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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는 살아있다

2015.02.16GQ

미국 디트로이트의 코보 센터에서 2015 북미 국제 오토쇼가 열렸다. 눈 덮인 디트로이트를 뜨겁게 달군 신차 12대를 추렸다.

01. 미니 JCW
미니는 신형 JCW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55년 미니 역사상 가장 강력한 엔진을 품었다. 직렬 4기통 2.0리터 트윈파워 터보 엔진은 231마력을 뿜는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킬로미터까지 가속하는 덴 6.1초 걸린다. 최고속도는 시속 246킬로미터다. JCW는 존 쿠퍼 웍스의 줄임말. 존 쿠퍼(1923~2000)는 레이싱카 제작에 탁월했던 엔지니어다. 그가 랠리 드라이버와 일반 운전자를 위해 1961년 개발해 선보인 미니 쿠퍼는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오늘날 그의 성은 미니 모델명으로 계승되고 있다. 운전 재미가 남다르다.

 

02. 쉐보레 볼트
쉐보레는 두 가지 볼트를 선보였다. 첫 번째는 기존 볼트Volt의 후속이다. 신형 볼트는 리튬 이온 배터리와 드라이브 유닛, 직렬 4기통 1.5리터 가솔린 직분사 엔진과 주행거리 연장 시스템을 짝지었다. 전기 모드로 80킬로미터, 1회 충전으로 최대 640킬로미터를 주행할 수 있다. 드라이브 유닛은 이전보다 무게를 45킬로그램 줄이되 효율은 12퍼센트 높였다. 그 결과 시속 49킬로미터까지 가속이 19퍼센트 더 빨라졌다. 또한, 배터리 팩은 차체 밑바닥에 깔아 무게중심을 낮췄다. 쉐보레는 엔진 없이 전기 모터로만 달리는 볼트Bolt 콘셉트도 선보였다. 1회 충전으로 321킬로미터까지 달린다.

 

 

 

03. BMW M6 쿠페

6시리즈 부분 변경 모델이다. 앞뒤 범퍼와 키드니 그릴을 새로 디자인했다. 그 결과 차체가 보다 넓고 견고해 보인다. 헤드램프는 풀 LED로 바꿨다. 좀 더 다양한 기능을 담은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는 옵션으로 준비했다. 자토바 메탈릭, 캐시미어 실버 메탈릭 등 5가지 차체 컬러도 추가로 마련했다. 엔진은 V8 4.4리터 가솔린 450마력, 직렬 6기통 3.0리터 가솔린 터보 320마력, 직렬 6기통 3.0리터 디젤 터보 313마력 등 세 가지다. 변속기는 8단 자동, 굴림 방식은 뒷바퀴가 기본이고 사륜구동은 옵션이다. M6 역시 파워트레인은 기존과 같다. V8 4.4리터 트윈파워 터보 엔진으로 560마력을 낸다.

 

 

 

04. 인피니티 Q60

내년 인피니티가 선보일 쿠페의 예고편이다. 인피니티 부사장 및 제품 전략 총괄 책임자 프랑수와 밴컨은 “지금까지의 인피니티 콘셉트 카 중 가장 감성적이면서 현실화가 가능한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Q60 콘셉트는 두 개의 문에 뒷좌석을 갖춰 앞뒤로 두 명씩 앉을 수 있는 2+2 쿠페다. 이전 G 시리즈 쿠페의 후속으로 짐작된다. 에센스에서 싹을 틔워 Q50으로 꽃피운 디자인 테마를 계속 이어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얇은 눈매와 더블 아치 그릴, 독특하게 꺾은 C필러 등 최신 인피니티만의 전형적 요소로 가득하다. 그런데 비율도 좋고 요모조모 예쁜데도 가슴이 두근거리진 않는다. 도전과 혁신, 모험은 찾을 수 없어서다.

 

 

 

05. 벤틀리 뮬산 스피드

벤틀리는 창업 직후 각종 레이스에서 우승을 휩쓸며 라이벌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스피드는 이런 배경에서 고안된 상징적 기호다. 우람한 뮬산도 예외는 아니다. 엔진은 V8 6.75리터 트윈터보로 537마력을 낸다. 최대토크는 112.1kg.m나 된다. 얼마 전 LA 모터쇼에서 공개한 그랜드 컨버터블 콘셉트의 심장과 똑같다. 벤틀리 스피드 모델의 가치는 숫자로 입증된다. 뮬산 스피드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백 킬로미터 가속을 4.9초에 마친다. 최고속도는 시속 305킬로미터다. 동시에 연비도 개선해 항속거리를 80킬로미터 더 늘렸다. 벤틀리에서 스피드는 해당 라인업의 최강 모델을 뜻한다.

 

 

 

06. 현대 HCD-15

현대차가 북미 픽업 시장 진출을 꾀한다는 소문은 꽤 오래전부터 들려왔다. HCD-15는 그 결과물이다. 픽업의 본고장 미국에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현대 캘리포니아 디자인센터에서 선보인 15번째 콘셉트카란 뜻이다. 스케일을 키웠을 뿐 현대차 고유의 표정을 완성하는 헥사고날 그릴은 빼놓지 않았다. 뒷좌석 드나들 문은 경첩이 뒤에 달린 이른바 수어사이드 도어suicide door다. 직렬 4기통 2.0리터 터보 디젤 엔진을 얹고 제네시스로 처음 선보인 H-트랙으로 네 바퀴를 굴린다. 반응은 긍정적이었지만 현대차의 대응은 신중했다. 모터쇼 이후의 반응을 지켜본 뒤 양산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07. 포드 GT

포드 GT가 부활했다. 원조 GT는 2005~2006년에 4천38대 생산됐다. 브랜드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스포츠카였다. V8 5.4리터 트윈 슈퍼차저 엔진을 좌석 뒤에 얹고 뒷바퀴를 굴렸다. 성능이나 희소성, 가격 모두 슈퍼카로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번 GT 역시 포드의 신기술을 아낌없이 담았다. V6 3.5리터 트윈 터보 엔진은 600마력 이상을 낸다. 변속기는 7단 듀얼 클러치다. GT의 차체 앞쪽은 알루미늄, 겉껍질은 탄소섬유로 짰다. 이토록 가벼운 차체에 600마력 이상의 힘이라니, 상상할 수 있나? GT란 이름은 1966년 르망 24시간 내구레이스에서 1~3등을 휩쓴 포드 경주차에서 비롯됐다.

