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GQ>팀과 제임스와의 농구 시합

2009.08.06GQ

다섯 명의 미국 <GQ> 에디터들이 NBA 최고의 농구선수 르브론 제임스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놀랍게도, 도전장은 접수되었다.

이제와 돌이켜 보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땐 꿈속을 헤매느라 그런 생각을 못했다. 우리는 꽤 많은 날, 그가 혼자서 우리 다섯 명과 어떻게 맞붙을지, 트렌트와 윌의 키가 그와 얼마나 비슷한지, 또는 아무리 최고의농구선수라도 어떻게 혼자서 그 많은 상대를 막아낼지에 대해 이야기했다.그가 트랜스포머가 아니지 않은가.미국 <GQ> 에디터이자 우리 농구팀 코치이며, 르브론의 홍보담당자와 캐벌리어스홍보팀과의 연락책을 맡은 앤디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이메일을 보냈다“. 성사됐음.<GQ> 팀은 일요일, 뉴욕 시에서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로 떠남. 월요일 오후 1시, 캐벌리어스 연습구장에서 르브론과 5대 1 시합을 치름. 성사됐음.”이어서 유튜브 동영상들이 속속 전송됐다.

동영상 속의 르브론은 프리드로 라인에서 덩크슛을 하는가 하면, 크리스 듀혼의 슛을 쳐내 공을 하프라인까지 보내고, 데이먼존스에게서 30센티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뛰어올라 덩크슛을 성공시켰다. 이때의 일은 존스에게 NBA 역사상 결코 잊지 못할 순간이 될 것이다. 앤디가 또 다시 이메일을 보냈다.“우리가운이 좋다면, 르브론이 우리 눈앞에서 점프할 거야. 그렇대도 우리한텐 절대 굴욕이 아니지.”그때 애덤이 X와 O가 적힌 전략 판을 들고 왔다. 르브론을 어떻게 왼쪽으로 몰아야하는지, 3점 슛이 얼마나르 브론에게 아킬레스건인지, 그리고 <GQ>의 스타일 에디터로서 흰색 스키니 진을 즐겨 입는 애덤이 르브론의 돌진을 막아내겠다며 얼마나 단단히 벼르고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착각은 계속됐다. 5대 1 시합은 경기가 안 될 것 같으니르브론에게 선수 한 명을 붙여주자는 얘기까지 오갔다.

우리가 쉽게 이겨 버리면 얼마나 황당하겠냐고 걱정까지 하면서 말이다. 결국에는 늘 이성적인 앤디와 우리보다 더 오래산전수전을 겪어 세상 사는 지혜를 터득한 프레드를 제외하고, 나머지 사람들 모두경기다운 경기를 위해 르브론에게 동료 한 명을 선택할 수 있도록‘허용’하자는 데 동의했다. 우린 우스운 꼴 보이자고 여덟 시간이나 차를 몰고 가는 게 아니니까.고속도로를 달린다. 나이키 대형 광고판이 보인다. 르브론의 거대한 근육질 팔이하늘을 향해 쭉 뻗어 있고, 위를 바라보는 르브론 주변에 초크 가루가 희미하게 날리며 후광을 만들어낸다. 간판은 10층 건물 높이에 폭 65미터로, 셰르윈-윌리엄스 빌딩의 동쪽 벽 전면을 차지하고 있다. 캐벌리어스 팀이 홈경기를 펼지는 Q 경기장 길 건너편에 있는 빌딩이다. 작년에 연방정부는 르브론의 광고판이 주요 고속도로에서 200미터 내에 광고게시판 설치를 금지하는 1965년 고속도로 미화법을 위반했다며 클리블랜드 시에 광고판강제 철거 명령을 내리려 했다. 하지만 오하이오 주의 테드 스트릭랜드 주지사는 광고판철거를 거부했다. 그는 이 광고판이 클리블랜드에서 보고 즐길 것이 거의 없는 시민들에게‘아름다운 상업예술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의 생각은 옳았다.결전의 시간이 다가왔다.우리는 10시 30분에 호텔 로비에 모여, 에스컬레이드에 올라탔다. 짜증날 정도로간드러지는 여자 목소리가 GPS에서 흘러나왔다.

