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민호 "눈이 가장 반짝반짝 빛나는 시간은 새벽 2시예요" | 지큐 코리아 (GQ Korea)

배우 이민호 "눈이 가장 반짝반짝 빛나는 시간은 새벽 2시예요"

2021-01-20T14:00:19+00:00 |interview|

타는 목마름으로. 이민호가 깨어나는 밤.

화이트 우븐 투버튼 재킷, 화이트 스트레이트 팬츠, FF 모티프 실버 네크리스, 모두 펜디.

파스텔 블루 재킷, 마크라메 디테일 리넨 셔츠, 스트레이트 팬츠, 화이트 슬라이드, 비즈 네크리스 40만원대, FF 펜던트 네크리스, 뉴 피카부 아이시유 미디엄 백, 모두 펜디.

어제 잘 잤어요? 아뇨.

왜요? 요즘 거의 편집자의 삶을 살고 있어서. 새벽 4시까지 편집했어요.

직접 편집해요? 70~80퍼센트는 제가 하고요, 제 기술이 못 미치는 편집은 해주시고요. 파이널 컷 프로 프로그램을 쓰는데 아직 배워야 해요. 영상 작업할 만한 좋은 컴퓨터도 주문했어요.

그렇지 않아도 유튜브 <이민호 필름>이 궁금했어요. 어떻게 시작된 프로젝트예요? 직업과 연관성 있는 취미, 제 자신한테도 도움이 되는 취미를 찾고 싶다고 오랫동안 고민했는데 그 답을 못 찾았어요. 그러다 개인 방송이나 자신의 브랜드, 콘텐츠를 만드는 플랫폼이 생긴 지 꽤 됐잖아요, 거기서 영감도 받고, 나도 이제는 스스로 브랜딩해야 하는 시대라고도 생각했고. 그리고 내가 해온 일, 물론 저는 연기 쪽이긴 했지만, 10년 넘게 현장에서 봐온 것을 토대로 해보기 좋겠다는 생각에 시작했어요.

소속사에서 먼저 제안한 게 아니라 민호 씨 의사였군요. 제가 회사에 ‘이런 걸 해보고 싶은데 누구랑 하면 좋을까요’ 하고 먼저 물었어요. 그래서 진짜 괜찮은 (영상제작) 팀을 알아봐주시고 했는데, 생각해보니까, 그러면 또 너무 일하는 느낌일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일단 편하게 해볼 수 있는 사람들과 해서 결과물 보고 다시 얘기하자 말씀드리고 편한 사람들과 시작하게 됐어요.

해보니까 어때요? 소질 있는 것 같아요. 하하하하.

70~80퍼센트를 직접 편집한 거라면 동의할 수 있어요. 첫 화 보고 영화 티저 같다 생각했거든요. 지금 두세 명이 하거든요. 그런데 이 정도 퀄리티가 나온다면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해나가면서 또 새로운 걸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자신의 브랜딩을 스스로 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 했어요. 자신의 어떤 면모를 부각하고 싶었어요? 배우로서 그동안 해온 것을 통해 존재하는 어떤 이미지가 있는데, 제가 사석에서 제일 많이 듣는 얘기가 ‘원래 생각했던 거랑 너무 달라요’예요. 정말 많이 들어요. ‘아니, 뭐가 그렇게 다른 거지?’라는 생각을 시작점으로 했죠. 그 갭을 줄이는 작업을 하고 싶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개인 영상을 내가 편하게 작업해서 내 모습이 편하게 담긴다면 그 갭이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럼에도 워낙 해왔던 이미지가 강해서 갑자기 나를 보여주면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내가 가져오던 메이저 톤은 잃지 않되 그 안에 편안함을 녹여봐야겠다 해서 지금 색깔이 나온 것 같아요.

통했네요. 무드 속에서 소소하게 웃기는 면들이 재밌었거든요. 이걸 삭제를 안 했네? 싶은 모습도 있고. 어떤 거요? 뭐지? 삭제할 만한 게 없는데?

