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이병헌입니다

2015.05.06GQ

영화 <스물>을 만든 신인 영화감독입니다.

스트라이프 재킷은 라르디니 by 샌프란시스코 마켓, 흰색 차이니즈 칼라 셔츠는 써틴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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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물>의 관객 수가 2백60만 명을 넘겼다. 한동안 침체되었던 배급사 NEW에도 반가운 소식이겠다. 주말(4월 12일)이 지나면 2백70만 명 찍을 것 같다. 좀 더 잘될 줄 알았는데, 이게 생각만큼은 안 됐다. 꾸역꾸역 3백만 명은 넘겠지만.

구로사와 아키라는 <라쇼몽>의 수상이 영화가 아니라 자신에게 격려가 되었다고 했다. 요즘은 흥행이 감독에게 큰 격려가 될까? 격려는 잘 모르겠다. 돈은 좀 됐겠지만. 차기작은 할 수 있겠다는 안심? 설마 하겠지?

에전부터 궁금한 게 있다. 혹시 아스널 팬인가? 직전에 만든 독립영화 <힘내세요 병헌씨>에서 이병헌 감독이 2002년 아스널 챔피언 티셔츠를 입고 있던데. 아니다. 주연 배우가 팬이다. 나는 축구, 야구 전부 안 본다. 야구는 원래 인천 출신이라 SK 팬이다. 태평양 시절부터 좋아했다. 하지만 시간을 너무 많이 뺏겨서 안 본다. 게임도 안 하려고 한다.

지금은 어디서 사나? 방배동에 산동네가 하나 있다. 사람들은 잘 모르는 높은 동네다. 집값이 좀 싸다. 인천에서 출퇴근하기 힘들어서 빌라 전세 얻었다.

이번 영화 정산되면 ‘다운’ 타운으로 옮기는 건가? 원래 내가 이사하는 걸 좋아한다. 서울에서 벌써 연남동, 마포, 군자동, 선릉, 강동 등 많이 옮겼다.

<스물>은 독립된 신을 계속 옮겨 다니는 영화다. 각각의 신이 앞뒤 맥락 없이 웃겨서 신선했다. 보통의 에피소드 형식 영화보다 더 잘게 쪼갠 것 같았다. 각 신을 클립으로 팔아도 될 만큼. 그러려고 신경 많이 썼다. 형식적인 플롯이 아니어서 자유롭게 수다를 떨면서 캐릭터 플레이를 했다. 요즘 5분, 10분짜리 드라마에도 관심이 있다.

보는 내내 <응답하라> 시리즈가 생각났다. 그 드라마를 만든 신원호 PD는 원래 예능 PD였는데 드라마에 처음 도전하면서 호흡을 짧게, 계속 웃겨야 한다는 강박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나도 비슷한 생각이다. 코미디로 영화의 리듬감을 잡아주고 싶었다. 계속 웃기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 이야기가 세 명으로 분산되니까 차라리 산만하게 웃기는 게 나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면 오히려 산만하다고 못 느낄 것 같았다. 한데 유머 코드가 우리나라 대중과 거리가 있을 것 같아 불안했다.

극장에서 보면 젊은 사람들보다 중년층이 더 많이 웃는 것 같았다.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일단 와서 보면 엄청 좋아하는데 극장에 잘 안 온다. 이삼십 대가 부모님 모시고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니라서 흥행의 뒷심이 부족하다.

이런 형식의 영화를 찍으려면 많은 설득이 필요하지 않나? 친근한 이야기에 익숙한 캐릭터를 가지고 소소한 수다 떨 듯이 이야기를 하는 건 상업 영화에서 굉장히 위험하다. 10년 전에 내가 <스물>의 초고를 썼다. 그때 시나리오를 다시 보니까 왜 투자가 안 되었는지 알 것 같았다. 하지만 다시 각색을 하면서도 그때의 가벼움만큼은 버리고 싶지 않았다. 제작사 대표에게도 “난 지금의 플로팅ploting을 바꿀 생각이 없다. 가벼운 영화를 만들고 싶은데, 자극적인 소재를 강요한다면 안 할 거다”라고 말했다. 사실 미친 거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그래야만 했다. 다르게는 잘 만들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의외로 각색한 시나리오로 투자사든 배우든 설득이 잘되었다. “잘 좀 해주세요” 매달린 적은 없다. 의외로 현장에서도 잘 풀렸다. 그래서 더 불안했지만.

영화인 검색 순위 1위인 유명 ‘감독’이 되었다. 바뀐 건 없나? 전화 많이 오는 거 말곤 없다. 앞으로 영화제 가면 전화번호 좀 달라고 하지 않을까? 특강 요청이 많이 들어오는데 다 거절하고 지인이 부탁한 하나만 했다. 아, 전주영화제에 초대 받았다.

