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항상 성급하다. 물은 아직 얼어 있었다. 그래도 달려야 하는 3월이라면.
![엔진 V6 3.0리터 가솔린 최고출력 350마력 최대토크 51kg.m 공인연비 리터당 7.7킬로미터 0->100km/h 5.6초 가격 1억 9백만원](https://img.gqkorea.co.kr/gq/2014/03/style_55ed3ef670474.jpg)
마세라티 기블리 기블리는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은 마세라티의 가장 새로운 이름이다. 두개골을 찌르고 흔드는 것같이 단호한 직선이었던 배기음은 이제 가슴께를 울린다. 그 울림이 그대로 뱃속을 간지럽힌다. 인테리어는 확실히 개선됐다. 매우 단정해졌다. 동시에 효율적이다. 센터패시아에는 커다란 스크린이 생겼다. 그 안에 필요한 모든 버튼이 다 있고, 그걸 터치하는 감각이야말로 새롭고 상쾌하다. 마세라티 정통의 세단, 콰트로포르테보다 좀 작지만 여전히 넉넉하고 의연하다. 가격은 1억 9백만원. 상대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마세라티다. 겉이 이렇게 아름답고, 속은 편안하고 고급하며, 그 소리와 감각으로 사람을 이렇게까지 흥분시키는 자동차는 과연 희귀하다.
![엔진 1,991cc 직렬 4기통 터보 가솔린 최고출력 360마력 최대토크 45.9kg.m 공인연비 리터당 10.6킬로미터 0->100km/h 4.6초 가격 6천9백70만원](https://img.gqkorea.co.kr/gq/2014/03/style_55ed3ef6b4e45.jpg)
메르세데스-벤츠 CLA 45 AMG 4MATIC 보닛에 잡힌 두 개의 성난 주름과 범퍼 아래 뚫려 있는 커다란 숨구멍은 확실한 공포의 상징이다. 이 예쁜 차가 실은 AMG라는 것, 장기가 뒤틀릴 것 같은 감각으로 달릴 수 있다는 것, 이 우아함 안에 광폭한 고성능을 감추고 있다는 사실. CLA는 2003년에 처음 선보인 벤츠의 소형 쿠페다. 지붕선은 둥글고 날렵한데 문은 착실하게 네 개를 다 가졌다. 하지만 체급과 장르를 따지기 전에, 다만 “예쁘다”고 혼자 중얼거리기도 했던 오후. 이 길이 트랙이었다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달렸을 어떤 날을 상상하기도 하는 것이다. 어떤 차의 운전석은 이런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고유의 감각만으로 일상을 순식간에 벗어나버린다.
![엔진 1,984cc L4 TFSI 최고출력 265마력 최대토크 35.7kg.m 공인연비 리터당 9.8킬로미터 0->100km/h 5.2초 가격 7천8백20만원](https://img.gqkorea.co.kr/gq/2014/03/style_55ed3ef706581.jpg)
아우디 TTS 컴페티션 TTS가 이렇게 당찬 차라는 걸 오래 잊고 있었다. TTS 컴페티션은 전 세계에서 딱 5백 대만 생산된 한정판이다. 원래 없었던 리어 스포일러가 생겼고, 운전석과 조수석 스티치는 야구 글러브를 저미는 그 방식 그대로다. 이렇게 작은 세부만으로도 소년이 된 것 같은 기분이라니. 그 기분 그대로 심장 박동이 빨라질 정도로 달릴 수 있고, 감당할 수 있는 속도를 벗어나는 순간에는 아우디 콰트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그대로 더 밀어붙인다. 더 강력한 새 차, 더 예쁜 차는 무수히 출시됐다. 하지만 아우디 TTS의 물방울 같은 디자인이야말로 아이콘의 지위에 올랐고, 진짜 소유욕은 이렇게 작은 세부에서 비롯되는 법이다.
![엔진 V6 3,498cc 가솔린 하이브리드 최고출력 306마력 최대토크 35.7kg.m 공인연비 리터당 12.6킬로미터 0->100km/h 5.1초 가격 6천7백60만원](https://img.gqkorea.co.kr/gq/2014/03/style_55ed3ef74b2df.jpg)
인피니티 Q50 하이브리드 동양의 감수성이 자동차에 요구하는 지점을 정확히 충족하면서도 운전 재미를 놓지 않았다. 이건 인피니티의 장기다. 시동을 걸면 ‘부르릉’ 하지 않고 가전제품의 전원을 올린 듯 ‘반짝’ 한다. 주행 후 얼마간은 스르륵, 전기 모터만으로 움직인다. 그렇다고 이 걸출한 세단의 성격을 얌전한 하이브리드에 맞추면 곤란하다. 화끈하게 달린다. 전기 모터는 획기적인 연료 절감을 위한 게 아니라 내연기관에 힘을 보태려는 의도가 더 짙어 보인다. 그렇게 달리면서도, 넉넉한 공간감 안에서 마음을 놓을 수 있다. 날렵하면서 여유 있고, 편안하면서 역동적이며 또한 안정적이다.
![엔진 V6 3,498cc 가솔린 최고출력 263마력 최대토크 33.2kg.m 공인연비 리터당 10.6킬로미터 0->100km/h N/A 가격 5천2백90만원](https://img.gqkorea.co.kr/gq/2014/03/style_55ed3ef7865b1.jpg)
2014 닛산 패스파인더 꿀렁꿀렁 파인 흙길이라도, 범퍼 아랫부분이 닿을 것 같은 언덕이라도 훌렁 넘어버린다. 그 감각이 듬직하고 의뭉스러워서, 운전자는 마냥 마음을 놓게 된다. 이 차에 탈 수 있는 일곱 명의 승객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패스파인더를 가진 사람의 어깨에는 누구라도 기댈 수 있을 것 같다. 엔진룸에선 큰 기둥이 뿌리부터 울리는 것 같은 소리가 난다. 이렇게 믿음직한 가운데 핸들링은 의외로 날렵하다. 그 감각 그대로 웬만한 오프로드는 스트레스 없이 달릴 수 있으니 패스파인더의 지향점은 명확하다. 가족을 모두 태우고, 지난 주말보다 더 먼 곳으로 떠나라는 거다. 그게 패스파인더pathfinder의 진짜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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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정우성
- 포토그래퍼
- 이신구
- 스탭
- 어시스턴트 / 이범식, 강승균, 박현상, 이승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