우리는 인디펜던스에 있는 캐벌리어스연습장으로 향했다. 르브론은 그곳에서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저택에서 오래된 연인과 함께 두 아들을 키우며 산다. 르브론과의 경기가 차츰 실감이 났다. 한 시간쯤 후면,우리는 르브론 제임스와 한 코트에 설 터였다.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될 수도 있었다. 확실히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몰랐으나, 에스컬레이드 안에 있던 우리는 모두 겁에 질려 있었다. 멋진 캐벌리어스 연습장은 르브론 제임스를 기쁘게 하기 위해, 연습을 위한이동거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그리고 주변에 대형 슈퍼마켓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대형마켓에서나 살 수 있는 최신식 물품들을 르브론 주변에 조달하기 위해 세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습장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 역시 르브론 제임스를 위한 행복프로젝트의 일환이라고 말해도 될 것이다. 그를 충분히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면, 아마도르브론은 계속 거기에 머물 터였다. 비록 그곳의 사람들이 티가 나게 행동하지는 않았지만,어느 정도 그런 의도가 담긴 것 같았다.안으로 들어가자, 캐벌리어스 팀 선수들의 연습이 끝나가고 있었다.

월리 저비악이 3점 슛 라인을 따라 호를 그리며 3점 슛 200개를 성공하기 위해 우리 앞에 있는 농구대에 공을 던졌다. 마지막 8개를 던지고 나서, 그에게 공을 던져주는 조수를 돌아봤다“. 총 몇 개야?” 조수가 대답했다“. 236개요.”3점 슛 200개를 성공하기 위해 236개를 던졌다는말이었다. 그렇다면 성공률 85퍼센트란 얘기다. 이번 기사의 핵심 소재는 아니지만, 월리 저비악 선수로 기사 하나는 거뜬히 나올 것 같았다.취재진들은 농구대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그들끼리 무리 지어 있었다. 르브론의홍보담당자가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자, 우리는 그쪽으로 이동했다. 어른 옷을 입은 소년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르브론은 다른 언론매체와 인터뷰 약속이 잡혀 있었다.그래서 우리는 그를 기다리면서, 농구공을 몇 개 골라 준비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가요란스럽게 슛을 쏘고 있는데, 체육관 주변을 서성이는 캐벌리어스 팀의 대니 페리 감독이 눈에 띄었다. 우리가 하려는 짓을 페리 감독이 승인했을 리 만무한데, 그가 이곳에 있으니 우리의 꿈과 희망은 물 건너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니 게임하려고요? 프리드로시합이라도 하게요? 재미있는 기삿거린데요. 잠깐만요, 지금 세계에서 가장 비싼 농구선수랑 5 대 1 경기를 하고 싶다고요? 내가 경비 불러올 테니, 꼼짝 말고 여기 있어요!하지만 결국 시합은 성사됐다. 우리가 애초에 계획한 대로는 아니었지만, 생존한 농구선수들 중에 최고의 선수와 실제로 경기를 치렀다. 경기 상황을 묘사하기 전에, 우리가르브론을 처음 만난 순간 분명해진 점들을 우선 짚고 넘어가고 싶다. 첫째, 르브론은 아주 재미있는 사람이다. 둘째, 자신에 대해 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점이다. (르브론이 2010년에 어느 팀에서 뛰고 있을지 또는 어느 팀에서는 뛰지 않을지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찰스 버클리가 르브론을 비난하자, 르브론이 바클리에게 입 다물라고 얘기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그런 성격이 오만함으로 비치는 경우도 많지만, 함께 시합을 하고 시합 후에 잠시이야기를 나누면서, 르브론은 마이클 조던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인상을 받았다. 르브론은영특하고 호감 가는 청년으로 상대에게 참 자상했다. 거만하고 무식한 조던과는 달랐다.모두 조던이 그렇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차마 입 밖에 내기를 두려워했을 뿐이었다.셋째, 5 대 1 경기를 펼쳤더라도, 우리는 무참히 깨졌을 것이다.

