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클리프 아펠의 시계에는 우주가 있다.
별과 우주는 반클리프 아펠이 즐겨 쓰는 소재다. 우리는 시계, 커프링크스, 향수로 구성된 그들의 미드나잇 인 파리 컬렉션에서 이미 그 점을 확인한 바 있다. 반클리프 아펠이 SIHH 2016에서 선보인 시계도 우주에 관한 것이다. 다만 차이라면 새로운 기술을 토대로 이전보다 빛나는 별들이 박혔다는 점. 미드나잇 뉘 뤼미뉴즈(Midnight Nuit Lumineuse)라 이름 붙은 그들의 새로운 시계는 1624년, 독일의 천문학자 야콥 바르트쉬가 은하수 속 희미한 별들을 묶어 만든 외뿔소 자리를 담았다. 화이트 골드 케이스에 골드 스톤이라고도 불리는 어벤츄린 글래스 그리고 40시간의 파워 리저브. 하지만 이런 요소들을 무색하게 만드는 것은 역시나 시계 속에서 별이 된 다이아몬드 때문이다. 비유적 표현이 아니다. 이것들은 별처럼 실제로 빛난다.
반클리프 아펠은 다이아몬드에 빛을 부여하기 위하여 압전체를 사용했다. 압전체란 힘을 가하면 전력이 발생하는, 나노 기술의 열쇠라 불리는 마법의 물질. 이 시계는 대표적 압전체인 세라믹을 탑재, 무브먼트의 진동으로 전기 에너지를 생산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기 에너지는 지정된 시각마다 다이아몬드 아래서 빛을 내뿜는다. 다이얼에는 이러한 원리로 밝게 빛나는 여섯 개의 다이아몬드와 함께 레트로그레이드 기능이 적용된 단 하나의 바늘이 시와 분을 알림으로써 시계 본연의 기능은 물론 시계 속의 우주를 감상하는 일 역시 방해 받지 않도록 했다.
- 에디터
- 신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