하는 건 아무도 모를 걸?
(25세, 메구, 모델)

아이유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군 입대 후 이등병 딱지를 달고 첫 혹한기 훈련을 할 때였다. 새벽 5시부터 눈이 거세게 내렸고,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큰 산을 넘어야 하는 상황. 전쟁 영화에 나올 법한 장면들이 펼쳐졌고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뒤처지지 않고 나아갈 수 있었던 건 가슴 포켓에 자리 잡은 위장 크림 덕분! 왜냐면 뚜껑에 아이유 카드를 잘라 붙였으니까(웃음). 훈련 중 쉬는 시간 때마다 나무에 기대서 꺼내보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 사진 속 그녀의 미소가 마치 힘내라는 것 같아서 실제로 힘이 불끈했다! 비록 전역할 때에 뚜껑 모서리는 금이 갔고 깨지기도 하면서 아이유 카드도 빛이 바랬지만…. 훈련할 때 늘 내 가슴 포켓에 자리했던 게 아이유다. 내게 의지와 끈기를 일깨워준 아이유를 변함없이 좋아한다.
(29세, 김태현, 마케팅 PD)

이하이
내가 이하이를 좋아한 것은 군인 시절부터다. 군인 시절 우연히 본 오디션 프로그램 [K팝 스타]에서의 첫 회, 첫 등장에서 아델의 노래를 간드러지게 부르는 그녀의 모습은 아직도 잊히지가 않는다. 17살의 나이라고 믿기 힘든 허스키한 목소리와 노래 실력은 프로그램이 끝나기 전까지 매주 일요일 밤 TV 앞에서 그녀를 응원하게 만들었다. 힘든 군 생활을 일요일 저녁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한동안 버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으니까. 그런 그녀가 [K팝 스타]에서 최종 2등을 하고 YG엔터테인먼트에 캐스팅 됐을 때부터 최근 AOMG에 들어가기까지, 그녀를 줄곧 덕질 해오고 있다. 제법 연차가 쌓인 그녀는 최근 더 아름다워지고 있다.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우리나라 음악 씬에 독보적인 존재라고 생각한다.
(33세, 이승훈, 사진가)

정유미
정유미가 2003년 단편영화 [사랑하는 소녀]에서 간호사 역으로 데뷔했을 때, 나의 이상형은 정유미가 됐다. 왜 그녀가 좋았냐 묻는다면 그저 순수해 보였다고 답하겠다. 아니, 행복하고 자유로워 보였다. 그 후로 그녀의 모든 필모그래피는 꿰고 있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내게 그 정도의 감정을 준 인물은 처음이다. 심지어 비밀번호에 그녀 이름 세 글자가 ‘꼭’ 들어간다. 해킹은 아무도 하지 않겠지? 평소 수줍어하는 성격의 그녀이기에 심하게 덕질을 하고 싶진 않다. 그냥 정유미라는 배우 이름 세 글자만으로도 내겐 아직도 어떤 판타지를 선사하는 배우인 건 변함없다. 정유미의 모든 행보를 응원하고 아끼는 난 그녀의 ‘찐’팬이다.
(31세, 현국선, 스타일리스트)

박주현
사실 그녀를 처음 본 건 넷플릭스 드라마 [인간수업]이다. 평소의 이미지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사람에게 종종 흥미를 느끼곤 하는데, 그녀의 허스키한 보이스부터 자유분방함, 당돌함이 나를 매료시켰다. 이후 극중 백규리 역할에서 배우 박주현으로 더더욱 빠져든 건 [GQ] TMI 인터뷰 영상을 보고 나서다. 좋아하는 배우가 잘 갖춰진 스타일링과 만났을 때 ‘아! 이 배우와 언젠가는 한 번 작업해보고 싶다’라는 감정이 일었다. 연기뿐만 아니라 스타일을 즐기는 그녀가 된다면 팔색조의 매력을 품은 배우가 될 것만 같다고 할까? 많은 셀럽들을 봐왔지만 내가 남몰래 좋아하게 된 셀럽은 배우 박주현이 처음이다. 그녀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잉 하며 아이콘으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28세, 최인석, 패션 디자이너)

지드래곤
어릴 때 MTV [리얼다큐 빅뱅]을 처음 보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나의 원픽이 된 지드래곤. 이유는 딱히 없다. 그냥 그중에서 가장 멋잇어 보였다. 지디 첫 솔로 콘서트 DVD 영상 중에서 지디가 준비됐냐고 묻는데 빅뱅 봉을 들고 감격한 눈빛으로 울상을 짓고 있는 내가 등장한다. 1초 남짓인데 행복한 나를 마주했을 때 너무 웃겼다. 팬으로서 영상에 잠시라도 나온 게 아직도 뿌듯하다. 이후로 콘서트라는 콘서트는 전부 다녔다. 중학교 때 ‘Dirty Cash’ 부르러 부산에 처음 왔는데 그때부터 플랜카드를 만들어서 다녔다. 아직 내 컴퓨터 폴더에 팬클럽 때 모은 지디 ‘짤’과 고화질 공연 영상이 많다는 건 비밀이다. 말하고 보니 지독하다. To. 지디 오빠. 이제 다섯 명은 안되니까 혼자라도 나와서 다시 센세이션을 일으켜주세요. 항상 건강하고 셀카도 많이 올려주세요!
(27세, 김지현, 프리랜서)

