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보기만 해도 가슴 떨리는 자동차들. 그리고 단 한 대를 위한 영예. 3월엔 BMW 220d M 스포트 패키지다.
![엔진 직렬 4기통 직분사 디젤 배기량 1,995cc 변속기 자동 8단 구동방식 후륜구동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8.8kg.m 공인연비 리터당 16.7킬로미터 가격 3월 6일 공개 예정](https://img.gqkorea.co.kr/gq/2014/03/style_55ed3f973f392.jpg)
BMW 220d M 스포트 패키지
어떤 차는 운전석에 앉는 순간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그 차를 타고 한강을 건너고, 일부러 산길을 타고, 내친김에 고속도로까지 달려보기도 했다. 그러는 중, 운전석에서의 첫인상이 적중했다는 걸 몸으로 확인하는 과정의 쾌감도 상당했다. 자동차가 주는 재미 중 하나는, ‘마음먹은 대로 딱 내 몸 같은’ 움직임을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하니까. BMW처럼 정직하고 즉각적인 자동차라면, 2시리즈처럼 직설적인 성격의 차라면 더욱 그렇다. 아주 작고 사소한 요소로부터도 차량 전체의 성격을 유추할 수 있다.
220d의 운전석은 그 자체로 바짝 긴장돼 있었다. 엉덩이는 도로에 가까웠고, 허리는 시트에 결박된 것 같았다. 아직 시동을 걸기 전이었다. 그래도 이 차가 어떤 성격으로 달릴 수 있을지를 예상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운전 자체에 재미를 느끼는 당신이라면, 바로 이 순간부터 BMW 220d의 운전을 시작한 거나 다름없을 것이다.
1,995cc 직렬 4기통 직분사 디젤 엔진은 이미 익숙하다. 한국 시장 부동의 베스트셀러 520d에 쓰였던 그 엔진이 맞다. 520d는 나무랄 데 없는 세단이었다. 디젤 엔진에 대한 편견을 본격적으로 박살냈던 것도, 리터당 16.9킬로미터의 연비로 새로운 기원을 열었던 것도, 그 와중에 BMW 본연의 날카로움을 웅변했던 것도 520d였다. 시장의 응답은 과연 합리적이었다. 같은 엔진이 220d의 보닛 안에 들어 있다. 같은 힘으로 훨씬 작은 차체를 움직인다는 뜻이다. 전장은 520d보다 약 50센티미터 짧다. 폭은 약 12센티미터 좁다. 높이는 5센티미터 낮다. 무게는 255킬로그램 가볍다. 엔진 자체의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같다 해도, 그 날렵함의 정도가 다르다는 걸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수치다. 엉덩이가 도로에 가까운 만큼, 허리가 시트에 밀착된 정도에서 느껴지는 일체감만큼 220d는 움직일 수 있다. 게다가 같은체급에서는 흔치 않은 후륜구동이다.
그래서 질문 하나. 대체 운전석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의 조건은 뭘까? 시속 100킬로미터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단 4.2초인 어떤 스포츠카를 타는 재미도 있다. 전통의 SUV를 타고 오프로드를 주파하는 데도 물론. 독일차처럼 꽉 조인 감각, 영국차처럼
위트 있는 감각에도 각각의 재미가 있다. 220d가 극단적인 성능을 과시하는 차는 아니다. 하지만 그 개성 그대로, 어쩌면 가장 담백한 방법으로 재미를 추구하는 차다. 그런 고집이 안팎으로 충실하게 구현됐고, 2도어 쿠페의 정석을 밀어붙여 출시한 정교함 역시 멋지다. 재미와 멋을 갖춘 BMW 쿠페다. …더 필요한 설명이 있을까?