르브론을 기다리며 우리는 슛 연습을 했다. 우리는 한 줄로 서서, 카메라맨에게 공을 드리블 한 후,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몸을 틀어 다음사람에게 길을 터줬다. 마치 진짜 농구팀 같았다. 진짜 시합 아니었던가. 원본 테이프를 보면, 르브론이 뒤쪽에서 코트 밖의 누군가에게 공을 던져달라고 외치는 장면이 있다. 그리고 공을 받자마자, 그는 빠른 속도로 드리블해서는우리 줄 맨 뒤에 와 섰다. 카메라 앞에서 엉덩이를 흔드는 르브론은 우리와 한 팀 같았다. 덕분에 어색했던 분위기가 쉽게 풀렸다. 잠시 후, 협상이 진행됐다. 애덤이르브론에게 이번 일에 대해 전해 들었냐고 물으며, 5대 1로 시합을 할 거라고 말했다. 그러자 르브론은‘에이, 말도 안 돼요’라는 표정을 지으며, 프리드로 시합이나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애덤은 우리가 프리드로 시합이나 하려고 7시간을 달려온 게 아니라고 말했다.“진짜로 하자고요?”르브론이 물었다.

그는 재빨리 주위를 둘러보더니 “좋아요. 그럼 우리가 먼저 공격하죠”라고 말했다. 그렇게 해서 결정됐다. 3대 3 경기. 나와 애덤 그리고르브론 제임스가 한 팀, 프레드, 윌, 트렌트, 그리고 교체 선수로 투입될 앤디가 한 팀이 됐다.아마추어 선수들이 코트 위에서 벌이는 볼썽사나운 플레이를 잠시 지켜보던 르브론이 1미터 떨어진 곳에서 공을 패스하라고 소리쳤다. 철썩! 우리 팀이 다시 공을 잡자 르브론이같은 자리에서 공을 패스하라고 소리쳤다“. 6대 0” 시합 내내 그는 주변에 머물렀다. 우리는 여러 차례 슛을 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윌이‘패스, 패스’를 연거푸 외치자, 르브론은 못 믿겠다는 얼굴로 윌을 쳐다보며 “덩크슛하셔야 해요!”라고 말했다. 결국 상대팀이 1점을 냈다. 프레드가 파울라인 근처에서 공을 잡았고, 르브론이 그의 얼굴을 쳐다봤았다. 르브론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자 프레드는링을 향해 공을 던졌고, 그것이 들어갔다“. 프레드, 꼭 60대 노인 같잖아. 어쨌든 1점 냈네.” 애덤이 말했다. 프레드는 르브론을 돌아보며 특유의 우아한 말투로 말했다“. 고마워요.”정말이지 얼굴 들고 있기 창피한 시합을 벌이면서, 우리 팀은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갔다.

르브론이 얼마나 패스를 잘 하는지, 그리고 코트에서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을 얼마나 잘 보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애덤과 내게 멋지게 공을 연결해주었다. 덕분에 우리는 레이업슛을 성공할 수 있었다. 곧 12대 2로 점수차가 벌어졌다.우리가 21점에 가까워지자, 르브론은 거의 나서지 않고 우리가 원하는 대로 경기가 흘러가도록 내버려두었다. 우리는 또 다시 득점했고, 이번엔 르브론이 공격에 가담했다“. 아주 박살내주죠. 이번에 제가 슛 쏠 차롑니다!” 그가 무서운 기세로 슛을 쏘았지만, 한참을 빗나갔다. 키가 그리 크지 않은 앤디가 리바운드된 공을 잡았다“. 아니 저 사람이 어떻게 리바운드를 했죠?”그러자 애덤이 말했다“. 그렇게 슛이 빗나갈 줄은 아무도 예상 못했어요.”그러자 르브론이 링 아래에서 다시 공을 잡고는 평평한 바닥에서도움닫기로 뛰어올라 힘찬 덩크슛을 내리찍었다. 윌이 말했다.“들어갔어?”“그럼요, 들어갔고 말고요. 덩크슛이죠! 전 이런 식이에요. 인정사정 안 봐주죠.”우리 팀이 또 한 점 넣었다. 그러자 르브론이 12미터쯤 뒤로 물러나서는 경주마처럼 달려와 또 한 번 뛰어올랐다.

