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dget

뉴 아이템 – 1

2012.02.03GQ

부수는 것 빼곤 다 해본 여덟 개의 신제품.

파나소닉 GX1

미러리스 카메라가 이제 기계적 완성도의 종착역까지 왔다. 이달에 출시된 GX1과 넥스 7이 그걸 증명한다. GX1은 1600만 화소가 미러리스 카메라의 기본 사양이 될 것임을 말한다. 이제 미러리스가 DSLR에 비해 약점이라고 평가받는 건 몇 가지 남지 않았다. 굳이 꼽자면 보디의 완성도와 연사 성능 같은 기계적인 부분이다. GX1은 이런 부분을 모두 만족시킨다. 파트너인 라이카 덕분인지, 디지털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기계적 완성도를 보여준다. 하지만 단연 놀라운 건 연사 성능이다. 초고속 모드로 연사 촬영시 초당 20프레임까지 가능하다. 렌즈는 14-42(35mm 필름 환산)가 기본 사양으로 함께 판매되고 있는데, 이 렌즈의 크기와 무게가 놀랍다. 파나소닉도 그걸 잘 아는지 이점을 집중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경쟁사인 소니의 절반 수준 밖에 되지 않는 렌즈 크기는 분명, 매력적이다. 여러 면에서 GX1은 지금까지 존재하는 중급기 미러리스 카메라 중에서 가장 완벽에 가깝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는 저감도의 미지원이다. GX1의 최저 감도는 160인데, 대부분의 카메라가 감도100을 지원하는 점을 생각하면 아쉽다. 아직까지도 슬라이드 필름을 고집하는 사진가들이 있는 것은 저감도 슬라이드 필름에서 느낄 수 있는 매끄러운 입자 때문일 것이다. 지금은 단종된 벨비아50(RVP)은 감도가 50이었다. 감도가 낮을수록 입자가 곱다. 물론 빛을 화학작용으로 연결하는 필름의 고유한 특성 때문에 가능한 ‘고운 결’이겠지만, GX1에서도 기대해봄 직한 아쉬움이다. GX1뿐만 아니라, 지금까지의 디지털 카메라는 고감도와 저노이즈 기술 개발에 혈안이 됐었지만, 이제는 저감도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화질을 보여주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RATING ★★★★
FOR 레드핫칠리페퍼스 ‘Can’t stop’.
AGAINST 후지필름 벨비아50.

교보 E리더

교보문고에서 전자책 리더를 만들었단 소식에 ‘전자책의 시대’가 육박했다는 기대가 있었을 것이다. 삼성과 아이리버의 전자책 리더에 콘텐츠를 제공할 때에 비해 비약적으로 전자책의 양이 많아졌다는 점, 낮은 전압이 가해졌을 때 미세 거울의 반사율을 바꿈으로써 색상이 달라지도록 하는, 새로운 개념의 미라솔 디스플레이가 교보 E리더에 적용되었다는 점을 보면 근거가 없지는 않았다. 기기는 있으나 콘텐츠는 없었던 상황이 개선됐고, 흑백 표현밖에 할 수 없으면서 느린, 또 광원이 없는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전자 잉크의 문제를 해결했다. 한 번 충전으로 하루 30분씩 독서할 경우 21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경제성까지, 새로운 디스플레이 채택과 함께 덤으로 얻었다. 교보문고가 전자책 리더에서 꽤한 변화, 내놓은 시점은 꽤 적절하다. 하지만 교보 E리더 역시, 이전의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전자책 리더가 처한 상황을 혁신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일단, 가장 작은 폰트로 글을 봐도, 5.7인치의 LCD는 실제 페이지의 채 반도 담지 못한다. 어린이 책에서나 볼 수 있는 편집과 둔해 보이는 기기의 몸체도 비상식적이다. 아무리 이전의 전자책이 너무 촘촘해서 가독성이 떨어졌어도, 이런 식은 아니었고, 아이리버 스토리 같은 제품의 디자인은 꽤 쓸 만했다. 조도 센서가 있어 주변 밝기에 따라 화면 밝기가 자동으로 조정되고, 1024×768의 해상도를 지원해 동영상까지 감상할 수 있다는 게 교보 E리더의 혁신으로 강조되나, 그렇다면 비교 대상은 스마트 패드까지 확장해야 한다. 실제로 갤럭시 탭에 기본 탑재된 리더스 허브를 통하면 교보문고의 전자책을 모두 구입해서 읽을 수 있다. 34만9천원은 전자책만 읽는 용도로 구입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단가를 낮추거나, 음성으로 읽어주는 TTS 기능이 한글까지 확장되는 등의 개선으로, 지금보단 ‘전자책의 시대’를 기대한다.

RATING ★★★☆☆
FOR 책벌레.
AGAINST 책벌레.

    에디터
    정우영, 양승철
    포토그래퍼
    김종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