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권은 수시로 기분이 바뀌는 소년이면서, 동시에 한바탕 전쟁을 치르다 돌아온 병사 같기도 했다.
![상의는 아메리칸 어패럴, 바지는 가스파트 유케비치 by 무이, 신발은 앤 드뮐미스터 by 무이, 벨트는 어브랜드어파트 by 10 꼬르소 꼬모.](https://img.gqkorea.co.kr/gq/2010/12/style_55ee8d574e66e.jpg)
상의는 아메리칸 어패럴, 바지는 가스파트 유케비치 by 무이, 신발은 앤 드뮐미스터 by 무이, 벨트는 어브랜드어파트 by 10 꼬르소 꼬모.
![셔츠와 재킷은 비비안 웨스트우드 맨, 가슴에 장식한 목걸이는 탈리아](https://img.gqkorea.co.kr/gq/2010/12/style_55ee8d5771cc0.jpg)
셔츠와 재킷은 비비안 웨스트우드 맨, 가슴에 장식한 목걸이는 탈리아
![티셔츠는 존 갈리아노 by 10꼬르소 꼬모, 점퍼는 비비안 웨스트우드 맨.](https://img.gqkorea.co.kr/gq/2010/12/style_55ee8d5795717.jpg)
티셔츠는 존 갈리아노 by 10꼬르소 꼬모, 점퍼는 비비안 웨스트우드 맨.
힘들다고 말할 때는 목소리가 퍼석퍼석했다. 지금이 좋다고 말할 때는 목소리가 찢을 듯이 상쾌했다.
![셔츠와 조끼는 장광효 카루소, 바지는 가스파트 유케비치 by 무이, 벨트는 어브랜드어파트 by 10 꼬르소 꼬모.](https://img.gqkorea.co.kr/gq/2010/12/style_55ee8d57c40f1.jpg)
셔츠와 조끼는 장광효 카루소, 바지는 가스파트 유케비치 by 무이, 벨트는 어브랜드어파트 by 10 꼬르소 꼬모.
얼굴에 ‘피곤’이라고 대놓고 쓰여 있다.
진짜 바쁘다. 음반 발표에, 시트콤에…. 근데 어쨌거나 바쁜 건 좋은 거니까.
꼭 지키고 싶은 사생활이 있나?
별거 없다. 운동도 하고, 자기 관리하고…. 연애해보고 싶다는 개인적인 것도 있지만, 일과 관련해서 좀 더 여유를 갖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이런 스케줄을 소화하는 스물두 살이 될 거라 상상했나?
전혀. 지금도 실감 안 나지만, 그때는 더 그랬으니까. 게다가 [GQ]에, Men of the year라는 기획에 내가 나오게 될 거라는 것도 생각 못했다. ‘내가? 도대체 내가 왜요?’ 이런 기분이었다.
그럼 ‘조권 대세’는 누가 만든 것 같나?
그냥 나랑 대중이 함께 만든 것 아닐까? 대세, 아이콘 이런 게 좋은 말이긴 한데, 사실 내가 데뷔하기 전에는 브라이언 선배님도 비슷한 걸 했었다. 나더러 트렌드를 창조했다고들 하니까, 좀 부담스럽기도 하다. 예능에 나가서 한 것들이 사실 나한텐 전혀 오버도 아니고, 그게 그냥 내 모습인데 말이다.
오버가 아니라고?
전혀 오버한 거 아니다. 그냥 그게 나다. 근데 사실 나도 나를 잘 모르겠다. 가끔 미쳤다는 생각도 한다. 내가 나온 방송 모니터를 못하겠다. 아아, 내가 또 왜 저러지? 막… 아… 못 보겠다.
예능에 나오는 당신 모습에 대해 혹시 우리가 오해하는 게 있나?
뜨기 위해서 일부러 ‘깝’을 연습한다는 말. 발악한다는 말. 근데 난 그게 그렇게 보일 수도 있나, 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왜 시간 아깝게 깝치는 걸 연습을 하겠나. 연습한 적도 없고, 욕심낸 적도 없다.
사실 ‘조권 대세’는 누가 만든 것이냐고 물었을 때, 당신이 “나다”라고 답할 줄 알았다.
아, 사실 속으로는 그 말을 하려고 했다. <라디오 스타> 나가서도 내가 대세라고 내 입으로 말했는데…. 아깐 괜히 겸손한 멘트를 했다. 사실 내가 잘해서 그런 거 맞다.
