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dget

SIX TECH

2009.11.06GQ

최근 출시된 여섯 개의 신제품에 관한 싱싱한 리뷰.

RATING★★★☆☆.FOR 휴대용 게임기로 범위를 한정하자면 별은 하나 더 추가된다.AGAINST 닌텐도 게임들이 해도 해도 지겹지않은 성격이라면.

소니 PSP Go

“헉”소리를 지른 사람을 많이 봤다. 문제는그게 부정적인 감탄사였다는 거다. 오리지널인데도 이상하게 ‘짝퉁’같은 느낌이 나는 디자인이라는 게 제일 큰 이유였다. 직접 보니 재앙 수준은 아니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호주머니에 넣어도 (무게만 참으면)될 정도로 작아진 데 대한 만족감이 디자인에 대한 불만을 앞질렀다. 좌우 트리거 버튼을 잡은 손가락이 상판에 걸리는 것도 금방 익숙해졌다. UMD를 사용하지 않는 것도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을 거라 생각한다. 애초에 UMD는 그리 좋은 미디어가 아니었다. 무선 인터넷으로 접속해 <로코로코 2> 체험판을 받아봤다. 20분 정도 걸렸다. 이건 정식판을 받으려면 속이 터진단 얘기다. PC로 연결해 다운로드 받는 게 좋을 듯하다.16GB의 내장 메모리를 갖고 메모리카드(정확하게는 그놈의 메모리스틱을)안 사도 음악이나 영화를 편하게 즐길 수 있다. 대신 이전 버전과 10만원 정도 차이 나는 32만원대다. PSP가 처음 나왔을 때의 놀라움은 없다. 그러나 여전히 매력적이다. 그건 PSP Go보다 뛰어난 휴대용 게임기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RATING ★★★☆☆FOR 효과적인 공간 운용.AGAINST 효과적인게임 환경 구축.

LG X30

X30 뒤에 붙는‘이동성이 좋다’는 문장은 부가 설명에서 그저 한 줄을 더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터무니 없지는 않다. 1.1 킬로그램이라는 무게가 근거다. 야외용으로 나온 씻은 쌀한 봉지가 1킬로그램이다. 다만, 밥을 해 먹는 데는 코펠과 가스버너도 필요하므로, 그 무게까지 더해야 야외에서 밥을 해 먹을 때 지고가야 할 짐의 무게가 나온다. X30의 무게에는 모니터의 무게까지 포함되어야 한다. 넷북의 승리다. 넷북이 아닌데, 아톰프로세서를 채택했고, 확장성도 다소 떨어진다. 데스크톱이 안정성과 등가를 이루는 말이라면, 데스크톱과 나란히 생각하는 것도 무리다. 그러나 박쥐 X30에게도, 배트맨처럼, 친구는 있다. 커다란 성능은 필요치 않으나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매장 같은 공간에서는 더없이 좋겠다. X30은 베사 마운트 지원 모니터 뒤에 탈부착이 가능하다. 배트맨도 은폐, 엄폐에서 한 수 배워야 한다.

RATING ★★★☆☆FOR 아이팟을 잃어버린사람.AGAINST 아이팟을갖고 있는 사람. 아이팟셔플은 빼고.

아이팟 나노 5세대

새로운 아이팟 시리즈를 기다렸던 사람들은 꽤 섭섭했을 것이다. 스윽 봤을 때 눈에 띄는건 아이팟 나노에 비디오 카메라 달린 것 하나뿐이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아이폰이 아직 안 나온 상황에서 애플의 카메라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첫 제품이라는 의미는 있다. 제품을 받자마자 비디오 카메라 메뉴에 들어갔다. 조리개가 열리는 그래픽이 지나고 나면 촬영 화면이 뜬다. 가운데 버튼을 누르면 녹화를 시작하고 다시 가운데 버튼을 누르면 녹화가 끝난다. 끝이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외에는 볼 수 없을 것이다. 스틸사진은 절대 찍을 수 없다. 애플다운 단순함이라고 설득하면 기분이 좀 나아지는 것 같지만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아니다. 불편한 점이라면 보통 휴대전화 카메라가 손으로 들었을 때 상단에 위치하는데, 나노는 오른쪽 아래 위치해서 자꾸만 손으로 가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것만 조심하면 된다. 또… 열악한 성능의 외장 스피커가 생겼고, 만보계기능이 생겼고, 라디오가 생겼고…. 굳이 안 써도 될 만한 몇 가지 것들이 바뀌었다.