이준익 감독이 특강을 절대 안 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내가 거지 같은데 누굴 가르쳐?” 나도 거지 같다. 이제 겨우 빚 갚았다.

돈 말고 상은 어떤가? 단편영화 찍으면서는 상에 대해 생각했다. 단편은 상이 필요하니까 계산이 필요했다. ‘이렇게 하면 영화제에서 좋아하겠지?’ 심사위원 성격에 맞췄다. 내 단편영화 <냄새가 난다>는 그렇게 찍었다. <개콘> 같은 부분이 있다.

그 영화는 아시아나 단편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당시 심사위원이 누구였나? 김지운 감독.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안 나갔나? 그쪽과도 어울리는데. 미쟝센은 떨어졌다. 되게 기분 나빴다. 요번에 미쟝센 영화제에서 연락 올 거 같은데…. 복수할까 생각…. (주먹을 쥐고 탁자를 살살 치면서 연기하듯이) 일단 수락한 다음에 그쪽에 침투해서 그 당시의 상황들을 캐치한 후 그 상황을 봐가지고 복수할까 말까…. <힘내세요 병헌씨>도 부산영화제에 냈는데 다 안 됐다. 부산영화제도 지금 복수할 계획을 세우고 있…. 어떤 식으로든…. 차차 영화 인생 살아가면서. 위원장들 중에 지금 찍어놓은 사람이 몇 있다.

하하. <힘내세요 병헌씨>는 관객의 반응에 비해 관객 수가 좀 적었다. 당시 영화제에서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코미디 영화는 살짝 폄하 받는 분위기가 있는데, 관객상도 받아서 1만 명은 넘을 거라고 기대했다. 1만 명 넘어도 돈은 안 되지만….

독립영화에선 그 숫자가 기준이 된다. 성공한 독립영화의 기준이니까. 근데 처참하게 3천5백 명만 봤다. 지금 다시 상영하는데 하루에 두세 명씩 봐서 겨우 3천7백 명 됐다. 당시엔 기분이 썩 안 좋았다. 하지만 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상업영화 입봉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니까. 입봉하기 위해 빚도 졌다. 빚을 갚으려고 글 쓰는 작업을 굉장히 많이 했다. 발을 여러 군데 걸쳐놨다. 준비하던 영화가 세 개 정도였는데 <스물>도 그중 하나다. 이번 영화가 잘되니까 그때 내가 작업했던 영화들이 투자를 받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 작품을 내가 다 찍으면 나는 마흔까지 쉬지 못한다.

다음 영화에서 꼭 욕심내고 싶은 게 있나? <스물>은 만족스러운 영화다. 첫 상업영화라 스스로 타협을 많이 했다. 다음 영화에선 좀 더 내 스타일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대중 정서와는 거리가 있는 시나리오가 있다. 블랙코미디에 가까운데 자극적이다. 섹스 신이 워낙 많이 나온다. 남녀 관계에서 감정적인 부분에 집중하고 싶다. 어쩔 수 없는 감정? 이러면 벌써 상업적으로 구미가 당기는 주제는 아니지 않나?

<힘내세요 병헌씨>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그 영화 한 줄 요약이 돼요?” 되긴 된다. 아… 안 되겠다.

떤 얘기인지 말 안 하려고 안 되겠다고 하는 거 아닌가? 티 난다. 하하. 티 났나? 음, 한 남자가 여러 여자를 동시에 만나게 되면서 어쩔 수 없는 감정에 처해진다. 좀 사실적인 영화가 될 것 같다.

자기 고백일까? 아니. 오히려 질문에 가깝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 당신은 어떻게 할 건가? 이게 맞는 건가? 틀린 건가? 한데 아직 확정도 안 된 영화를 가지고 대화를 너무 많이 나눈 것 같다. 이 영화 투자도 힘들 거다. 캐스팅은 더 힘들 것이고.

여배우의 노출 때문에? 좀 세다. 더럽게 세다. 많이 세서 더러운 게 아니라 정말 더럽다. <힘내세요 병헌씨>는 고백에 가깝다. 내 이야기를 수다 떨 듯이, 일기처럼 썼다. 준비한 영화의 투자 심사도 지지부진하고 오랫동안 산업이 요구하는 글쓰기를 해서 지쳤을 때다. 쓰고 나니 후련했다. 쓰고 싶은 글을 쓰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난 여행보다 집에서 글 쓰는 게 훨씬 기분이 좋다.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건 창피하지 않나? 홍상수 감독의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에 이런 대사가 있다. “감독님은 왜 맨날 자기 얘기만 해요. 창피하지도 않아요?” 그랬더니 감독이 말한다. “내 얘기도 잘 모르는데 남의 얘기를 어떻게 해요.” 그걸 보면서 ‘맞아 홍상수 감독님도 저러는데 나도 그냥 영화감독 얘기해도 되겠다’ 생각했다. 이제 더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써먹을 수 있을 때까진 써먹야지. 얼마나 편한가? 그리고 자기 얘기할 때 쾌감이 있다. 치부일지언정, 영화적인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건 어마어마한 자신감이다. 어떻게 보면 잘난 척이다. 오히려 이런 이야기야말로 아무나 할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한다.

