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호 "열정의 백 배 크기가 바로 야망이죠" | 지큐 코리아 (GQ Korea)

준호 "열정의 백 배 크기가 바로 야망이죠"

2021-04-23T12:07:38+00:00 |interview|

한낮의 햇살이 가득 차오르는 시간, 2PM 준호가 밖으로 나갈 채비를 마쳤다.

페인팅 패턴 실크 셔츠, 블랙 버뮤다 쇼츠, 모두 알렉산더 맥퀸. 체인 네크리스, 불레또.

그린 니트 폴로 셔츠, 살바토레 페레가모. 네이비 와이드 팬츠, 구찌. 체인 네크리스, 불레또. 가죽 벨트, 지방시. 핑크 스웨이드 로퍼,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스퀘어넥 스트라이프 니트 톱, 화이트 버뮤다 쇼츠, 모두 알렉산더 맥퀸. 체인 네크리스, 불레또.

팜트리 자수 실크 재킷, 팬츠, 모두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실버 브레이슬릿, 불레또. 관능적인 머스크와 오렌지 꽃의 상큼한 향이 뒤섞여 강렬하게 퍼지는 오리지널 머스크 블렌드 No. 1 6만5천원대(50ml), 키엘.

GQ ‘우리집 준호’가 돌아왔어요. 최근에 가장 즐거운 일이 있다면 뭔가요?

JH 바로 지금요. 날씨가 와, 정말 끝내줘요. 주말마다 비가 왔잖아요. 이렇게 화창한 날은 오랜만이에요.

GQ 그러게요. 밝은 기운이 느껴져요. 날씨도, 준호도. 하루를 시작하는 루틴이 있나요?

JH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30분 정도 스트레칭을 한 뒤 가볍게 운동을 해요. 아주 개운해요.

GQ 전역 후 첫 인터뷰인데 지금 기분은 어때요?

JH 신기하게 마음이 편안해요. 변화라면 변화 같아요. 예전에는 뭔가를 꼭 보여줘야 한다는 그런 게 있었는데, 지금은 뭘 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가 있어요. 되게 설레요.

GQ 언젠가 예민하고 생각이 많은 편이라고 말해서 뭔가 고민을 쥐고 있을 거라고 지레 짐작했어요.

JH 군 복무를 하기 전에는 약간 조바심이 나기도 했어요. 긴 공백기에 대한 걱정 때문에. 그런데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준다고, 차츰 여유가 생기고 쫓기는 듯한 마음도 수그러들었어요.

GQ 다행이네요. 공백기 동안 기분 좋은 소식도 있었죠. 2015년 발표한 ‘우리집’이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면서 역주행 열풍을 일으켰어요.

JH 저도 2PM의 무대 영상을 자주 찾아보곤 하는데 우리를 잘 모르는 분들에게 ‘이게 바로 2PM입니다’라고 보여줄 수 있는 최신 버전의 콘텐츠가 생긴 거잖아요. 그런 점에서 ‘우리집’이라는 콘텐츠를 가지고 재미있게 놀아준 분들에게 무척 감사해요.

GQ 특히 준호의 ‘우리집’ 무대 영상이 큰 인기를 얻었어요. ‘우리집 준호’라는 말도 생겼고 섹시하다는 반응도 상당했어요. 그런 이미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어요?

JH 아, 처음에는 좀 신기했어요. 저는 그런 걸 전혀 의도하지 않았거든요. 늘 하던 대로 열심히 무대를 했을 뿐인데 큰 관심을 받으니, 얼떨떨하기도 했어요.

GQ 의도적인 게 아니라고요?

JH 원래 ‘우리집’ 무대는 열심히 퍼포먼스를 하는 게 목표였어요. 의도한 거라면 ‘준호는 춤과 퍼포먼스에 항상 진심이구나’ 이걸 느끼게 해주고 싶었죠. 그래서 안무를 제외한 것들은 오히려 담백하게 하려고 나름 노력했어요. 표정에 신경 쓰지 않았고, 카메라도 잘 쳐다보지 않았어요. 섹시하게 보이려는 척? 뇌쇄적인 눈빛? 생각조차 못 했던 것 같아요.

