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ooming

면도에도 방법이 있다

2015.05.19GQ

남자라면 죽을 때까지 면도를 해야 해. 그래서 보기 좋고 기분도 좋아지는 면도법을 준비했어.

 

CARE 면도는 단지 수염을 잘라내는 게 다가 아니다. 면도도 엄연한 피부 관리다. 면도 전의 준비 단계와 면도날이 지나간 후의 피부 상태, 다시 자라날 털의 성질까지 살피는 모든 과정이 면도에 속한다.

SLOW 요즘 같은 세상에 느긋한 아침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렇다고 눈뜨자마자 면도기를 잡진 말자. 부기 가득한 얼굴은 면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10분이면 된다. 캡슐 커피를 내리거나, 낭랑한 기상 캐스터의 목소리를 듣거나, 전 여자친구의 인스타그램을 훔쳐보면 된다.

 

STEAM 피부과 의사들은 샤워할 때 면도를 하라고 권한다. 자연스럽게 생기는 습기 덕에 모공 청소까지 겸하는 정교한 면도를 할 수 있어서다. 물론 샤워 직후도, 물에 적신 타월을 잠깐 얹어놓는 것도, 다 괜찮다.

ANGLE 면도기를 얼굴에 살짝 얹는다. 꽉 누를 필요는 없다. 요즘 면도기는 킬빌의 단검처럼 날카롭기 때문에, 가볍게 스치기만 해도 충분하다.

AFTER 샤워 후엔 프리 셰이브 오일을 바른다. 현미경으로 보면 피부는 마루와 골로 형성된 우랄 산맥과도 같다. 그 빈 틈새를 프리 셰이브 오일이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까칠한 수염은 부드럽게, 면도칼은 카타리나 비트의 스케이트 날처럼 부드럽고 가볍게 움직인다. 천연 아보카도 오일 $29, 브루클린 그루밍.

WHAT 질레트 퓨전 프로글라이드 모눈종이처럼 정밀하게 면도할 수 있도록 해준다. 헤드뱅잉이 가능한 면도기 머리 부분은 또 어떻고. 누가 뭐래도 가장 큰 장점은 잠옷 바람으로 동네 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필립스 노렐코 9000 시리즈 전기 면도기가 편하기는 해도, 수동 면도기만큼 완벽하게 면도하긴 힘들다. 면도기의 벤틀리로 불리는 노렐코 9000은 조용히 강하다. 물, 젤, 거품, 크림까지. 수염에 살사 소스가 묻었어도 걱정 없다.

CREAM 샤워와 프리 셰이브 오일 작업이 끝나면 면도 크림의 차례다. 얇게 바르기만 해도 드센 수염이 얌전해진다. 아버지의 셰이빙 폼보다 싸고, 효과는 배로 좋은 면도 크림은 슈퍼마켓에 얼마든지 있다. 하이드레이트 프로 모이스처 셰이브 크림 $6, 도브 맨플러스케어.

DIRECTION 유난히 한가한 날, 수염이 자라는 방향을 꼼꼼히 확인해본다. 잘 모르겠으면 며칠 기르는 방법도 있다. 면도는 수염이 자라는 방향대로 한다. 손가락으로 피부를 팽팽히 당겨 볼, 목, 입 주변을 순서대로 깎는다.

 

MOISTURE 알코올은 마셔야지 바르는 게 아니다. 면도 후, 얼굴에 긴장감을 주고싶다면 차가운 물이면 충분하다. 세안 후엔 가벼운 질감의 보습제를 듬뿍 바른다. 여드름 피부라면 수분 함량이 조금 적은 여드름 전용 보습제를 사용한다.

[관련 기사]

▶ 얼굴 털, 이렇게 정리하자

▶ 눈썹 정리? 이것만 알면 된다

    에디터
    글 / 샘 슈베(Sam Schube)
    사진
    TOM GORMAN
    그림
    LUCI GUTIERREZ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