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카타 타츠미의 장어코스 >
토사즈 소스를 곁들인 구운 장어와 오이 청담동 골목에 자리 잡은 하카타 타츠미에선 매년 이맘때쯤 장어 한 마리로 여섯 코스를 꾸미는 특선을 준비한다. 6월 1일부터 선보이는 코스의 첫 접시는 새콤하게 입맛을 돋우는 우자쿠. 구운 장어와 오이 위에 간장과 식초를 끓여 만든 토사즈 소스를 뿌렸다.
마와 달걀로 만든 장어 요리 다음 코스는 찜이다. 찐 마, 달걀, 타래 소스를 발라 구운 장어와 함께 전분이 들어간 안카케 소스를 풀어 걸쭉하게 만들었다. 따뜻하고 부드러워서 빈속을 데우는 데 좋다. 거한 식사 후에 속 편한 술안주로 곁들이기에도 그만이다.
장어 철판 구이 개인용 소형 버너에 철판을 올리고 소금으로 간을 한 장어와 버섯, 호박 등 다양한 채소를 함께 구워 먹는 요리다. 달콤하고 진한 타래 소스가 약간 물릴 때쯤, 담백하게 입 안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장어 소면 하카타 타츠미엔 도전이 느껴지는 창작 요리가 있다. 타래 소스를 발라 구운 장어, 가지, 연어 알 등을 올린 냉소바는 처음 맛보는 조합이지만, 입 안에선 익숙하게 착착 붙는다. 평양냉면에 불고기를 얹어 먹는 것처럼, 시원하고 든든하다.
장어 춘권 장어와 일본식 달걀말이, 일본식 깻잎인 시소, 모차렐라 치즈를 춘권으로 감싸 튀긴 요리다. 발라둔 장어 뼈를 함께 튀긴다. 장어 뼈는 핏물을 잘 빼고 삶은 후 튀기면 유과처럼 바삭바삭한 별미가 된다. 모양도 그럴싸해서 요리의 장식으로도 많이 쓴다.
장어 덮밥 코스의 마지막은 장어로 만들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가장 완벽한 요리인 덮밥. 장어가 줄어드는 아쉬움을 느끼면서 먹어야 제 맛이다. 맥주 한잔을 곁들여 한 그릇을 비우면 후끈한 바람도, 뜨거운 볕도 모두 다 최고의 반찬이 된다.
<스시 우오의 참다랑어 초밥과 회>
주도로 초밥 중뱃살. 오도로보단 담백하고, 아카미보단 기름지다. 입에 닿을 땐 실크 같다. 참다랑어의 뱃살을 팔로 두르면 반대쪽에서 손을 맞잡을 수 없을 정도니,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건 참다랑어가 주는 두툼한 행복이다.
오도로 초밥 대뱃살은 부드러운 맛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히 좋아한다. 달콤하면서 기름진 맛이 입 안에서 증기처럼 퍼진다. 신사동 스시 우오에서는 비행기로 공수한 캐나다산 생참다랑어의 녹아내리는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아카미 초밥 뱃살 중심부에 있는 붉은 살. 대뱃살, 중뱃살, 등지살에 둘러싸인 부분이다. 피를 잘 빼 검붉은 기운이나 얼룩이 없이 선명한 사과색이어야 한다. 가격은 오도로에 비하면 저렴하지만 한 마리 당 나오는 양은 훨씬 적다.
가마도로 아부리 가마도로는 참다랑어의 앞쪽 턱살이다. 기름기가 많아 가스 토치로 살짝 그을리면(아부리) 혀가 요동치는 맛이 완성된다. 소금을 살짝 뿌려 먹어도 맛의 궁합이 잘 맞는다. 참다랑어 목뒤살로도 ‘아부리’를 만든다.
주도로, 오도로, 아카미 모둠 회 스시와 사시미는 모두 같은 참다랑어를 쓰지만, 같은 부위라도 약간의 차이는 존재한다. 오도로의 경우 힘줄이 적은 쪽을 사시미에 쓰고 힘줄이 녹아내리는 쪽을 스시에 쓴다. 뱃살도 뼈 쪽에 가까운 윗부분은 씹는 맛이 좋아 회로 더 선호한다.
네기도로마키 참다랑어는 기름기가 많아 밥과 간장이 더해질 때 맛의 초첨이 선명해진다. 참다랑어와 차를 넣고 김밥처럼 만 마키 역시, 맛의 흔들림이 없는 완벽한 한 접시다. 스시 우오에서는 오도로로 마키를 만들어 젓가락에 자꾸만 속도가 붙는다.
- 에디터
- 손기은
- 포토그래퍼
- 이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