그러나 이번엔 공이 링 뒤쪽을 맞고 튕겨 나왔다. 그는 다시공을 낚아채서는 이번엔 그물 안에 집어넣었다“. 게임 끝!”르브론이 카메라맨에게다가갔다“. 21대 2예요. 처음부터 승산 없는 승부였어요. 상대팀에 한 점도 안 내주려고했는데.”그러면서 프레드를 가리키며 빙그레 웃었다“. 저 사람이 팔꿈치로 치는 바람에 점수를 내줬어요.”시합 후 우리는 기자 대기실에 모여 음료수를 마신 후, 르브론에게 질문을 퍼부었다.보다시피 대화 내용은 편집해 잡지에 실었다. 그래서 인터뷰 내용은 그 정도로 하고, 대신 몇 가지 사실만 덧붙이려 한다. 그와 함께 있으면 그가 스물네 살밖에 안 된 청년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그리고 그에겐 함께 얘기하면 느껴지지만 Q&A 지면에는 옮기기 힘든 무언가가 있다. 하지만 르브론이 자신의 잠재력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기업인이나대학 선수들이 내뱉는 허풍의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그에게서는 위대함과 막중한 책임감이 느껴진다. 그가 자신을 ‘거물’이라고 지칭할 때, 그건 전혀 자랑하는 게 아니다.어쨌든 르브론은 한 경기당 평균 30점 득점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세상을 위해 할 것이고, 광고에이전시 사람들을 천재처럼 보이게 만들 것이라고 내가 믿고 기대할 정도로, 그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그날 밤 우리는 저녁 식사 후 클리블랜드의 트레먼트 구에 있는 번영사교클럽이라는작은 술집에서 쉴츠 맥주 200캔을 마시며, 잊을 수 없는 시합의 장면들을 끄집어내 이야기꽃을 피웠다. 우리의 저질스런 플레이를 비웃고, 르브론에 대한 우리의 경외심을 표현하면서, 바로 위에서 내가 말한 르브론의 성품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는 나무를 때는 난로 옆에 앉아 있었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그날 밤은 LGBT(레즈비언(L), 게이(G), 양성애자(B), 성전환자(T)의 총칭)를 위한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그 부류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은 우리뿐이었다. 주크박스에서는 아바의 노래가 연달아 흘러나왔다. 나는 클리블랜드에 LGBT가 편히 지낼 장소가 그리 많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또한 그곳이 그 도시에서 몇 안 되는 곳 중에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르브론제임스에게 그 사람들이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가게 주인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꽤나 친절한 여주인은 그날 낮에 우리가 르브론과 농구 시합을 했다는 얘기를 듣고 시합 결과가 궁금했던 모양이었다. 알고 보니 그 술집은 르브론이 출연할광고의 촬영지가 될지 모르는 곳이었다. 여주인이 중지와 검지를 꼬아 손님들에게 보여줬다. 그들에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았다.우리는 술자리를 끝내고 호텔까지 타고 갈 밴을 불렀다.

나는 뉴욕 닉스의 골수팬이다. 르브론과 시합을 하러 오기 전까지만 해도, 그가 2010년에 뉴욕 닉스에서 뛸 것이라는 전망에 무척 설랬었다. 하지만 또 그런 생각이 들었다‘. 르브론, 클리블랜드를 떠나지 마. 자네가 있을 곳은 여기야. 자네 몸에 새겨져 있잖아. 고등학교 시절에 만난 여자친구와 이곳에 머물면서 그 큰 집에서 두 아들을 키우며 계속 우승을 거머쥐라고.그래서 셰르윈-윌리엄스 빌딩 벽면이 상업예술의 진화를 보여주는 전시장이 되게 하라고.자네가 이곳에 머물면, 더 큰 인물이 될 수 있고, 더 큰 일들을 해낼 수 있을 거야. 떠나지 마.그냥 여기 있으라고.’

