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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니 민호 "뜨겁게 달아오른 마음은 여전히 진행 중이에요"

2021.01.21GQ

샤이니 민호는 한결같이 뜨겁고 처음부터 끝까지 우렁차다. 지칠 때조차 생생하다.

포켓 디테일 셔츠, 울 개버딘 팬츠, 더 바운스 슈즈, 레드 나파 가죽 벨트, 모두 보테가 베네타.

컬러 블록 폴로 셔츠, 레드 와이드 팬츠, 더 바운스 슈즈, 레드 나파 가죽 벨트, 모두 보테가 베네타.

블랙 롱 트렌치코트, 와이드 울 개버딘 팬츠, 더 바운스 슈즈, 모두 보테가 베네타.

오늘 새벽까지 스케줄을 소화했다고 들었어요. 그런데도 쌩쌩하네요. 아무리 피곤해도 자고 일어나서 샤워를 하면 컨디션이 좋아져요. 하루를 시작하는 루틴 같은 거죠.

체력은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죠? 예전에 했던 말이 생각났어요. 자부심까지는 아니고 남들보다 체력이 강하다는 걸 저도 알아요.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 제 장점이기도 하고요.

더구나 해병대를 다녀온 지 얼마 안 됐으니. 뭐, 체력이 더 좋아지긴 한 것 같아요. 하하하.

하고 싶은 것이 엄청 많았을 텐데, 요즘 뭐가 가장 즐거워요? 자유롭게 어딜 가거나 그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보니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크리스마스, 새해도 같이 보냈어요. 데뷔 이후 이런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좋다고 생각해요. 군대에서도 내 사람들을 보고 싶다는, 그 마음이 가장 컸어요.

그래서 전역하는 날 태민의 음악방송 대기실에 짜잔하고 나타났군요. 군복 차림 그대로. 포항에서 곧장 달려갔어요. 태민이를 응원하기 위해 샤이니 멤버가 다 모였고 십 년 넘게 함께해온 스태프들도 있었어요. 군대에서 샤이니 활동을 되돌아보면 참 재미있고 즐거운 추억처럼 막연한 느낌이 들었는데 그날 딱 실감이 나더라고요. 이래서 우리가 오랫동안 함께하고 있다는 게.

더블 브레스티드 재킷, 블랙 셔츠, 플란넬 팬츠, 실버 링, 더 바운스 슈즈, 모두 보테가 베네타.

데님 크롭트 셔츠, 인디고 데님 팬츠, 아이보리 인트레치아토 위빙 샌들, 카세트 메신저 백, 모두 보테가베네타.

블랙 울 블루종, 그린 패딩 베스트, 메시 니트 톱, 와이드 울 팬츠, 옐로와 그레이프 컬러 더 트라이앵글 백, 더 바운스 슈즈, 모두 보테가 베네타.

멤버들과 어떤 이야기를 하나요? 아무래도 앨범 준비가 한창이라 팀에 대한 대화를 많이 나눠요. 샤이니의 방향성, 우리가 보여줘야 하는 것들.

가닥이 좀 잡혔어요? 그동안 샤이니는 음악적으로, 스타일적으로 독특하고 새로운 시도를 자주 보여줬어요. 우리가 가장 먼저 시작해서 파생된 것도 있고, 스스로도 “이거 해도 괜찮을까?”라고 할 만큼 과감한 것도 있어요. 하지만 아이돌 그룹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입견이 따랐고 우리도 그런 시선을 모른 척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제는 멤버들과 아티스틱한 면을 잘 살려서 음악적 색깔을 더 명확하게 보여주자는 공감대가 있어요.

동의해요. 그런 샤이니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곡을 얘기해줄 수 있어요? 정규 4집 앨범의 타이틀 곡인 ‘View’가 샤이니의 전환점이 됐어요. 그전에는 퍼포먼스에 강점을 둔 그룹이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이 곡을 통해 우리가 지향하는 음악적 색깔을 보여줄 수 있었어요. 당시 케이팝에서 생소했던 딥 하우스 장르를 시도해 우려도 없지 않았지만 우리가 기대하는 바를 이뤘죠. 그 곡이 수록된 앨범 자체가 그런 의미를 담고 있어요.

음악이나 무대 말고 샤이니라는 그룹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장면으로 뭐가 떠올라요? 많은 일을 겪어서 어느 하나만으로 ‘이게 바로 우리예요’라고 정의하기 어려워요. 대신에 샤이니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든다면 영광의 순간보다 멤버들의 완벽히 인간적인 모습이 오프닝 장면에 나오면 어떨까 해요. 저를 예로 들면 하고 싶은 말을 서슴없이 하는 거죠. 고민하지 않고, 눈치 보지 않고.

말을 아끼는 편인가요? 장난은 쉽게 걸지만 말은 쉽게 뱉지 않으려고 해요.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들어주는 쪽이고요.

