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와인책 저자의 와인 마시는법

2009.03.03GQ

<GQ>에서 음식과 주류 담당 에디터로 명성을 날렸던 이정윤이 책 <엔조이 와인>을 냈다. 하고 싶은 말도, 줄 팁도 많다.

서점에 가면 와인책이 쏟아진다. 수많은 와인책 중에 당신의 책을 골라야 할 이유는? 세세한 와인팁이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장담할 수 있는 건 그 어느 책보다 가격이 싸다는 것이다. 얼마인가? 6천9백원이다. 싸지만 그동안의 경험이 녹아있어 쉽고 알차게 읽을 수 있다. 5만원 이상의 와인에 견줄 만한 2만원대 와인처럼. 초보자에게는 어떤 와인을 사느냐 만큼 와인을 어디서 사느냐도 고민되는 문제다. 단골 와인 전문점을 만드는 게 훨씬 좋다. 일단 친해지고 나면 필요한 와인도 따로 구해주니까. 단, 투자할 가치가 있는 와인 전문점이어야 하겠지. 와인을 즐길 줄도, 팔 줄도 아는 주인이 있는 하얏트 옆 경리단 길의‘젤 와인숍’과 학동사거리의 ‘와인하우스’를 자주 간다. 어느 정도 고수 경지에 올랐다고 생각하는 와인애호가는 어떤 목표를 가지고 와인을 마시면 좋을까? 와인이 특별한 날에만 마시는 술이 아니라 영화나 음악처럼 하나의 문화가 되는 걸 재촉하고 싶다. 동네 슈퍼에서도 1만~2만원대 테이블 와인을 살 수 있도록. 고수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우리나라의 와인 문화가 있다면? 너무 알려진 와인만 고집하는 것. 싸고 좋은 와인도 참 많다는 걸 수긍하는 데 너무 오래 걸린다. 반대로 왜 지켜야 하는지 모르는 와인상식이 있나? 이 음식에는 꼭 이 와인을 마셔야 한다는 고정관념. 그날 입맛에 따라 떡볶이에 레드 와인도 화이트 와인도 마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다 마시는 유행가 같은 와인은 마시기 싫고, 비싼 와인은 부담스러울 땐 어떤 와인을 마시면 좋을까? 나파밸리의 진판델과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 와인은 낯간지러워서 마시기 싫다는 남자에겐 어떤 와인을 추천해줘야 할까? 우리나라 남자들은 퍽퍽하고 쌉싸름해야 술로 여긴다. 그러니까 호주의 쉬라. 지금 사놓고 인생에서 축하할 일이 생길 때마다 열고 싶은 와인은 무엇인가? 결혼식 날 마셨던 조셉 펠프스의 이니스프리 카베르네 소비뇽과 펜폴드의 쿠능가 힐 쉬라즈 카베르네. 그리고 제일 좋아하는 샴페인인 자크송 쿠베. 와인을 즐기기 위해 와인 외에 딱 하나만 더 챙겨야 한다면 뭐가 필요할까? 와인도 술이다. 빈 속에 마시는 건 사절. 잘 구운 바게트를 챙기겠다. 요즘 술 애호가들의 관심은 계속 변한다. 와인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태어나서부터 매일 와인을 몇 병씩 마셔도 지구에 있는 와인을 다 경험할 순 없다.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떤 포도를 가지고 만들었느냐에 따라 너무 다르니까. 당신의 책을 허리춤에 끼고 다니는 독자는 어떤 사람이었으면 좋겠는가? 퇴근길, 편의점에서 마주앙 모젤 한 병을 손에 들고 나오는 남자.

    에디터
    손기은
    포토그래퍼
    권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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