GQ 그래요? 많은 사람이 오해를 한 거네요. 그럼 스스로 섹시하다고 생각하나요?

JH 제 입으로 말하기는…. 그건 잘 모르겠지만 섹시한 걸 좋아하긴 합니다. 단, 외적인 매력을 말하는 게 아니에요. 뭔가를 이루고자 하는 열망, 포기하지 않는 집념,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잡을 수 있는 마음. 저한테 쿨하고 섹시하다는 건 이런 마인드를 갖고 있다는 거예요.

GQ 그러니까 이런 거네요. ‘우리집’ 무대를 순수하게 열심히 하려고 했던 마음.

JH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GQ 어제 2PM 멤버들이 오랜만에 완전체로 스케줄을 소화했다면서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세우면서 어떤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나요?

JH 뭔가 제대로 해보자, 이전 모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걸 보여주자, 남들 안 하는 걸 하자.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데 사실 컴백을 준비할 때마다 늘 했던 얘기이기도 해요. 바꿔 말하면 우리는 2PM이 가진 색깔에서 크게 벗어난 적이 없고 억지로 뭔가를 하려 하진 않았어요. 그때마다 우리가 갖고 있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줬어요. ‘우리집’도 그랬고요.

GQ 생각해보면 2PM은 등판 때부터 여타의 그룹들과는 색깔이 달랐어요.

JH 조금은 특별하거나 다른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지만 욕심인 것 같아요. 지금 그대로의 우리를 보여주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이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브이넥 슬리브리스 니트 톱, 에르메스. 레몬색 와이드 팬츠, 실버 뱅글, 모두 보테가 베네타.

그린 니트 폴로 셔츠, 살바토레 페레가모. 네이비 팬츠, 구찌. 체인 네크리스, 불레또. 시그넷 링, 에르메스. 시간이 지날수록 은은하게 남는 머스크의 잔향이 매력적인 오리지널 머스크 블렌드 No. 1 6만5천원대(50ml), 키엘.

GQ 아까 조바심보단 여유를 갖게 됐다고 했잖아요. 멤버들도 비슷하게 달라졌거나 성숙해진 면이 있을 것 같은데, 공백기 전과 후를 놓고 보면 2PM의 분위기에 어떤 변화가 감지되나요?

JH 달라진 게 없어요. 정말로요. 시간이 흐른 만큼 저도, 멤버들도 개인적으로 크고 작은 변화가 있지만 여섯 명이서 모이는 순간 예전으로 돌아가 버려요. 왁자지껄하고, 자기 말만 하려고 하고, 장난을 멈추지 않죠. 일할 땐 으쌰 으쌰 하고. 어제도 오랜만에 뭉쳤지만 몇 년 전의 모습과 다르지 않더라고요. 가끔 2PM으로 활동하면서 언제 제일 즐겁냐는 질문을 받으면 멤버들과 대기실에서 시끌벅적할 때라고 하는데, 어제 딱 그런 분위기를 느꼈어요. 비로소 2PM으로 돌아왔다는 걸 실감했어요.

GQ 듣고 보니 2PM 안에서의 준호와 이준호는 다를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JH 그쵸. 달라질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2PM의 모습으로 저를 알고 있는 분들은 개인 활동 때의 저를 보면 오해하실 수도 있어요. 왜 안 웃지? 왜 목소리가 낮아졌지? 컨디션이 별로인가? 이런 식으로.

GQ 자신이 생각하는 이준호는 어떤 사람이죠?

JH 글쎄요. 남들과 별반 다를 게 없는데, 저에 대해 한 가지 설명한다면 꿈이나 목표, 제가 바라는 것에 대해서는 ‘무조건 된다’라는 믿음을 갖고 살아요. ‘이걸 어떻게 해’, ‘안 될 것 같아’ 이런 부정적인 생각은 애초에 하지도 않아요.

GQ 데뷔할 때 세웠던 꿈들은 얼마나 이뤘나요?

JH 거의 다요. 오래 걸리지 않았어요.

GQ 그게 뭐였는데 그렇게 금방 이뤘어요?