<힘내세요 병헌씨>는 자기 고백의 영화니까 자신감이 있었나? 아니, 만들어놓고 창피했다. 이거 공개 안 하면 안 될까? 한데 다 찍어놨는데 개봉 안 할 수는 없었다. 같이 만든 사람이 너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개봉했다. 나는 아직 홍상수 감독 같은 대가의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

영화를 통해 수다를 떨고 싶다고 했다. 사실 그건 영화를 만드는 목적은 아닌 것 같다. 목적이라…. 내가 막 영화를 시작할 때를 생각해보면, 좋게 말하면 순수하고 나쁘게 말하면 좀 양아치 같은 접근이었다. ‘내가 이야기를 좀 만들 줄 아네? 내가 글을 좀 쓸 줄 아네? 그러면 어디 가서 작가 소리, 감독 소리 들을 수도 있겠네? 그러면서 돈도 주네? 좀 있어 보이네? 멋진데?’ 이런 식의 접근. 이게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스물>의 주인공 치호(김우빈 역)가 그렇다. 맞다. 영화를 그렇게 시작해도 괜찮은 것 같다. 하지만 이야기를 계속 만들면서 의도하지 않았는데 책임감이 생긴다. 상업영화를 하나 개봉하니까 이렇게 많은 사람이 내 영화에 영향을 받고, 해석을 하고, 내 영화의 대해 생각하니까 조금씩 진지해진다. 아직도 그 과정 속에 있는 것 같다. 이거다!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경지에 가기 위해 찾고 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뭘까?

아직도 영화감독이란 직업을 멋있다고 생각하나? 아니, 돈 생각을 하면, 내가 시골집에서 아버지 도와주면서 받는 월급보다는 많이 버니까 괜찮긴 하다. 아! 돈 있으면 멋있는 건가? 오히려 옛날엔 영화감독이 예술가로 대우 좀 받았으니 그때 감독들은 멋있는 것 같다.

배우라는 직업은 어떤가? 배우는 진짜 모르겠다. 멋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해석하고 접근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배우는 그 사람 자체로 멋있는 거 아닌가? 직업이 멋있는 것 같지는 않다.

남자에게 멋있다는 건 도대체 뭘까?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개인의 의견보다 중요한 건 없다. 말할 수 없다.

왜? 양아치스럽다.

이 질문의 대답을 꼭 듣고 싶다. < GQ >는 남자의 멋에 대해 고민하는 잡지다. 아참, 나 < GQ >와 인터뷰하고 있었지…. 깜박했다. 집중? 너무….

너무 포장했다. 사실을 말할 순 없다. 아니면 기부? 포장해야 한다.

스스로 포장 잘해서 완만하게 말한다면? 완만하게도 말할 수 없다. 그런 식으로 쉽게 쉽게 말했다가 트위터에서 욕먹었다. 최근엔 ‘여혐러’라는 말도 들었다. 나는 진짜 여성을 혐오하는 사람이 아닌데 오해를 받았다. 근데 집중도 틀린 말은 아니다. 비슷하다. 모험에 대한 집중. 영화감독이라는 직업이 그렇지 않나? 일정한 수입이 없는 것에 대한 모험과 집중. 아니면 어깨? 허벅지? 노블레스 오블리주? 장악? 권력? 하하. 요즘은 셰프가 멋있는 것 같다. 셰프가 영어까지 잘하면 되게 섹시하다. 주방에 넓은 어깨로 있으면.

섹시한 게 멋일까? 안 그래도 요즘 요리학원을 알아보고 있다.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긴 걸까? 이번 영화가 정산되면 뭘 제일 사고 싶나? 집을 좀 옮기고 싶다. 지금 집이 좁다. 원래 살던 인천 아파트가 28평인데 거긴 괜찮았다. 내가 밖에 나가는 걸 안 좋아해서 집 안 산책을 한다. 한 시간 동안 집 안을 계속 걷는다. 지금 집은 집 안 산책을 하기에는 좁다. 나는 글 쓸 때 글이 멈추면 바로 일어난다. 그리고 마냥 걷는다. 그 버릇 때문에 집이 넓어야 한다.

