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ICNY는 이렇게 태어났다

2015.06.30GQ

3M 리플렉트로 유명한 힙스터 브랜드 ICNY의 마이크 셔먼을 만났다.

마이크 셔먼

ICNY의 양말이 한 켤레 있다. 형광색이고, 밤에도 잘 보이는 테이프가 붙어 있다. 3M에서 만든 리플렉티브라는 소재다. 양말은 ICNY를 대표하는 아이템이다. 곧 여자 양말도 출시한다.

ICNY의 모든 옷은 기능이 우선이다. 자전거 사고를 겪고 나서부터 이런 옷을 만들었다고 들었다. 깜깜한 밤에 자전거를 타던 중이었는데, 그 사람과 부딪치며 내 몸이 그 남자 위로 넘어갔다. 그때 난 위아래 옷, 양말까지 검정색이었다. 피를 철철 흘리며 다 부서진 자전거를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무슨 수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해서 생각한 게 3M 리플렉트? 3M 리플렉티브를 물방울 무늬로 잘라 티셔츠와 양말에 에 붙여봤다. 제법 멋이 났다. 뒤에서 헤드라이트를 비추면 양말이 깜박거리며 빛난다.

기술적으로 완성하기까지 꽤 어려웠을 거 같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3M 소재는 작업하기 어렵고 비싸다. 몇몇 모델은 아직도 그 과정에 있다. 땀이 쉽게 배출되고 건조도 빠르고 냄새도 안 나고, 평소에도 입을 수 있는 옷이어야 한다.

세탁은? 찬물에 손으로 빨아서 말린다.

진짜 기능을 위한 옷을 만들었는데 소위 말하는 힙스터들에게 번지기 시작했다. 사업이 점점 커지는 걸 느끼나? 매일이 어렵다. 그리고 매일 배우는 중이다. ICNY를 만들기 전 프리랜서로 오랫동안 일했다. 프리랜서로 일하다 보면 클라이언트의 지시대로 생각도 바꿔야 한다. 당연히 열정이나 사기는 사그라든다. 지금은 내 것을 만드니까 힘들어도 괜찮다. 이런 기회가 주어졌다는 게 축복인 동시에 엄청난 스트레스다.

대학을 중퇴하고 처음 가진 직업은 뭔가?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스테이플에서 일하고 싶었다. 스테이플의 오너 제프 스테이플의 집과 회사를 알아내 집에서 회사까지 가는 길에 내가 만든 포스터를 쭉 붙였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마이크입니다. 제프, 난 당신과 일하고 싶습니다”라는 내용이었다. 불법적인 그래피티를 한 죄로 3일 동안 감옥에 있었다. 그렇지만 그걸 계기로 난 나이키에서 일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이제 곧 ICNY와 스테이플이 함께한 협업 컬렉션도 나온다.

영화 같은 이야기다. 재미있는 이야기다. 그렇지만 다신 감옥에 가고 싶지 않다.

서울에 온 이유는 신세계백화점 분더숍과 협업 컬렉션을 출시했기 때문인가? 협업 컬렉션은 아니고 ICNY의 팝업 스토어를 열면서 커스텀마이즈 이벤트를 준비했다. 나이키에서 일할 때 처음 커스텀마이즈에 관해 배웠다. 요즘 사람들은 자신이 왜 이 옷을 입는지, 어떤 걸 원하는지 분명히 하고 싶어 한다. ICNY의 열 가지 디자인 중 한 개를 골라 원하는 건 뭐든 프린트할 수 있는 이벤트다.

늘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고 들었다. 어떤 자전거를 타나? 채리앤코. 맨해튼 로워 이스트사이드에 가게가 있다. 난 개인적으로 1990년대나 2000년대 초반 빈티지 모델을 좋아한다.

자전거 말고 좋아하는 다른 스포츠는? 농구. 농구라면 하루 종일 할 수 있다. 오늘 저녁에도 한강에 농구 하러 갈 거다.

    에디터
    김경민
    포토그래퍼
    이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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