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채닝 테이텀의 뜀뛰기 1

2012.03.29GQ

채닝 테이텀은 한 번에 4백 발의 총알을 쏜다. 연속으로 위스키 아홉 잔을 들이킬 수도 있다. 때로는 애완견 루루에게 <더티 댄싱>에 나오는 춤 동작을 가르치기도 한다. 인생이 즐겁기 때문에.

의상 협찬/ 재킷은 울리치 존 리치, 스웨터는 질 샌더.

의상 협찬/ 재킷은 울리치 존 리치, 스웨터는 질 샌더.

“뭐 재미있는 거 하고 싶지 않아요?” 채닝 테이텀이 물었다. “어떻게 보면, 이건 사디스트적이에요.” 지금 테이텀은 44매그넘을 들고 있다. 은색 몸체에 약간의 상처가 있는 44매그넘은 무섭고 치명적인 총이다. 한껏 부풀어오른 리볼버가 화력을 내뿜고, 방아쇠를 당길 때마다 공기가 세차게 얼굴에 부딪힌다. 테이텀은 이 총을 “미친 물건” 이라고 불렀다. 그러고 나서 멀리 떨어진 테니스 공을 맞추기 위해 방아쇠를 확 당겼다. “젠장! 젠장!” 그가 투덜거렸다. 그리고 갑자기 뭔가에 도취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눈을 머리 쪽으로 올리고, 불만이 가득 찬 표정으로 입술을 오므리며 묘한 미소를 지었다. “어렸을 때, 미시시피에 있는 늪 지역에 살았어요. 아버지는 맥주 캔을 물에 던지고는 나보고 그것을 맞춰보라고 했죠. 우리 집에 진짜 큰 2연발 총이 있었거든요. 어릴 때니까 그 총을 쏘면 전 정말 말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어요. 그런데도 술까지 먹고 사격을 했다니까요.”

약 두 시간 전, 테이텀은 기사가 딸린 차를 타고 나를 마중 나왔다. 그는 손을 크게 벌려 포옹으로 우리를 반겼고 등을 힘차게 두들겼다. 이동하는 링컨 자동차 안에서 테이텀은 가방에서 반쯤 남은 위스키를 꺼내 들이켰다. “비밀만 지킬 수 있다면, 우리 술 마시고 사격 한번 해봐요.” 그는 진지함이라곤 없었다. 소매로 술병 입구를 쓱 닦더니 나에게 넘겼다 “예수님을 위해!” 석양을 따라 달리는 차 안에서 테이텀이 외쳤다. 중간쯤 가다 차에서 내려 횡단보도에 서 있는 그를 봤을 땐, 한 손엔 카페라테를 들고 로스엔젤레스를 쓸고 다닐 만큼 긴 가운을 걸치고 있었다. “남자용 드레스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고 싶었어요. 예수님같이 옷을 입고 거리를 돌아다닌다면, 하루 종일 신날 것 같아요.”

두 시간 뒤 도착한 사격장에서 채닝 테이텀은 영화 <더티 해리>에도 나온,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총이라고 불리는 물건을 장전했다. 위스키 샷을 여러 차례 들이킨 상태인데도 움직임은 멀쩡했다. 테이텀은 고글을 얼굴에 맞게 조절하고, 귀에 귀마개를 꽂았다. 두꺼운 플란넬 셔츠 안에 느슨한 회색 티셔츠를 입었고 배기 바지에 목이 높은 운동화 차림이었다. 그는 이두박근이 꿈틀댈 정도로 육중한 매그넘을 가뿐히 들어올렸다. “저기 저거 보이죠? 우리라고 생각해봐요. 우리 좀 있다 뇌가 터질지도 몰라요.” 그는 그의 머리카락 색도 내 머리카락 색도 아닌, 노랑과 흰색으로 만든 사람 모양의 커다란 과녁을 겨냥했다. “총알 장전합니다!” 테이텀이 말했다. “발사합니다!” 저 멀리 창문을 통해 보이는 로비엔 구형 TV가 놓여 있었다. 화면에는 시체를 부검하는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테이텀은 팔을 길게 뻗고 다리를 고정시켰다. 그리고 모형의 머리에 총을 조준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사격은 아주 이상할 만큼 병적인 게임이다. 숨을 참고, 눈을 감고, 손가락으로 방아쇠를 부드럽게 감아 올려야 한다. 그러고 나서 마지막에 숨을 내쉰다. 테이텀은 놀라울 정도로 진지하게 총을 쏜다. 영화에서 보여준 모습보다 어둡고, 진중하다. 사격을 하지 않을 땐, 대부분의 시간을 진흙으로 토르소를 조각하며 보낸다. 아니면 크레용으로 고기 포장지에 그림을 그린다. “난 4라운드 끝날 때까지 여기에 있을 거예요.” 총을 선반에 내려 놓으며 그가 말했다. 매그넘의 발사가 실패로 끝날 때마다 그는 점점 흥분했다. “한 발씩만 더 해봐요.” 그는 개구진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번에도 명중이 아니라면, 여기 평생 있을지도 몰라요.”

    포토그래퍼
    Norman Jean Roy
    기타
    글/ 하위 칸(Howie K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