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페인터 박사님, 우리는 왜 자꾸 먹는 거죠?
음식 심리학이라니, 생소하다.
어렵지 않다. 같은 양의 음식도 작은 그릇에 담았을 때 더 포만감을 느낀다거나, 같은 양의 과자라도 껍질을 까 먹는 행위를 많이 할 경우 더 적은 양을 먹게 된다는 것을 발견하는 학문이다. 노력하지 않아도 적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주로 활용한다. .
같은 연구라도 활용하는 주체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더 많이 먹게 만들 수도 있는 일 아닌가?
그래서 버거킹이나 맥도날드 같은 외식 기업과 내가 별로 친하지 않다.
흥미로운 연구가 많다. 레스토랑의 음식 메뉴 이름이 설명적일수록 사람들이 더 맛있게 느낀다는데, 이 심리는 어떤 식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해산물 필레라고 쓰는 것보다 즙이 살아 있는 이탤리언 필레라고 쓰면 손님의 만족도가 더 올라간다. 레스토랑에서 활용할 수도 있겠지만, 식이요법 분야에서도 활용한다. 몸에 좋은 음식에 대한 강박 없이 더 건강한 메뉴로 선택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아한 연구도 있다. 식사할 때 주변 사람과 이야기하지 않고 먹는 일에만 집중해야 만족도와 포만감이 높아진다는 점이었다.
연구는 모두 사실이다. 하지만 음식은 식문화, 식습관에 영향을 받는 부분이 많다. 그런 의미에서 균형이 중요할 것 같다.
어떤 날은 건강이나 영양은 다 잊어버리고 정말 신나게 한번 잘 먹어보겠다, 할 수도 있는 것 아닐까?
당신 말대로 균형을 유지하면 좋겠지만, 현실은 늘 제약이 많다. 오죽하면 식욕이 감퇴된다는 푸른 음식 사진이나 추상 사진이 떠돌 정도다. 순간적으로 식욕이 떨어질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이 안 된다. 시각적인 효과를 보려면 ‘피스타치오 이론’이 더 유용하다. 피스타치오를 까 먹고 난 뒤 껍질을 옆에 쌓아두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적게 먹게 된다는 이론이다. 책상 위 보이는 곳에 늘 먹거리가 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도 크다. 심리학을 활용해 좋은 식습관을 갖도록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
- 에디터
- 손기은
- 포토그래퍼
- CHUNG WOO 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