게임 후 Q & A

시합 중에 가장 수비하기 까다로운 선수는 누구인가?
몇몇이 있다. 코비 브라이언트, 폴 피어스, 드웨인 웨이드, 카멜로 앤서니, 크리스 폴 등이 마크하기 어렵다.

크리스 폴처럼 작고 빠른 선수를 막는 걸 좋아하나?
누가 됐든 상대팀 최고의 선수를 막는 건 신나는 일이다.

시합 중에 당신에게 최고의 수비수는 누구인가?
나 자신이다.

아니, 상대팀에서 당신을 마크하는 최고의 수비수 말이다.
나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 자신뿐이다.

[털이 복슬복슬한 슬리퍼를 가리키며] 나이키 신발인가?
이거 말인가? [발을 내려다보며] 그렇다. 음… 에어소프트 슬림 쿠션 르브론이다.

이제 곧 스물 네 번째 생일을 맞을 텐데, 다른 선수들에게‘멘토’역할도 하는가?
물론이다. 우리 팀만 해도 신입이 세 명이다. 우린 신인선수들이 부딪치는‘신인의 벽’을 뚫고 가도록 그들을 도와야 한다.

오늘 연습 후에 우리와 시합을 했는데, 당신도 그 벽에 부딪힌 것인가?
아니, 그렇지 않다. 당신들을 상대로 살살 했을 뿐이다.

만약 우리와 5 대 1 경기를 치렀다면 어떻게 됐을 것 같은가?
당신네 팀이 점수를 낼 방법을 찾았을 것이다. 5 대 1은 상당히 유리한 경기다. 하지만 나 역시 2점 정도는 낼 수 있었을 거다.

우리를 상대로 깊숙이 파고들었을 것 같은가?
글쎄, 그게 내 방식이긴 하다. 만약 시간이 부족했다면, 나는 안으로 파고들었을 것이다.

우리는 당신을 막을 준비가 돼 있었다.
시합 중에 당신들이 돌진하는 나를 가로막았다면, 지금 여기서 이렇게 앉아 있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쯤 클리블랜드 병원 신세를 졌을 거다.

보면 항상 열 여덟에서 서른 여덟 살 사이를 오가는 것처럼 보인다. 지금껏 큰 말썽한번 일으킨 적이 없는데, 당신에게 멘토 역할을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어머니가 나를 반듯하게 키웠다. 옳고 그름의 차이를 이해하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도록 가르쳤다. 내게 도움이 된 점이 또 있다면 내가 자란 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농구 팀에 입단했다는 것이다. 덕분에 가족이나 친구들, 내가 어릴 때 함께 자란 사람들과 함께 지낼 수 있었다. 그래서 마음이 편했다. 그런 점이 분명 도움이 됐다.

대선 투표일 밤에 어디 있었나?
지하실에 있었다.

오바마가 당선 되고, 파티를 열었나?
파티는 열지 않았다. 하지만 친구들, 가족들과 함께 보냈다. 장인어른과 삼촌들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어르신들에게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다. 이런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그분들이 젊었을 때 어떤 일들을 겪었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날을 보게 되리라고 생각도 못했다는 얘기가 이해가 됐다. 어르신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감동이었다.

당신은 그날의 일을 어떻게 생각하나?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도심에서 자란 나로서는 탈출구가 될 만한 것이 몇 가지 없었다. 그래선 안 되지만, 현실은 그렇다. 농구를 하든지 아니면 잘못된 길로 빠지게 된다. 잘못된 길이 뭘 의미하는지는 모두들 잘 알 것이다. 오바마가 당선된 것을 보면서 난 전율을 느꼈다. 이제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대선에 나갈 수 있게 됐다. 대통령이 안 된다면, 주지사 선거에라도 나갈 수 있게 됐다. 글쎄, 이젠 뭐든지 할 수 있게 됐다. 그의 당선은 정말이지 의미가 크다.