코 고는 모습. 꺼져 하는 모습. 아, 하하하하하.

심지어 휴대 전화 비밀번호 치는 것까지 화면에 나온 거 알아요? 알죠. 맞추며 놀으시라고 놔둔 건데.

제가 미끼를 물었군요. 네, 일부러 삭제하지 않았어요. 그 안에서 같이 공감하고 물고 뜯고 놀 수 있는 요소들을 살려보려고.

예상 외였어요. 자신을 드러내는 데 개의치 않아 보여서. 사실 저는 저를 드러내는 데 두려움이나 망설여지는 건 없거든요. 제 자신한테 떳떳한, 어디에 내놔도 딱히 큰 실수하지 않고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사람이라는 그런 게 있어요. 자존감이라고 해야 하나?

자존감. 네, 저를 드러내는 데 좀 당당한 것 같아요.

그 장면도 기억나요. 12시 58분에 집을 나서길래 낮인 줄 알았는데 한밤중이더라고요. 사람이 많이 안 다닐 시간에 산책하고 그러는 게 습관처럼 돼서.

그 화에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이 있었죠. It just makes me a little sad that his only freedom is when everybodys asleep. 모두가 잠든 시간에야 자유로운 모습을 보니까 슬프네. 아, 이런 코드가 제가 써놓은 시놉시스의 공감 포인트였는데! 이렇게 깊이 있게 봐주시는 분들은 그런 포인트를 알아봐주시더라고요. 그럴 때 희열을 느끼죠.

희열을 느끼는군요? 그러니까, 저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제게는 너무나 익숙한 일인데, 사실 한밤에 산책을 간다는 게 일반적인 삶과는 좀 다르잖아요. 그런 데서 오는 포인트를 알아봐주시니까.

그 댓글이 공감 가면서도 한편으로는 민호 씨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일인데 너무 처연하게 생각하나 싶었는데 후자에 가까워 보이네요. 지금 굉장히 기뻐 보여요. 내 생각이 온전히 들어간, 주체적으로 어떤 일을 할 때의 희열감 있잖아요. 배우로서는 어떻게 연기할지 고민하고 현장에 나가서 내가 생각한 것만큼의 연기가 나왔을 때 희열을 느끼는 것처럼, 이건 내가 어떤 감성부터 노래, 노래도 제가 직접 찾거든요. 매회 시놉시스도 있어요. 생각날 때마다 메모장에 적어놔요. 그 화의 시놉 제목이 ‘12시 58분’이에요. 불 꺼진 도시를 지나 내가 평소 다니던 길, 거기 제가 진짜 다니는 산책길이거든요.

남산? 인왕산. 그 길을 걸으며 진짜 자연스러운 나를 마주하는 시간. 이런 식으로 대충의 시놉을 써서 스태프와 공유하고 이 컷은 꼭 있어야 한다, 이 정도는 얘기를 하고 진행하죠. 내가 담고자 하는 감성 때문에 하나하나 고민하는 건데 이런 댓글을 보면 내가 생각했던 감성이 전달된 것 같아 기쁘죠.

너무 의미 부여하지 않아도 되겠네요. 민호 씨가 스타가 되어 어쩔 수 없이 밤 시간의 고독을 즐긴다거나 하는. 네, 아닙니다. 원래 야행성이에요. 저는 밤이 편해요. 뭔가 마음이 편해요. 애기 때부터 그랬어요. 낮에는 이상하게 피곤해요. 저의 피크, 눈이 가장 반짝반짝 빛나는 시간은 새벽 2시예요.

선셋 셰이드 리넨 하프 셔츠 , 팬츠, 레이스업 슈즈, 모두 펜디.

셰이디 플라워 패턴 오간자 코트, 오간자 셔츠 , 아주르 디테일 팬츠, 플랫 바게트 그란데 백, 페니 로퍼, 모두 펜디.