하하. 대세를 유지하려면 비법이 필요한가?
그냥 밝게 지내고, 그렇게 또 깝치고…. 그런데 ‘깝친다’는 걸 아직도 내 입으로 얘기하는 게 되게 생소하다. 욕 같기도 하고. 어느 때는 되게 마음이 약해질 때도 있다. 이제 안 해야 될까, 일부러 한 것도 아닌데, 하면서. 요샌 자신감이 위축될 때가 좀 많다.
왜일까?
요즘은 워낙 바빠서 그냥 뭐, 깝칠 기운도 없고…. 아, 그리고 예능에서의 모습을 이젠 <몽땅 내사랑> 시트콤을 통해서 좀 보여줘야겠다는 생각도 있다.
가수로서는?
나도 그렇고 멤버들도 그렇고 진심을 담으려고 한다. 애드리브, 고음, 바이브레이션으로 진심을 백 퍼센트 사람한테 전달할 수는 없다. 진심을 다해서 부르는구나, 그게 전달되면 가수로서는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진정성은 경험에서 나온다고들 하지 않나?
사실 부른 노래 중 한 곡도 내가 경험해 본 건 없다. 진짜 하나도 없다. 그런데도 그런 감정이 나오는 건, 끼나 재능 때문이 아닐까? 진영이 형도 나를 뽑은 이유가 목소리가 좀 슬프게 들려서라고 했다.
무대에서 노래 외에 가장 신경 쓰는 게 뭔가?
눈빛. 영화 <아저씨>를 보고 원빈 씨의 눈빛이 엄청 기억에 남았다. 그렇다고 눈빛을 연습하는 건 아니다. 노래할 때 몰입하고 집중하려고 한다. 그러다가 운 적도 많다. 난 대부분 무대에서 눈가에 눈물이 맺히는데, 그래서 사람들이 나한테 갭이 크다고 한다. 이중성 아니냐고, ‘다중이’ 같다고.
무대 위에서 종종 감격한 당신의 모습을 본다. 쉽게는 8년간의 연습생 생활 때문에 북받쳐서 일 거라 생각하면서. 몇 년까지 버텼을 것 같나?
딱 8년. 한계점일 때 2AM으로 데뷔를 한 거다. 더 못 참았을 것 같다.
못 참았다면 뭘 했을까?
가수 안 했어도, 어떻게 해서든 다른 방법을 찾았을 거다. 어쨌든 방송을 하는 사람이 됐을 것 같다. 예능 쪽으로 갔을 수도 있고.
유명해지고 싶나?
그런 욕망이 아주 크다. 왜냐면 이미‘ 영재육성’이라는 프로젝트로 TV에 한 번 나왔기 때문에 그 맛을 알았다. “어, 쟤~박진영, 영재” 이러니까 “어, 좋다, 이거” 그랬다. 연습생으로 몇 년이 흐르고 좀 잊혀지면서 그 마음이 더 절실해졌다. 사람들한테 다시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고, 내가 이렇게 컸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고생에 대한 합당한 보상은 역시 성공일까? 어느 정도의 성공일까?
음…. 난 이미 받았다. 데뷔하는 날 모두 보상을 받았다. 이 말을 이해 못하는 사람들은 8년 연습해보면 안다. 내가 8년을 연습을 한 이유는 데뷔, 그 한 가지를 위해서였다. 원래 내 꿈은 슈퍼스타가 되고, 인기도 많고, 사람들한테 사랑 많이 받고, 다방면에서 이것저것 다 잘하는 거지만, 그건 꿈이다. 8년 동안 연습한 이유는 데뷔라는 목표를 잡기 위한 거였다. 그때의 쾌감을 잊을 수가 없다. 근데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데뷔 때보다 더한 쾌감을 느꼈을 때가 ‘죽어도 못 보내’로 처음 1위했을 때다. 오열을 했다.
그날 마침 취재하느라 방청석에 있었다. 옆에 앉아 있던 팬도 당신 못지않게 울었다.