정은채
이국적인 무드와 동양적인 마스크가 너무 아름다운 그녀의 팔색조 매력을 늘 동경한다. 처음 그녀를 본 건 홍상수 감독의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을 접했을 때다. 영화 속 그녀만의 분위기가 그냥 좋았다. 그녀만이 낼 수 있는 특별하고 형용이 안되는 독특한 무언가가 있다. 또 그녀의 ‘프렌치’ 무드의 스타일이 너무나 좋다. 마침, 내가 가장 존경하는 스타일리스트와 그녀가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땐 ‘역시!’ 하고 무릎을 쳤다. 오랜 시간 브랜드 홍보 일을 하며 누구의 코트, 누구의 신발로 구매까지 하는 사람들이 신기하기도 했는데 내가 ‘정은채 공항패션’을 검색해보고, 카드를 집어 들었던 순간이 기억난다. 나의 뮤즈 정은채!
(29세, 변윤희, 패션 PR)

태연
태연이 소녀시대로 가요계에 데뷔해 지금까지 꾸준한 활동을 보여주며 팬들과 자주 소통하는 모습이 정말 좋다. 사실 소녀시대 태연을 만나기 전 걸그룹보다는 동방신기와 빅뱅 등 보이그룹을 좋아했었다. 걸그룹을 좋아하기 시작한 건 소녀시대부터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멤버 9명 중 유난히 흰 피부에 명랑한 성격을 가진 리더 태연에게 이끌렸다. 노래할 때 음색도 매력적이었다. 중고등학교 때의 나는 찌질하고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 모르고 방황했을 무렵, 내가 지니고 싶은 이상적인 면과 유쾌한 모습을 가져 끌린 것 같다. 평소 드러내는 덕질을 안 하는 편이라 다른 이들보다는 덜 좋아해 보일 수 있지만, 좋아하는 셀럽에는 소녀시대 태연이라고 자신 있게 외칠 수 있다.
(28세, 김정식, 모델)

해리 스타일스
영국의 보이그룹으로부터 시작한 소년이 너무나도 아름답게 잘 성장했다. 좋아하기 시작한 건 그가 손톱에 네일 아트를 하고 진주 목걸이와 귀걸이를 착용하고 나왔을 때부터다. 2019 멧 갈라에서 선보인 망사 셔츠와 러플을 달고 나오는 우아한 그를 보며 ‘찾았다 나의 뮤즈!’를 외쳤다. 아름다움 앞에선 남녀 구분이 없다고 생각하는 내가 추구하던 추상적인 미의 가치 ‘앤드로지너스의 미학’이 사람으로 현실화된 것이다. 다양한 스타일을 소화하면서 음악까지 잘하는 그를 보며 어쩜 말도 잘해, 노래도 잘해, 스타일도 좋아, 해리 스타일스는 삼박자를 모두 갖춘 반칙성 피조물이다. 그를 보고 진주 목걸이를 만들게 됐고, 실제로 해리를 생각하며 만든 네일 아트 디자인도 있다. 도대체 그의 스펙트럼은 어디까지인지, 현시대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콘이 아닌가 싶다. 존재만으로도 너무 소중하고 아름다운 사람이다. 이 무지개 빛깔의 사람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31세, 허자윤, 주얼리 디자이너 겸 네일 아티스트)

품 비푸릿
살면서 처음으로 혼자 가본 여행지가 태국의 방콕과 파타야다. 사실 완벽히 혼자라기보단 전 남자친구가 3일째부터 합류하여 귀국하는 순간까지 동행했지만, 이틀간 그 없이 혼자 여행하던 내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였고 별안간 무슨 결정인지 태국에서 인천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그와 이별했다. 그간 서로가 힘들던 끈을 놓고 감정적 독립을 하는 순간이었다. 서울에 돌아와 우연히 태국 밴드 품 비푸릿의 ‘Lover Boy’라는 곡의 뮤직비디오를 봤는데, ‘이럴 수가!’ 내가 갔던 파타야의 해변이 고스란히 배경으로 펼쳐졌다. 내게 복잡한 감정이 뒤얽힌 태국의 기억과 달리, 파타야의 품 비푸릿은 행복해 보였다. 그 순간 태국을 떠올릴 때면 잔류하던 슬픔과 씁쓸함도 사라지고 그저 행복과 사랑만이 느껴지는 기억으로 재정립할 수 있었다. 어느 날 내가 맡고 있는 밴드 새소년과 품 비푸릿이 친구라는 사실을 알았는데, 그들이 같은 무대에 서게 되는 날이 기적적으로 왔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가 상상 속에만 있던 그의 얼굴을 닦고 파운데이션을 바르고 립밤을 발라주며 메이크업하고 있었다. 설렘은 잠시, 그저 너무 고마웠다. 이후 우리는 인스타그램으로 소식을 전하는 친구가 되었다. 혼자 하는 첫 여행의 설렘의 시작과 사랑의 끝이 공존했던 태국의 기억, 품 비푸릿 덕분에 두 가지 기억 모두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었다. 알럽 품!
(29세, 최민석, 메이크업 아티스트)

    에디터
    글 / 주현욱(프리랜서 에디터)
    사진
    JDZ Chung,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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