당선 수락 연설이 있을 때까지, 아이들을 안 재우고 기다리게 했나?
아이들이 깨어 있긴 했지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아이들은 몰랐다. 내가 설명해줄 수도 있었지만, 아이들은 솔직히 관심이 없었다. 만화를 보고 싶어했지.

오바마를 위해 선거 유세에 나서지 않았나. 정치적으로 나서는 것에 대해 신중히 생각한건가?
물론. 내 신념이 걸린 일이었다. 나는 오바마가 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인터뷰하는 모습을 봤는데, 그는 핵심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었다. 나는 그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인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나이도 젊고, 젊은이로서 영향력도 있어서, 변화를 주도할 수 있으리라고 믿었다. 그리고 그가 오하이오 주에서 승리했다. 조짐이 좋았다.

선거 유세를 나서기 전에 오바마를 직접 만난 적이 있는가?
몇 번 만났다. <데이비드 레터맨 쇼>에 함께 출연한 적이 있다. 그리고 전화로 두세 번 통화했다.

그의 정치성향을 어떻게 생각하나?
사람들이 그를 온건 좌파라고 하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우리는 스포츠 선수들이 대체로 정치적 입장을 밝히기를 꺼리던 시대를 이제 막 벗어나고 있다.
스포츠 선수라도 정치적 발언을 하고 싶다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래야 한다는 강제성을 느낄 필요는 없다. 선거 유세에 동참하는 것이 불편하다면, 안 하면 된다.

오바마 진영과 여전히 연락이 닿는가?
선거 이후, 연락한 적 없다. 하지만 그 직전에 연락했다. 그를 직접 만나 이야기할 날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만남이 어떻게 이루어지나?
방법을 생각해냈다. [묘한 웃음을 흘리며] 아다시피 오바마의 전화는 항상 도청된다. 모두가 우리 얘기를 듣는 게 싫다. 그래서 많은 얘긴 안 하려고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공공 캠페인에 당신을 끌어들이고 싶어할 것이다. 그중에서 선별해야 할 것이다.
나는 거물이다. 큰 등불을 쫓을 것이다.

몸에 새긴 문신에 사연이 있나?
내 몸에 새긴 문신들은 모두 의미가 있다. 내 가족, 내 회사, 내가 대표하는 것, 내 출신지 등, 나를 여기까지 이끈 모든 것을 내 몸에 문신으로 새겼다.

괜히 했다 싶은 문신은 없었나?
물론, 몇 개 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문신에 가려졌다.

여자 이름인가?
아니. 덩치가 커지면서, 문신이 작아졌다. 여자 이름을 새겼다 감출 일은 없었다.

기업들과 전속모델 계약을 맺은 게 돈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사업 자체에 관여하기 위해서라고 했는데, 농구선수로서 전속모델 일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어떤 팀에서 뛸지, 무슨 일을 할지에 대한 모든 결정은 당신뿐 아니라 코카콜라, 스테이트팜, 나이키 등에도 영향을 미칠 텐데.
마지막엔 내 자신과 내 가족을 위해, 나와 계약을 맺은 회사들을 위해 바른 결정을 내리리란 걸 그들은 안다. 난 수표를 받는 대신 그들이 시키는 대로 움직여야 하는 전속모델 계약을 원치 않았다. 난 그런 꼭두각시가 아니다. 그들이 내게 하는 만큼 나 역시 그들에게 할 수 있다.

자유계약 선수가 되겠다고 결정할 때 계약 맺은 기업들의 요구를 고려할 필요가 있을까?
그들은 어떤 상황에서든 내 결정을 지지할 것이다.

나이키 같은 회사의 창의적인 광고에 어떤 종류의 의견을 제안하는가? 최근 광고는 정말 멋진 작품이었다.
의견을 많이 낸다. 초크 가루를 뿌리는 광고 말인가?

