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새 50파운드 지폐 주인공은? | 지큐 코리아 (GQ Korea)

영국의 새 50파운드 지폐 주인공은?

2021-04-01T14:19:53+00:00 |culture|

앨런 튜링이 새겨진 새 50파운드 지폐는 6월 23일부터 유통된다. 현재 50파운드 지폐에는 증기기관을 발명해 18세기 산업혁명을 이끈 제임스 와트가 새겨져 있다.

영국 중앙은행이 최고액권인 50파운드짜리 새 지폐를 공개했다. 지폐 속 인물은 천재 수학자, 암호학자, 논리학자이자 컴퓨터 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앨런 튜링이다. 지폐 뒷면에는 튜링의 초상과 서명, 그리고 오른쪽 어깨 옆으로 물결 모양의 띠 안에는 0과 1로 이뤄진 25자리 숫자 코드 ‘1001000111100000111101111’이 등장하는데, 이는 그의 생일인 1912년 6월 23일을 이진법으로 나타낸 것이다. ‘튜링 머신’을 나타내는 수학기호 등도 담겼다. 또한 튜링 50파운드는 새로운 폴리머 소재를 채택해 오랜 시간 사용이 가능하며 컴퓨터 칩 모양의 위조 방지 홀로그램도 적용돼 ‘가장 안전하고 위조 불가능한’ 화폐다.

앨런 튜링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 암호 해독반에서 독일군의 암호체계인 ‘에니그마’를 해독해 연합군의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튜링 머신과 튜링 테스트 등 컴퓨터 개발에 기초적인 개념을 만들어 인공지능(AI) 창조의 기틀을 마련했다. 새 50파운드 지폐에 인쇄된 ‘qi’ ‘Sj’ 등이 배치된 행렬식은 튜링이 만든 기계의 핵심 논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업적에도 불구하고 앨런 튜링은 성소수자로서의 정체성 때문에 가혹한 시련을 겪었다. 1952년 당시 ‘중대 외설’ 죄로 규정된 동성애 혐의로 맨체스터 경찰에 체포돼 화학적 거세를 당했으며, 1954년 41세의 나이에 청산가리를 주입한 사과를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영국의 동성애 처벌법은 1967년에서야 폐지됐고, 2013년 동성애로 기소된 이들을 사면하는 내용의 ‘튜링 법’에 따라 영국 왕실로부터 사후 사면을 받았다. 그의 굴곡 많은 생애는 2015년 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의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한편 앨런 튜링이 새 50파운드 지폐의 주인공으로 낙점된 건 2019년이었다. 당시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을 비롯 정치인이 되기 전에 화학자였던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등 쟁쟁한 과학자 후보가 989명이나 올라왔지만 이들을 제치고 최종적으로 튜링이 선정됐다. 앤드류 베일리 영국 중앙은행 총재는 “우리 지폐에 튜링의 사진을 넣어 그의 업적과 그가 상징한 가치들을 기린다”라며 “새 50파운드 지폐에 영국에서 가장 중요한 과학자 중 한 명을 넣은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영국의 새 50파운드 지폐는 앨런 튜링 생일에 맞춰 오는 6월 23일에 유통된다.

앨런 튜링 50파운드 지폐 공개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