![시트가 허리를 잡아주는 정도에서 운전감각을 유추하듯, 어떤 차는 손아귀에 핸들이 들어오는 정도로도 짐작할 수 있는 바가 있다. 220d의 핸들은 과연 듬직하다. 꽉 쥐었을 때 눌리는 정도, 손아귀에 꽉 차는 감각에도 신뢰가 생긴다면 과장일까? 인테리어의 다른 요소들은 요즘 BMW의 디자인 언어를 그대로 따른다. 운전자 중심의 선 처리, 단정하고 효율적인 모니터, 그 안에서 한층 빨라진 반응 속도 역시.](https://img.gqkorea.co.kr/gq/2014/03/style_55ed3f978d1c9.jpg)
THE COMPLETE BMW LINE UP
이제, BMW의 모든 라인업이 완성됐다. 2시리즈의 출시가 마지막 퍼즐을 채웠다. 귀엽고 당찬 해치백 1시리즈부터, 명실상부한 BMW의 기함 7시리즈까지. 한국에서 모든 BMW를 당신의 위시리스트에 올려놓을 수 있다는 건 BMW가 2014년에 비로소 이뤄낸 성취이기도 할 것이다. 이 라인업 안에 인생과 시간, 멋과 여유, 고집과 철학이 다 들어 있다. 이게 다가 아니다. BMW는 오는 상반기에는 전기차 i3, 하반기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슈퍼카 i8 쿠페를 출시할 예정이다. 다 가질 순 없지만…. 듣기만 해도, 왠지 배가 다 불러오는 소식.
M 스포트 패키지의 존재 이유
M은 BMW의 고성능 브랜드다. M 스포트 패키지는 뼛속부터 M은 아니되, 겉에서 볼 땐 M처럼 보이도록 꾸며주는 패키지다. ‘M도 아닌데 그렇게 보이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안개등 대신 큼직한 그릴이 생겨 공격적인 범퍼, 날렵하고 멋스러워서 M 특유의 브레이크 캘리퍼가 그대로 보이는 휠, 그대로 바람이 흘러 지나가는 것 같은 공기역학을 상상하다 보면 과연, 멋과 기분이야말로 운전의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걸 깨닫게 된다.
딩크? DINK!
BMW가 밝힌 2시리즈의 주요 고객층은 30~40대 고소득 딩크족이다. 딩크는 자녀가 없는 맞벌이 부부(Double Income No Kids)의 약자다. 하지만 결혼 여부가 중요할까? 다만 경제적으로 풍족하고 정신적으로 여유 있는 두 사람 혹은 당신 자신만을 위한 차라는 뜻이다. 매우 적절한 설정, 부족할 것도 과할 것도 없는 선택, 220d의 특성만을 놓고 판단하자면 권태라곤 없을 것 같은 시간에 대한 약속일 수 있다. 한 대의 자동차가, 생각보다 많은 걸 담보하거나 혹은 변화시킬 수 있다.
![폭스바겐 7세대 골프 GTI 가격 미정. 메르세데스-벤츠 CLA 클래스 4천6백30만원. 아우디 A3 세단 3천7백50만~4천90만원.](https://img.gqkorea.co.kr/gq/2014/03/style_55ed3f99229d0.jpg)
YOUR SHOPPING LIST
메르세데스-벤츠 CLA 클래스는 4도어 쿠페다. 소형 쿠페를 원하지만 문이 둘 뿐인 것에 불편을 호소했던 사람들을 제대로 겨냥했다. 벤츠에 응당 기대할 수 있는 고급함을 충실히 갖췄고, 거기에 풍족한 감성까지 제공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선택지일 수 있다. 아우디 A3 세단은 우아한 합리를 지향하는 소형 세단이다. 매우 안정적이고 세련됐다. 7세대 골프 GTI는 골프의 고성능 버전이면서 ‘베이비 포르쉐’의 전통을 잇는 새 모델이다. 아직 출시되지 않았지만 알면 알수록 치명적이다. 이 목록에는 쿠페, 세단, 해치백이 섞여 있다. 소형 수입차가 이렇게 풍성해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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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정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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