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주에 김희철을 만났다. 뭐가 그리 좋은지, 못할 말 같은 건 없는지, 그는 종횡무진 거침없는 이야기를 쏟아냈다.
데프콘과 함께 부른 노래 ‘킹왕짱’이 그런 내용 아니었나? 가사도 당신이 썼다.
맞다. 그런 내용이다. 어릴 때부터 가사 쓰고 그런 걸 좋아했다. 슈퍼주니어 가사도 몇 개 썼는데, 팀 색깔과 맞질 않아서…. 어렸을 땐 그걸 이해 못했다. 아, 난 이렇게 잘 썼고 주변에서도 신선하다고 하는데, 왜 안 써주나 했다. 가사를 이렇게 썼다. 사랑하는 여자한테 차였어. 아 짜증나. 아아 오케이! 너 가! 내일부터 난 또 내 삶을 살 거야!
요즘엔 그런 게 트렌드인데.
그러게 말이다. 그땐 아니었나 보다. 그래도 어린 친구들한테 꿈과 희망을 줘야 하니까, 지금도 그런 가사는 회사에서 싫어할 것 같다.
데프콘 노래에 피처링하는 건, 회사에서 반대 안 했나?
이수만 선생님이 “그냥 너니까 하는 거야” 하셨다. 그런 믿음이 정말 고맙다. 물론 나도 회사에 불만 진짜 많다. 근데 그걸 밖에 나가서 표출할 필욘 없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돈을 못 번다? 아니다. 요즘 뭐 노예 계약 노예 계약 하는데, 참 우스운 게, 어느 노예가 부모님한테 효도한다며 건물 같은 걸 드릴 수 있고, 어느 노예가 자동차를 끌고 다니며, 어느 노예가 술자리에 가고 그러나?
당신이 라디오에서 말한 의리 얘기를 두고 SM을 나간 몇몇을 겨냥했다는 추측이 있었다. “우리는 시원하게 재계약했습니다. 남자는 살면서 의리가 있어야죠.” 당신이 한 말이다.
의도한 건 아니었다. 뭐 나간 사람들 얘기를 내가 할 필요도 없고. 난 아까도 얘기했지만 나한테밖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상관없다.
상관없다?
나가면 나간 거고, 난 나만 잘하면 된다.
슈퍼주니어로 활동하면서 혹시 동방신기에 대한 부러움은 없었나?
아우, 난 그렇게 못 산다. 난 하고 싶은 거 안 하고, 참고 그런 것 못한다. 대신 난 자유롭기 위해서 그만큼 선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뭐 너무나도 당연한 거지만, 집 앞에서 한 잔을 마셔도, 걸어가서 그 다음 날 차를 갖고 온다든가. 내 이미지가 자유롭고 특이하고 이런 건데, 내가 지키지 않으면 특이한 게 아니라 그냥 ‘또라이’가 되기 때문에 조심한다.
지금의 인기에 만족하나?
우리가 정점을 찍든, 안 찍든 그런 게 중요하진 않다고 생각한다. 팀보단 개인적으론 다 잘되고 있고. 아, 해외에선 슈퍼주니어가 최고다. 해외 나가면 나 지금 누워서 인터뷰해야 된다. 대만에서 38주 1위하고…. 다음에 중국에서 화보 한번 찍자, 나 중국에선 완전 신이다.
외모만 보면, 쟈니스 계열의 뮤지션을 비롯, 천생 일본 아이돌의 얼굴이란 생각이 든다. 실제로 종종 그룹 NEWS의 야마시타 토모히사나 미야비같은 뮤지션과 비교되기도 한다. 좀 더 일본 활동에 집중하고 싶진 않나?
처음부터 동방신기는 일본, 슈퍼주니어는 중화권을 겨냥해 데뷔했다. 어렸을 땐 아무래도 일본 쪽에서 더 하고 싶었다. 그런데 중화권에서 인기가 많다 보니 이것도 나쁘지 않단 생각이 들었다. 일본에서도 아레나 규모의 공연장에서 3일 동안 콘서트하고, 활동이 적었던 것에 비해 반응이 좋다.
슈퍼주니어 T의 ‘로꾸꺼’가 오리콘차트 2위로 가장 반응이 좋았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트로트 곡이다 보니, 스타일에 대해선 좀 아쉽지 않았을까?
모든 사람이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로꾸꺼’ 했다고 이미지를 다 깎아먹는 건 아니다. 난 명품 옷도 안 입는다. 필요 이상의 자신감일지도 모르지만, 나 스스로에게 가장 힘을 주고 자기를 응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로꾸꺼’는 정식 활동이 아니었기 때문에 괜찮다. 정식 일본 진출인데, 처음이 ‘로꾸꺼’였으면 좀 속상했을 수도 있다. 슈퍼주니어 T 1집이 한국에서도 잘됐다. 그런데 난 2집 안 내겠다고 했다. 너무 예능 위주의, 재미있는 이미지만 박힐 것 같아서.
그렇다면 연기를 다시 해보는 건 어떤가? 최근 거의 작품이 없다. 오히려 당신보다 늦게 연기를 시작한 최시원이 더 자주 보인다.
내가 기복이 좀 심하다. 한때 회사에 드라마랑 영화만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래서 회사에서도 영화랑 드라마만 잡아줬다. 그런데 작년에 디제이를 다시 시작할 무렵, 영화가 같이 들어왔는데 내가 디제이를 택했다. 맘이 좀 자주 바뀐다. 지금은 내가 MC로 자리를 잡고, 군대를 가든 쉬든 해야 할 것 같다.
- 에디터
- 유지성
- 포토그래퍼
- 목나정
- 스탭
- 스타일리스트/ 김봉법, 헤어 스타일링/ 선오, 메이크업/ 전희경, 어시스턴트/박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