그렇다.
내 아이디어다. CF 감독과 얘기 중에 생각했다. 캠퍼스가 있는 오레곤에서 우린 만들고 싶은 광고에 대해 여러 얘길 나누었다. 나는 광고 만드는 사람들만큼 많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

최근 광고에 릴 웨인을 출연시켰는데, 그것 역시 당신 아이디어였나?
그렇다, 내 아이디어다.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은 시대의 아이콘을 광고에 쓰려고 애쓴다. 음악 산업의 경우, 오늘날 가장 인기 있는 음악가 둘을 꼽으라면 카니예 웨스트와 릴 웨인이다. 유명인이 나오는 광고가 사람들 관심을 끌 수 있다고 생각한다. NBA 경기장 관람석에 유명인사들이 앉아 있는 모습을 수없이 보는데, 이를 이용해 광고장면을 실제 경기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우연히 릴 웨인이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 게임을 보러 왔는데, 그가 또 우연히 르브론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 식으로 현실성 있는 광고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잭 니콜슨보다 웨인이 시청자들에게 더 잘 통하지 않나?
어, 내가 사는 동네에선 그렇다. 릴 웨인이 반응이 좋다.

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기록을 수립하고 싶어하는데….
아니, 난 기록을 세운 적 없다.

연기에 관심 있나?
조금 있는 것 같다.

출연 제의를 받은 적 있나?
아직 없다. 아니 사실은 제의받은 적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소중한 시간을 내고 싶은 작품은 없었다.

두 아들에게 농구를 하라고 할 것인가?
벌써 하고 있다. 르브론 주니어가 지금 네 살인데, 타이니 토츠라는 리그에서 뛴다. 밖에 나가 아이들이 농구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참 재미있다. 애들은‘패스’가 뭔지 모른다. 공을 잡으면 무조건 슛이다.

아들 이름을 르브론 주니어라고 지으면서, 아들이 부담스러워할지 모른다고 생각해본 적 없나?
물론, 해봤다. 하지만 나는 아들을 올바르게 키울 것이고, 아들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스스로 선택할 것이다. 아들에게 농구 선수가 되라고 강요할 생각은 없다. 아들이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산다면 나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아들과 대화할 때 뭐라고 부르나?
브로니라고 부른다.

당신 어머니는 당신을 뭐라고 부르나?
어머니는 나를 브론이라고 부른다.

아들은 당신을 뭐라고 부르나?
그야 물론 아빠라고 부른다.

과거 당신은 스포츠 선수로는 최초로 십억 달러를 벌고 싶다고 말했다. 십억 달러에 어떤 의미가 있나?
나는 단지 사업가로서 잠재력을 최대로 확장하고 싶다는 얘기를 한 것이다. 20년 후에 지금 시기를 돌아보며‘, 그때 힘이 넘쳤는데 왜 이걸 안 했을까?’라며 후회하고 싶지 않다. 꽃가루를 뿌려야 할 거다. 나는 이미 십억을 벌었다.

팀이 생각해낸 방법은 르브론을 상대로 제발 5 대 1로 싸우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밖에 없었다. 그러나 시합 직전, 르브론 제임스가 양팀을 ‘평준화’하기 위해 3 대 3으로 하자고 제안하며, 팀의 두 명을 자신의 팀 동료로 발탁했다. 팀원 수와 상관없이, 어차피 처음부터 한쪽으로 기운 시합이었다. 그건 홈경기라는 이점과는 무관했다.

-팀(평균)-
신장: 189cm
체중: 85.5kg
앉은키: 63.5cm
양팔 길이: 185.4cm
신발크기: 12
손 크기: 20.3cm
문신: 0.167
자녀: 1.3명
나이: 38세

-르브론 제임스-
신장: 203cm
체중: 120kg
앉은키: 111.8cm<GQ의 예상>
양팔길이: 213.4cm<GQ의 예상>
신발크기: 16
손 크기: 25.4cm<GQ의 예상>
문신: 몸 전체
자녀: 2명
나이:24세

    에디터
    글/ 조엘 노벨(Joel Lovell), 글/ 대니얼 릴리(Daniel Riley)
    포토그래퍼
    Photographs by Nathaniel Goldbe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