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안 펫졸드 감독의 영화 <바바라>는 침묵이 아름답다. 기차소리, 바람소리, 파도소리, 자전거 바퀴 굴러가는 소리. 대사는 많지 않지만, 대사와 대사 사이의 시간은 빽빽한 공기로 가득하다. 폭격이 일어나기 직전처럼, 터질 듯 터지지 않는 시한폭탄 같은 긴장은 바바라(니나 호스)가 큰 눈을 껌뻑일 때 마다 조금씩 더해진다. 크리스티안 펫졸드는 빔 벤더스나 베르너 헤어조크에서 멈춘 것 같았던 독일 영화를 다시금 주목시키고 있다. 덕분에 독일 영화는 한번에 훌쩍 건너뛸 수 있었다. 올해 초 개봉했던 <바바라>는 12월 28일,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다시 볼 수 있다.
- 에디터
- 양승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