노란색 트위드 재킷은 벨루티, 흰색 티셔츠는 써틴퍼센트.

노란색 트위드 재킷은 벨루티, 흰색 티셔츠는 써틴퍼센트.

방배동 집에선 뭐가 보이나? 완전 산꼭대기여서 그 일대 집 지붕들이 잘 보인다. 길이 좁아서 차로 다니기도 힘든 동네다.

차는 어떤 건가? 차는 왜?

누구나 차를 살 때 고민도 많이 하고, 벼르고 고르지 않나? 각자의 취향을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검정색 A6 탄다. 어렸을 때부터 동경해온 차여서 중고로 샀다. 나는 약간 촌스러운 면이 있었다. 차는 그랜저, 빌딩은 63빌딩. 땅은 강남. A6가 몇 년 전부터 내 로망이었다. 드림카랄까? 차를 하나 정해놓으면 몇 년 후에는 약간 무리를 해서라도 살 돈이 생긴다. 그러면 다른 차와 비교도 안 하고 샀다.

언제 샀나? 일 년도 안 됐다. 이전 차는 검정색 그랜저였다.

남자의 멋은? 외제차?

도대체 얼마나 위험한 생각이기에 이렇게 피하나? 내가 여성을 혐오하지 않은데 오해를 받아서 그렇다. 한 인터뷰에서 “어차피 여자는 다 나쁘니까 이제는 ‘아싸리, 예뻐라’ 싶기도 하다”고 얘기했다가 질타를 많이 받았다. 사실 그건 투정 비슷한 거였다. 남자든 여자든 연애에서 다들 실패해본 경험이 있고 아파해본 경험이 있는 거 아닌가? 나도 그중 한 사람일 뿐이다. 그런 아픈 경험 때문에 투정 부리듯 말한 거였는데, 활자화되니까 내가 정말 여성 혐오자같이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심해야 한다. 안 그래도 나는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인데, 이렇게 일희일비해서 굉장히 피곤하다.

얼굴이 좀 야윈 것 같은데? 아니다. 내가 80킬로그램 가까이 된다. 약간 비만 쪽이다.

그 키에 그 정도 몸무게면 정상 아닌가? 오히려 말라 보이는데? 하체비만이다. 술 마시는 것과 먹는 걸 엄청 좋아해서 관리해야 한다. 먹고 싶은 한 끼를 위해 다른 두 끼를 포기한다. 안주도 회 쪽으로 많이 고른다. 집에서 혼자 삼겹살 구워서 소주 먹는 걸 좋아하는데 고기 대신 굴비를 굽는다. 아니면 아주 간단하게 달걀 프라이를 먹거나. 혼자 술 마실 땐 먹고 싶은 걸 좀 참는다.

영화가 끝났으니 여행 가고 싶지는 않나? 비행기가 너무 무섭다. 그래서 <힘내세요 병헌씨>도 칸에 갈 수준으로 만들 수 있었는데, 내가 못 가면 억울하니까, 국내 영화제 수준으로만 만든 거였다.

그럼 다음 영화도…. 국내 영화제 수준으로….

대학교 때 배낭여행 같은 건 안 가봤나? 배낭여행도 너무 싫어한다. 중국을 배낭여행으로 가봤는데 진짜 힘들었다. 막상 가면 소수민족 만나면서 신기하고 좋은데 발이 안 떨어진다. 대체 유럽까지 비행기를 어떻게 타나? 나는 집안에서도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런 능력이 있다. 초능력.

글을 쓰는 건 오직 자신을 위해서인가? 그런 것 같다. 그래야 덜 힘들고 할 맛도 난다. 남을 위해 쓰는 건 너무 피곤하다.

영화를 하면서 가장 큰 욕심은 뭔가? 쉬지 않고 길게 이야기하는 것.

영화 그 자체가 좋은 건 아닌 건가? 혹시 이야기를 위해서 영화를 선택한 건가? 나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쪽에 가깝다. 그래서 드라마, 연극 모두 관심 있다. 시네키드가 아니다.

소설은? 소설은 피곤하다. 옛날에 신춘문예에도 한 번 도전해봤는데. 나랑 안 맞는 것 같다. 내가 그렇게 고급스럽지가 않다.

빌리 와일더의 그 유명한 말처럼 하고 싶은 것보다 할 수 있는 걸 하고 있는 건가?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함께 하고 있다. 난 그 두 가지가 겹치니 엄청나게 복 받았다. 성공하면 계속할 수 있다. 그러니 흥행이 필요하다. 이왕 할 거 면 <명량>을 넘어서 1천8백만 명 찍어야지.

젊은 사람들이 부모님을 모시고 극장에 오려면 역시 사극을 해야… 그럼 난 을지문덕? 살수대첩?

    에디터
    양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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