JH 저는 목표를 되게 구체적으로 세우는 편이에요. 음악방송 1등 하고 연말 시상식에서 대상 받아야지. 국내 최고가 된 다음에 아시아 최고, 세계적인 가수가 돼야지. 어떤 브랜드의 광고를 찍어야지. 말하고 보니 귀엽네요. 그런 목표가 있었는데 데뷔 초반에 거의 다 이룬 것 같아요. 열아홉, 스무 살 때.

GQ 그 시절 2PM의 폭발적인 인기와 행보를 떠올리면 충분히 가능하고도 남는 일이죠. 거의 시작과 동시에 꿈을 이뤘을 땐 어떤 상태가 되는지 궁금해지네요. 어때요?

JH 비록 어린 나이였지만 저한테 일어난 일들이 정말 귀한 경험이고 다시 찾아오기 어려운 영광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실감하지 못한 게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아요. 바쁘게 활동하느라 그럴 겨를이 없었고, 항상 멤버들이랑 지내다 보니 다른 사람들이 우릴 어떻게 보는지,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몰랐어요. 기쁨의 최고치랄까, 살면서 하늘을 나는 듯한 기분을 몇 번이나 느껴보겠어요. 2PM의 멤버로서는 체감했을지 모르지만 이준호로서는 온전히 실감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GQ 그래서 더 아쉬울 수도 있겠네요.

JH 근데 그럴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해도 어린 아이처럼 마냥 즐기지 못했을 거예요. 제 자신한테 되게 엄격했을 때라 인기란 언젠가 지나갈 거고, 그러니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들뜬 마음을 항상 눌렀어요.

별 디테일 울 카디건, 하와이안 셔츠, 모두 셀린느 옴므 by 에디 슬리먼. 데님 팬츠, 렉토. 라피아 슬라이드, 펜디.

네이비 스트라이프 스웨터, 오렌지 폴로 셔츠, 모두 폴로 랄프 로렌. 화이트 쇼츠, 스포티 앤 리치 at 피어.

GQ 팬들이 지어준 이런 별명이 있더라고요. ‘야망 준호’. 동의해요?

JH 하하. 인정해요. 야망이라는 말 되게 좋아해요. 부정적인 뉘앙스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욕심이나 욕망같이. 뭔가 사람이 이글이글할 것 같고. 제 사전에서는 순수하게 뭔가를 이루려는 마음, 즉 열정의 백 배 크기가 바로 야망이죠. 어릴 때부터 항상 가졌던 생각이에요. 열정 곱하기 백 배는 야망.

GQ 멋지네요. 그런 거 있어요? 아직 못 이룬 야망이라든가.

JH 오래전부터 해외 무대에 대한 꿈이 있었어요. 지금도요. 할리우드 진출을 꿈꿔요.

GQ 그러고 보면 연기를 하기 시작하면서 멤버들 사이에서 치고 나갔던 걸로 기억해요.

JH 인터뷰에서 몇 번 언급했는데, 데뷔 초반 멤버들이 개인 활동과 예능을 통해 두각을 나타낸 반면 저는 그게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 정말 저마다 적성에 딱 맞는 일이 있더라고요. 예능에서는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에 오버한다고 생각될 정도로 일부러 나서고 열심히 했는데 연기할 땐 그러지 않아도 됐어요. 순수하게 제가 맡은 캐릭터에 녹아들어 연기를 하면 되니까. 카메라 앞에서 편안한 상태가 된 저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GQ 배우 이준호라는 이름도 더 이상 낯설지 않아요. 그래서 이걸 묻고 싶었어요. 스스로 아직도 아이돌이라고 생각하나요?

JH 네, 저는 누군가에겐 영원한 아이돌일 수 있고, 누군가는 저를 배우로 볼 수 있고, 어떤 이들에겐 아티스트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관점에서 저를 보느냐에 따라 다르겠죠.

GQ 준호의 1순위는 뭔가요?

JH 아이돌도, 배우도 아니에요. 저한테 1순위는 2PM이에요. 이유를 말할 필요도 없어요.

GQ 그럼, 2PM의 준호로 다시 활동하면서 제일 듣고 싶은 말은 뭐예요?

JH 그냥 그런 거 있잖아요. 여전하다. 하나도 안 변했다. 멋있다. 뻔한 칭찬이 최고예요. 이왕이면 이 말도 듣고 싶어요. 섹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