글쎄. 우리 팬들이 약간 그런 면이 있다. 2AM이 워낙 팬 층이 다양하긴 한데, 아이돌로서 2AM의 팬들은 다들 착하고 여린 학생들이다. 그게 2AM이 데뷔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고, 힘든 일도 많았고, 2567일 만에 데뷔한 내 이야기도 이슈가 돼서 그런 것 같다. 나를 보고 힘내야지, 기운내야지 하는 게 있다. 심지어 수능 문제집에도 내 이야기가 있었다. ‘조권을 보라’ 이런 거였다. 김연아 선수랑 나랑 함께 문제집 첫 장에 나왔다.
학생뿐만 아니라, 수많은 연습생도 당신을 따라가고 싶어 한다.
그리고 요즘 내 깝을 따라잡겠다고 후배 가수들이 예능에서 들이대고 그러기도 한다. 생각보다 되게 많다. 제국의 아이들의 황광희 씨 있었고, 인피니트에도 있었고, 요즘 나오는 아이돌 그룹마다 다 한 명씩 있는 것 같다.
한마디 한다면?
나한테는 안 돼! 으하하. 나도 지금 여기까지 자리 잡기 위해서 욕도 많이 먹고 “쟤, 비호감이다”라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그런 마음을 가졌던 사람들을 내가 다 돌려놓은 거다. 물론 좋긴 좋다. 하지만 방송에서 엽기춤으로 나한테 들이대면, 어쩔 수 없이 내 특유의 거만한 표정이 나오고 그런다.
아, 그 표정도 진심이었나?
그렇다. 물론 나도 요즘 좀 레퍼토리가 달릴 때가 있다. 되게 핫한 걸그룹이 빨리 나와야 된다. 내가 또 따라할 수 있는 그런 걸그룹. 예전에 ‘아브라카다브라’로 엄청 우려먹고 뭐 소녀시대 ‘지’도 너무 많이 해서….
방송할 때, 간담이 서늘했던 적은 없나? 너무 나간 것 같아 후회한 적 말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없는 것 같다. <세바퀴>도 그렇고 <우리 결혼했어요>도 그렇고 생각하지 않고 바로바로 하는데도…. 진짜 중요한 것 하나만 기억한다. 예를 들어 <인기가요> MC를 할 때는 내가 가수들을 소개해야 되는 중요한 입장이고, 분위기를 살려가면서 대사를 외워야 하는 역할이 있는 거다. 그 틀을 지키면서, 별 생각없이 하는 거다.
똑똑하다.
공부는 못하는데, 이런 쪽 머리는 좋은 것 같다.
꿈도, 목표도, 시간도 다 떠나서 가장 해보고 싶은 건 뭔가?
학창 시절로 돌아가 수학여행 가는 것? 뭐 가본 적이 있어야 말이다. 연습생일 땐 수학여행이랑 수련회는 못 가게 한다.
친구들이랑은 서울 어디에서 노나?
서울은 청담동하고 압구정동밖에 모른다. 열세 살 때 연습생을 시작했고, 회사가 청담동에 있으니까. 그러고 보니 안 가본 동네가 너무 많다. 아, 진짜 놀고 싶다.
뭐 하고 노나?
클럽 가고 싶다. 나 봉 탄다. 근데 그건 좀 술이 들어갔을 때 한다.
술 마신 조권은 어떤가?
슈퍼깝 된다. 진짜 봉 탄다니까. 그런데 옥택연 형도 그런다.
둘이 같이 봉 타는 모습이라니…. 어떤 여자를 봤을 때 떨리나?
공효진 누나 되게 좋아한다. 고현정 선배님도 뵙고 싶다. 고현정 선배님이 우울하실 때마다 내가 나온 영상을 본다고 했다. 한 번 직접 가서 골반 좀 털어드리고 싶기도 하다.
아침에 눈을 떴는데, 갑자기 바퀴벌레가 되어 있으면 어떨 것 같나?
바퀴벌레는 너무하다. 그래도 어쨌든 살려고 발버둥치지 않을까? 그리고 제일 활발한 바퀴벌레가 되어있을 거다. 사람들 막 놀래켜주고 나타났다 사라지고 막 진동도 떨고…
혹시 인기도, 그 무엇도 사라지는 날을 상상해봤나?
아직까지는 없다. 그냥 난 이게 죽을 때까지 갔으면 좋겠고, 갈 거라고 믿고 일하고 있다. 오래 못 갈 거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그렇다고 내가 성격을 바꾸는 건 말도 안 된다. 나는 이대로 쭉 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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