그래도 살아오면서 밤이 유난히 길고 어두웠던 시간이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어때요? 스무 살 때 한 1년 동안 병원에 있었는데 이때는 뭐, 낮도 밤이고 밤은 더 어두운 밤이고 그랬죠.

친구인 정일우 배우와 함께 당했던 차 사고 말이죠? 네, 같이. 스무 살 돼서 바다 보러 가다가.

마음이 어두웠겠군요. 못 걸을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고, 음, 그리고 사고 몇 개월 뒤에 일우가 되게 잘 됐어요. ‘하이킥’으로. 친구가 승승장구하는 모습이 좋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씁쓸함이라고 해야 하나, 뭘로 비유해야 하지. 어쨌든 그 반대의 감정도 동시에 오고, 또 첫사랑의 아픔도 겪고. 모든 게 복합적으로 왔던 게 제 스무 살이었어요.

다시 두 발을 딛게 됐을 때를 잊을 수 없겠어요. 그래서 정말 부푼 꿈을 안고 다시 활동을 시작했는데, 사회에 던져졌는데,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학교 다닐 때와는 다른 어떤 설움을 느끼면서 ‘잘된다’, ‘잘되고 보자’ 독하게 마음먹었죠.

잘되고 보자 하다가 <꽃보다 남자>(2009)를 만난 거군요. 한 3년을 독기를 갈다가 만난 게 ‘꽃남’이었죠. 구준표의 근간. 독기에서 나온 거죠.

구준표를 안 만났다면 어떻게 됐을까. 다른 작품 만나 잘됐을 것 같아요.

자존감이 정말…. 하하하하. 저도 자존감이 높은 편이 아니었어요. 옛날에는 눈치도 많이 보고, 자존심이 너무 세서 자존감이 많이 낮았죠. 왜냐면 내 자존심만큼 내가 떳떳하지 못한 상황이 많았으니까. 그런데 여유가 생기면서 스스로 좀 당당해질 수 있는 정도가 된 것 같아요. 음, 자존감은 더 멀리 있는 단어 같고 스스로 여유가 생긴 정도?

그 여유는 어떻게 하면 생기나요? 돈이 많아지면 생기나요? 사랑도 많이 받고, 밥 먹을 걱정 좀 안 해도 되고 그러면.

민호 씨 스스로 이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을 터득해나간 것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여러 압박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빨리 털고 일어서자는 마음가짐이랄까, 그것도 여유 같아요. 어떤 틀에 갇히는 걸 별로 안 좋아하고, 남들이 하는 방식으로 일을 해결하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하고. 만약 현장에 나가서 스트레스 받으면 최대한 그 현장에서 풀고 끝. 집에 가서까지도 ‘아…’ 그러진 않아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조용히 있을 때는 무슨 생각해요? 요새는 작품 아니면 거의 유튜브 콘텐츠 찍는 생각들. 그게 아닐 때는…, 행복하게도 고민할 만한 요소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일적으로도 그렇고 편안한 상태예요. 행복한. 행복하게.

이 질문 낯익지 않아요? 옛날에 받아본 질문이었나? 그땐 그냥 ‘멍 때린다’라고 답했던 것 같기도 하고.

<파친코>에 나오는 대사예요. 한수가 하는. 잠깐. 다시, 다시 읽어보세요.

제 대사 연기가 부족했군요. 하하하하하. 아, 기억났다. 초반에 선자(여자 주인공) 만났을 때.

맞아요. 동명 소설이 원작인 작품이죠. 애플 티비 플러스가 제작하는 드라마 <파친코>. 민호 씨가 맡은 한수가 원작에서 한 말이에요. 네, 네, 맞아요. 드라마 대본에서는 빠졌어요.

<파친코>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됐어요? 미국 프로덕션에서 오디션을 보겠느냐는 제안이 와서. <더 킹>이 딱 끝나고 프로덕션 쪽에서 제안이 와서 “오디션? 재밌겠는데?” 하고 봤어요.

재밌겠는데? 싶었어요? 처음에는 “오디션? 내가 뭔 오디션이야?”