RATING ★★★★☆FOR 집에만 있지 말고 운동좀 해라. B: 마우스 움직이는것도 힘들어요.AGAINST 맥북 프로 사용자.

필코 스마트트랙 네오

2008년형 맥북 프로를 산 이가 가장 먼저 자랑한 건 마우스 패드가 손가락을 세 개까지 인식한다는 점이었다. 직접 보지 않고 사는 것도 비합리적인 소비 축에 들지만, 직접 본다고 꼭 합리적인 소비를 한다고는 못한다. 겨우 마우스 패드에 적용되는 손가락 개수로 부추김 당하고,현혹되기도 하니까 말이다. 기계식 키보드의 장인 필코에서 내놓은 스마트트랙 네오는 손가락 개수에 혹한 맥북 프로의 고객을 빼앗는다. 스마트트랙 네오는 USB 연결만으로 노트북이나 데스크톱에서 트랙패드로 이용할 수 있다. 맥북에서는 기본인 트랙패드 태핑은 물론 줌, 회전, 좌우 스크롤, 페이지 이동을 모두 지원한다. 마우스보다 트랙패드에 익숙해진 침대 의존적 컴퓨터 생활자, 맥북 프로 카페에는 가입했으나 맥북 프로는 여전히 ‘구입 예정’인 사람들에게 환영받겠다. 편리한데, 터치감도 뛰어나다. 꼭 필요치 않은 주변기기로는 조금 비싼 7만5천원은 편리함을 뛰어넘는 장점에 대한 보증이다.

RATING ★★★★☆FOR DSLR이 아직부담스럽다면.AGAINST 카메라는 어깨에 메는 게 아니라 호주머니에 넣는거라고 생각한다면.

후지 S200 EXR

주목해야 할 건 EXR이란 이름이다. 카메라 그립 아래쪽에 명문대 배지처럼 번쩍거리니 말을 안 해도 눈이 가긴 한다. 같은 이름의 의류브랜드와 공동생산을 시작한 한 건 아니고, 후지가 새롭게 내놓은 이미지 센서의 명칭이다. 장점은 크게 두 가지다. 고감도 저노이즈와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 전자는 말 그대로 어두운 곳에서 감도를 높여 찍어도 노이즈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뜻이다. 후자는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미지 센서가 표현할 수 있는 명암의 폭을 말한다. 이 폭이 좁으면 ‘디카 같은’ 옹색한 사진이 나온다. S200 EXR은 현존하는 콤팩트 카메라 중 이 부분에서 제일 뛰어나다. 어두운 곳과 밝은 곳의대비가 심할수록 빛을 발한다. ‘하얗게 날아간’ 부분이 훨씬 적은 사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카메라에서 이미지 센서가 붙박이 필름 역할을 하는 만큼,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장점이다. 디카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가격이 60만원대고, DSLR 못지않게 크다는 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단점이긴 하지만.

RATING ★★★☆☆FOR 작지만 강하다.AGAINST 작아서 약하다.

아이스테이션 E9

E9으로 내딛은 아이스테이션의 첫발에는 명민한 계산이 들어가 있다.4기가의 최저가가 12만원대인 가격이 그렇고, 세로 9센티미터에 불과한 휴대기기에서 동영상 재생 기능을 특화했다는 점이 그렇다. E9은 아이스테이션에서 처음으로 내놓은 MP4 지원 모델이다. 말하자면, 성동격서다. E9은 아이스테이션이 축적한 PMP 제작 기술을 바탕으로 만든, 만족스러운 동영상 재생 기기임을 광고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자. MP3플레이어로서도 다른 제품에 비해 크게 부족하지 않고, 대세로 떠오른 LCD터치 스크린까지 포함되어 있다. 가격은 12만원에 불과하다. 최저가로 정렬,브랜드와 기능을 고려하면서 MP3 플레이어를 들여다보면 E9을 가장 먼저 만나게 되어 있다. 작은 크기는 아이팟 클래식보다 아이팟 나노를 선호하는 이유가 오로지 ‘작아서’인, 대다수의 사람들을 유혹할 법하다. 다만, 가격은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보편적인 사실은 상기할 필요가 있다.

    에디터
    문성원, 정우영
    포토그래퍼
    이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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