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당근마켓의 진화는 어디까지

2021.05.13주현욱

대한민국 국민 다섯 명 중 한 명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당근’을 한다.

일상에서 흔해진 지역 기반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당근 근처의 마켓’이라는 슬로건을 들고 나온 당근마켓이 지역주민을 잇는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당근마켓이 설정한 ‘우리 동네’ 6km 범위 내에서 이웃 간의 오프라인 문화를 새롭게 정의하며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중고거래는 물론 산책이나 조깅, 삼겹살, 떡볶이 메이트를 구한다는 게시물이 등장하는가 하면, 일자리를 구하거나 일할 사람을 찾기도 하고, 소상공인은 운영 중인 가게를 홍보한다. 특히 MBC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의 하루를 당근마켓에 올렸다’라는 콘셉트의 방송이 공개된 후 당근마켓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기도 했다.

어색한 눈 맞춤과 함께 조심스레 내뱉어 보는 첫마디. “혹시… 당근이세요?”, “네, 당근입니다.” 거래해본 사람만 안다는 당근마켓 거래 인사법이 유행처럼 번지자 당근마켓은 이용자 확보를 위해 새로운 서비스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 먼저 이런 고객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당근 장바구니’를 기획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당근마켓의 상징색인 주황색 장바구니는 ‘당근이세요?’라는 문구와 토끼 캐릭터가 그려졌으며, 중고거래를 할 때 멀리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디자인으로 출시와 함께 단번에 인기상품이 됐다.

이외에도 채팅에서 설정한 거래 약속 시간으로부터 한 시간 전후로 사용할 수 있는 ‘안심번호 통화’ 기능으로 편의성을 높였고, 직거래에 직접 나가지 못할 경우 ‘당근 배송’을 신청하면,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이웃이 해당 물건을 가져다 주는 ‘당근배송’을 송파 지역에서 테스트 중이다. 기존에 현금이 오가던 거래에서 선불 충전 상품권 형태의 간편 결제 서비스 ‘당근페이’ 개발에도 착수해 조금 더 손쉽고 안전한 거래 플랫폼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대기업과도 협업한다. GS리테일과 업무협약을 맺고 편의점과 슈퍼마켓의 유통기한 임박 세일 상품을 당근마켓 이용자들에게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당근마켓의 영역은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다. 현재 영국, 캐나다, 미국, 일본 등지에서도 당근마켓의 글로벌 서비스 ‘캐롯(Karrot)’을 운영 중이다. 슬리퍼를 신고 갈 수 있는 근거리 생활권, 일명 ‘슬세권’ 중고거래를 가능케한 당근마켓. 동네의 영역을 지키되, 그 안에서 동네의 역할을 확장시킨 당근마켓의 진화는 어디까지일까.

당근마켓 캠페인 ‘당근이세요?’ 아련하게편
당근마켓 캠페인 ‘당근이세요?’ 비장하게편

    에디터
    글 / 주현욱(프리랜서 에디터)
    사진
    당근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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