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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요하는 마음

2011.07.08이충걸

오메가의 새로운 시마스터 플래닛 오션은, 오메가의 DNA를 스타일리시하게 재해석한 채 경쟁자를 위축시킬만한 기술로 무장했다. 오메가가 어떤 마켓을 겨냥하고 있는지 단번에 알고 말았다.

시계의 세계에서 이탈리아는 신상품을 테스트하는 아주 중요한 장소다. 2005년 첫 출시 후 6년 만에 라인 전체를 충격적으로 업그레이드한 시마스터 플래닛 오션 Seamaster Planet Ocean 컬렉션이 5월 19일 이탈리아의 고대 리조트 섬인 카프리 섬에서 론칭되었다.

새로운 시마스터 플래닛 오션은 우아하고 전통적이면서, 강건하고 기능적인 오메가 디자인의 DNA를 재해석한 다음, 경쟁자를 위축시킬만한 기술로 중무장했다. 사파이어 글라스 케이스 뒷면으로 오메가 인하우스의 코-액시엘 매뉴팩처 무브먼트가 진자운동할 때, 경이로운 사물 앞에서 동요하는 마음이 어떤 건지 비로소 알았다.

새로운 플래닛 오션 모델 중 두 개의 남성용 버전에는 8500 칼리버, 여성용 모델에는 8520 칼리버가 탑재되었다. 한편 45.5mm의 플래닛 오션 크로노그래프만을 위한 칼리버 9300을 공개한 건 오메가에게도 의미심장한 일이다. 시계를 안다면 개발하는 데 6년 걸린 칼리버 9300의 진가와 내외부 기술의 가치를 알 것이다. 그 위용 앞에선 60시간 파워리저브, 단방향 회전 베젤, 헬륨 방출 밸브, 세라믹 베젤, 게다가 파란색 베젤에 쓰인 리퀴드 메탈(같은 중량의 플래티늄보다 3배 비싼 실험단계의 특별한 합금) 소재, 600미터 방수기능조차 하나의 팁으로 보인다.

나는 경련하듯이 엄지손가락을 번쩍 들었다. 달에 시계를 보내 문명의 정점을 헤엄쳤던 오메가는 지금, 시계를 하나의 런웨이 아이템으로 받아들인 채 패션이라는 마켓으로 진군했다. 그러니까 플래닛 오션은, 스위스식 노하우와 럭셔리의 전통, 절정의 스타일과 태도가 혼합된 상품의 강력한 데뷔인 셈이다.

    에디터
    이충걸(GQ KOREA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