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의 작은 골목, 옷 가게와 빈티지 소품가게가 위아래로 들어찬 그곳에 독특한 향기를 내는 술집이 하나 생겼다.
압구정의 작은 골목, 옷 가게와 빈티지 소품가게가 위아래로 들어찬 그곳에 독특한 향기를 내는 술집이 하나 생겼다. 압구정에 남는 마지막 한옥집의 내부만 조금 개조해 베란다를 만들고, 테이블 간격을 회장님 집무실보다도 넓게 배치한 이 술집의 이름은 ‘베란다’. “여기 위층이 제가 사는 집이에요. 당연히 제가 가고 싶은 술집을 떠올리며 꾸몄어요. 소주 먹고 싶은데, 이 근처 소주 파는 덴 죄다 시끄럽잖아요. 저희는 고요해요.” 송주후 대표의 말이다. 술도, 술 안주도 송 대표가 먹고 싶은 걸로만 골랐다. 호주 르꼬르동 블루에서 프렌치 요리를 전공했는데도 그의 말은 단호했다. “프렌치, 별로에요. 싫어해요. 한식이 좋잖아요.” 순진하고도 정직한 ‘뉘앙스’가 자꾸 이어졌다. 그래서 그는 밥도 먹고 이어서 술도 마실 수 있도록 메뉴를 촘촘하게 짰다. 모두 무던하고 ‘모던’하다. 예약하면서 원하는 메뉴를 이야기하면 요리도 해준다. 얼마 전까지 전어 회를 열심히 무치고 전어 구이에 불을 정성껏 지폈다. 송 대표와 취향이 비슷하다면, 바로 단골이 되고 말 테다. 골뱅이 삼겹살 2만8천원, 단호박 해물찜 2만8천원, 소주 5천원. 02-512-1050.
- 에디터
- 손기은
- 포토그래퍼
- 김종현, 한상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