적어도 군대에선 온전히 최민호로 살았어요. 최대한 자기답게 지냈나요? 아니면 자신의 새로운 면을 많이 보게 됐나요? 두 가지 다 공존했어요. 제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할 시간이 많았어요.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서 무엇이 좋고 아쉬운지 떠올렸고, 샤이니 민호로 활동하느라 스스로도 잘 몰랐던 모습을 발견했어요. 그러면서 뭔가 변했다기보다 나라는 인간에 대해 좀 더 확실해졌어요. 다른 사람들에게 솔직할 수 있는 부분과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명확해지고, 장점이라 생각했던 게 단점일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어떤 면에서 그렇게 생각한 거죠? 스스로 외향적인 성격인 줄 알았는데 파고 들어보니 저보다는 주위 사람을 더 신경 썼던 거였어요. 제 마음이 편해야 상대방도 편할 수 있는데…. 배려하는 데 급급했고 그래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저도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민호 하면 바르고 진중한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복잡한 사정이 있었던 거네요. 저조차도 몰랐으니까요.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삼십 대가 기대되는 이유도 비슷해요. 앞으로 어떤 부분이 성숙해질지 궁금해요.

디테일 컷아웃 메리노 울 니트, 와이드 울 팬츠, 옐로 인트레치아토 패턴 토트백, 모두 보테가 베네타.

커팅 디테일 니트 톱, 딥그린 와이드 팬츠, 옐로 니트 글러브, 실버 펜던트 네크리스, 옐로 인트레치아토 위빙 샌들, 모두 보테가 베네타.

민호를 설명하는 단어로는 이른바 열정, 최선도 있어요. 본인이 가장 뜨거웠던 시기는 언제라고 생각해요? 샤이니로 데뷔했을 때 무작정 따라서 연습하고 활동하느라 제 실력이 너무 부족한 것 같고 자신감이 떨어졌어요. 그런데 첫 콘서트를 하고 나서 처음으로 불안과 걱정을 덜게 됐어요. 저를 응원해주는 팬이 정말 많다는 것을 깨달았죠.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그때 뜨겁게 달아오른 마음은 여전히 진행 중이에요. 제가 느끼기에 식지 않고 지금까지 이어져 왔어요.

열정은 민호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욕심이 많다는 의미일까요? 열정과 욕심이라, 예전에는 그 두 단어의 의미가 비슷하다고 여겼어요. 욕심을 내서 열심히 하면 뭐든 이뤄진다는 확신이 있었죠. 무모하다기보다 그렇게 되길 원해서 자기 최면을 걸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경험이 쌓이면서 그 의미가 구분되더라고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태도가 열정이라면, 뭔가 시도할 때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고 스스로 한계를 두는 순간 그건 욕심이 돼버려요. 그러니 자신감이 중요해요. 자신감이 붙으면 욕심도 긍정적인 에너지로 끌어올릴 수 있어요.

연기와 샤이니 활동을 병행하는 건 이제 익숙한가요? 처음에는 힘들어도 어떻게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게 호락호락하지 않더라고요. 놓치기는 싫고. 사실 힘들다, 결과가 아쉽다를 말하기보다 이 부분은 제가 풀어야 할 숙제예요.

군 제대 후 첫 행보도 연기였어요. 드라마 <도시남녀의 사랑법>에 특별출연했는데 첫 대사는 뭐였어요? “이거 신으세요.” 잊을 수 없어요.

뭐가 어땠길래요? 제일 좋아하는 단어 중 하나가 ‘처음’이에요. 수많은 경험들 속에서 맨 처음이라는 건 굉장히 크게 각인돼요. 두 번째 경험은 가물가물하죠. 그 정도로 처음의 의미가 커요. 전역 후 처음 카메라 앞에 섰을 때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리 어려운 장면은 아니었지만 긴장도 많이 했어요. 처음 현장에서 연기를 했던 순간과 마찬가지로 그날의 상황, 사람들, 분위기, 날씨까지 생생하게 떠올라요.

처음 연기했던 장면도요? 십 년도 더 됐잖아요. 단막극이었는데 견인차 안에서 촬영하는 신이었어요. 대사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제 옆의 배우분들, 차창 밖 스태프들의 분주함, 내리쬐는 햇살, 생전 처음 탔던 견인차의 생김새가 아직까지 선명해요. 잊으라 해도 잊히지 않을 거예요.

연기하면서 들었던 첫 칭찬도 기억하나요? 음, 주변의 많은 분이 좋은 말씀을 해주시는데 그걸 한 번도 칭찬이라 여긴 적이 없어요. 왜냐면 아직까지 칭찬받을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스스로 생각해서요. 그래서 첫 칭찬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아직 없다고 해둘께요.

되게 냉정한 생각이면서 멋진 대답이네요. 그럼 용기를 내야 할 수 있는 일은 뭔가요? 일상적인 것이 많은데…. 요리요.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더 늦기 전에 도전을 할 수 있을까 싶어요.

그나저나 어쩐 일인지 SNS를 시작했더군요. 인터뷰를 통해 SNS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밝히기도 했는데 왜 마음이 바뀐 거예요? 군대에서 팬들의 편지를 정말 많이 받았어요. 하나도 빠짐없이 다 읽었는데 SNS를 통해 일상을 공유해달라는 내용이 꽤 됐어요. SNS를 하느니 차라리 개인 사진전을 열겠다고 농담 섞인 말을 하기도 했지만, 근 2년간 저를 기다려준 팬들에게 선물을 드리고 싶어 SNS를 시작했어요. 잘 관리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 수준만큼 사진으로 일상을 기록하긴 하나요? 하하. 완전 안 해요. 요즘 제일 노력하고 있어요.

SNS 프로필은 언제 적 사진이에요? 서너 살 때요. 이것도 별의별 생각을 다 했어요. 셀카를 올려야 하나 멋있는 척을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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