 

 

 

08. 포르쉐 카이엔 터보 S

포르쉐가 카이엔의 끝판 왕을 선보였다. 바로 카이엔 터보 S다. 나머지 카이엔과의 차이는 성능이다. 엔진 형식과 배기량은 V8 4.8리터 가솔린 트윈 터보로 기존과 같다. 하지만 배기 매니폴드 일체형 터보차저를 다는 등 새로 설계한 부분이 있다. 최고출력은 570마력. 이전보다 20마력 더 높다. 터보차저를 개선하면서 엔진의 반응이 한층 빠릿빠릿해졌다. 포르쉐는 카이엔 터보 S로 독일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에서 7분 59초 74의 랩타임을 끊었다. SUV 세그먼트에서 가장 빠른 기록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킬로미터까지 가속은 4.1초에 마친다. 최고속도는 시속 284킬로미터다. 이 가공할 성능을 제어하기 위해 앞 차축엔 10 피스톤 캘리퍼를 물렸다. 포르쉐 최초다. 사운드 심포저와 스포츠 배기 시스템은 옵션이다.

 

 

 

09. 뷰익 캐스카다

뷰익이 아직 살아 있었다. ‘브랜드 백화점’ GM은 2004년 올즈모빌, 2010년 새턴 브랜드를 폐지했다. 뷰익은 GM의 모태였다. 한땐 보수적 중장년층이 선호한다는 이미지 덕을 많이 봤다. 하지만 이젠 아킬레스건이다. 구매력 있고 싫증이 빠른 젊은층을 공략하는 데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캐스카다는 이런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다. 뷰익이 25년 만에 선보이는 컨버터블이기도 하다. 직물 지붕은 시속 50킬로미터로 달리면서도 17초 안에 접어 넣을 수 있다. 엔진은 직렬 4기통 1.6리터 직분사 터보로 200마력을 낸다. 한국지엠 차종으로 한국 출시를 염두에 둘 수 있는 개연성 때문에 관심이 간다.

 

 

 

10. 렉서스 GS F

지난해 RC에 이어 이번엔 GS F 모델을 더했다. V8 5.0리터 자연흡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짝짓고 뒷바퀴를 굴린다. 외모는 기존 GS와 사뭇 다르다. 보닛과 앞 펜더의 라인만 유지했을 뿐 그릴과 범퍼는 RC F를 쏙 빼닮았다. 심장을 키우고 인상만 잔뜩 찡그린 건 아니다. 이제 변속을 0.1초 만에 해치운다. 또한 RC F처럼 토크 벡터링 디퍼렌셜을 갖췄다. 따라서 굽잇길에서 좌우 뒷바퀴의 구동력을 전자식으로 조절할 수 있게 됐다. 더 날카롭게 코너를 파고들 수 있다는 뜻이다. 세 가지 모드가 있다. 스탠더드는 최적의 균형, 슬라럼은 스티어링 응답성, 서킷은 고속 주행 때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다.

 

 

 

11. 어큐라 NSX

NSX는 혼다가 일본 거품경기의 절정이던 1990년 선보여 2005년까지 생산한 스포츠카였다. 북미 지역엔 어큐라 브랜드로 팔았다. 이번엔 하이브리드다. V6 3.7리터 트윈 터보 엔진과 9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 전기 모터 세 개를 짝지었다. 여기에 실시간으로 앞뒤는 물론 좌우의 구동력까지 능동적으로 옮기는 슈퍼 핸들링-AWD를 더했다. 정숙,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트랙 등 네 가지 모드에 따라 차의 성격을 수시로 바꿀 수 있다. 앞뒤 타이어는 각각 19, 20인치로 차이를 뒀다. 미국 오하이오 주 메리스빌에서 숙련공 1백여 명의 손길을 거쳐 완성된다.

 

 

 

12. 폭스바겐 크로스 쿠페 GTE

크로스 쿠페 GTE는 5인승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UV다. 폭스바겐 브랜드의 디자인을 총괄하는 클라우스 비숍은 “크로스 쿠페 GTE는 폭스바겐이 미국 시장을 위해 개발한 새로운 SUV 디자인의 단서”라고 강조했다. 폭스바겐은 내년부터 테네시 주 채터누가 공장에서 MQB 플랫폼을 밑바탕 삼은 7인승 중형 SUV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크로스 쿠페 GTE는 지난해 공개한 크로스블루, 크로스블루 쿠페에 이어 새 양산 SUV를 암시하는 세 번째 예고편. 외모는 외풍당당하고 공격적이다. 크로스 쿠페 GTE의 시스템 출력은 355마력이다. 시속 32킬로미터까지는 전기 모터만으로 달릴 수 있다. 출력에서 짐작할 수 있듯 성능도 매섭다. 시속 96킬로미터까지 6초 만에 가속을 마친다.

    에디터
    컨트리뷰팅 에디터/ 김기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