하하하하. 오프 더 레코드 아니죠? 왜냐면 저는 오디션을 안 보는 거에 익숙해진 사람이니까. “뭔 오디션이야” 하고 대본을 봤어요. 봤는데, 내가 기존에 접한 대본과 이건 결이 너무 달랐어요. 그리고 한국인들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룬다는 점에서 뭔가 사명감도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소재가 대중성이나 어떤 트렌드, 광고, 이런 게 따라오기에는 리스크가 있을 수도 있는데 어쨌든 새로울 수 있겠다, 깊이가 있으면서도 감각 있는 작품이 나올 수 있겠다 싶었어요. 결정적으로는 대본 보는데 한수 캐릭터가 반짝반짝 빛나더라고요.

<파친코> 오디션 과정이 좀 특이했다는 말을 들었어요. 모든 기회를 열어놓고 하고 싶으면 해봐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하더라고요. 민호 씨도 오디션을 본 거였군요. 그렇죠. 원래는 캠코더 오디션부터 한 6차까지 본 걸로 알아요. 저는 3차인가, 4차 오디션이 열릴 때 제안과 대본을 받고 그때 본 거죠. 그러곤 아주 단시간에 착착착 붙어서.

아, 그래요? 이 자신감. 하하하하하. 아니, 그런데 한 십 몇 년 만에 오디션을 본 거잖아요.

그러니까. 추억의 감정이 다시 올라오는 거예요. 그런데 상황은 바뀌어 있는 거죠. 만약 내가 오디션에서 떨어진다면 이게 웬 창피인가. 본 이상 이건 붙어야 한다. 아주 치열하게 준비하게 되더라고요. 근 몇 년간 이렇게 열심히 단시간에 집중해서 준비한 건 오랜만의 경험이었어요.

떨렸어요? 떨리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옛날 생각도 나고. 그런데 이 작품으로 오디션을 본 동료들을 만난 적이 있어요. 다 똑같이 느꼈다고 하더라고요. 되게 좋은 경험이었고, 설렜다.

당연히 붙는 오디션이라 생각하고 봤겠지 했는데. 어, 그건 아니에요. 일단 오디션이고 본 이상 이거 떨어지면 진짜 안 되는데, 면목 없는데, 그래서 ‘잘해야지, 잘해야지’ 그런 강박은 좀 있었어요.

붙어서 정말 좋았겠네요. 붙어서 진짜 행복했죠.

스포트라이트 패턴 코트, 브이넥 니트, 스포트라이트 패턴 팬츠, 모두 펜디.

선셋 셰이드 리넨 하프 셔츠, 팬츠, FF 펜던트 네크리스, 비즈 브레이슬릿, FF 모티프 링, 로고 벨트 백, 레이스업 슈즈, 모두 펜디.

화이트 리넨 코트, 화이트 리넨 팬츠, 페니 로퍼, FF 모티프 링, 모두 펜디.

마크라메 디테일의 밍크 퍼 코트, 블랙 셔츠, 버뮤다 팬츠, 로고 삭스, 페니 로퍼, 모두 펜디.

화이트 코튼 카디건, 플라워 아플리케 리넨 셔츠, 모두 펜디.

이민호 씨는 작품을 선택할 때 늘 자신의 그때 모습을 남기고 싶어 하는 것 같았어요. <상속자들>은 교복 입은 모습을 소화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 같아서, <강남 1970>은 소년과 남자가 공존하는 나이를 벗어난 것 같아서 택했다고 했죠. <파친코>를 통해서는 어떤 모습을 남기고 싶어요? <파친코>에서는 낯설게 느껴졌으면 좋겠어요, 제가.

낯설게. 사실은 <더 킹>이라는 작품 때도, ‘꽃남’ 때도, <상속자들> 때도, 많은 사람이 기억하는 제 모습은 백마 탄 왕자의 느낌이잖아요. 그러면 진짜 백마를 타고 끝내고 싶었어요, 그 이미지는.

그 이미지면 아예 그렇게 가자. 그렇죠. 백마 탄 왕자가 나의 대표 이미지면 백마 탄 황제 역할로 끝까지 가야 하는 거죠. 정점을 찍고 그 이미지는 이제 그만. <더 킹>으로 이제 그 이미지는 끝났다 생각했고, 그 뒤에는 변화를 줄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러기에 한수 캐릭터는 여러모로. 그리고 제가 느끼기에, 제가 선호하는 남성상이 한수에게 포함되어 있어요. 결론은, 낯설어 보였으면 좋겠다.

궁금하네요. 이민호 씨가 한수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그릴지. 저도 기대돼요. 지금 어떻게 나오고 있는지 몰라서. 현장에서 모니터 안 하는 것도 ‘꽃남’ 이후로 처음이에요. 제가 저의 모습을 보지 않고 최대한 그때그때 느껴지는 감정들에 집중하고 있어요.

꽃남 이후 처음으로 모니터링을 안 하는 거예요? ‘꽃남’ 때는 못 했죠.

그리고 이번에 다시. 다시 그때로 돌아간. 오디션을 보고, 날것으로 했던, 진짜 그 12년 전으로 돌아간. 이번 작품이 제게 그래요. 현장에 가서 낯설게 연기하고, 내 모습 확인이 안 되고, 끝나면 항상 찝찝한. ‘꽃남’ 때도 항상 찝찝했거든요? 나 잘한 거 맞아? 제대로 한 건가? 항상 찝찝하고 의심했는데 지금도 항상 그래요. 이게 맞나?

<이민호 필름>에서 이민호 씨가 그러잖아요. 자신의 욕망에 솔직한 사람들이 멋있는 사람들이야. 아, 되게 오글거린다. 지금 다시 들으니까 되게 오글거리는 말이네. 당시에는 동생한테 좋은 말 해준다고 한 건데.

이민호 씨의 욕망은 무엇인가요? 저의 욕망은 그거였어요, 날것. 그러니까, 뭔가 정돈되지 않은 나의 모습을 다시 찾는 거.

왜 그렇게 다시 날것으로 돌리고 싶어요? 그거에 목말라 있었던 것 같아요. 왜냐면 어느 순간 모든 것이 나에게는 일상이 됐고, 현장조차도 더 이상 낯설지 않고, 딱히 나에게 긴장감을 주지 않고, 그게 이어져 왔으니까. 제가 느끼는 감정의 폭이, 어렸을 땐 기쁠 때 기쁘고 슬플 때 슬픈 게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평이해지더라고요. 계속 이러면 안 될 것 같은데,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고 싶다, 그런 마음이 있었어요. 그런 와중에 <파친코>를 만났고, 그 생각이 강해져서 <이민호 필름>도 시작한 거죠.

지금 다시 그 파동이 시작된 것처럼 보여요. 네, 요새 그래서 에너지가 굉장히 좋아요.

이 말이 계속 맴도네요. 백마 탄 왕자라는 이미지를 기대한다면 그 끝을 찍어보자. 물러설 생각 대신 말이죠. 그렇죠. 백마 탄 왕자 캐릭터라는 말은 많았잖아요. 이왕 그렇다면 실제로 타버려야죠. 지금까지는 (실제로 탄 건) 저밖에 없는 거죠.

이제 다시 날것으로. 이제 다시 날것으로.

마지막 질문. 혹시 자고 일어났을 때 이뤄져 있으면 좋겠는 일은요? 얼굴이 안 부었으면 좋겠어요. 진짜로 얼굴이 너무 잘 부어서, 차이가 너무 커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우스갯소리 아니고 진짜. 일어났을 때 새벽 3시의 얼굴이었으면 좋겠다.

좀 더 뭔가, 다른 거 하나 정도 더 말해줄래요? 왜요, 왜요? 쓸 수 없는 건가요? 저는 진짜 절박한 소원인데. 오늘 솔직한 인터뷰 아니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