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톱 모델, 션 오프리가 말하는 남자의 몸

2016.03.31박나나

운동이 필요한 패션 모델에게 남자의 몸에 대해 물었다.

션 오프리 (모델)

오늘 아침 눈떴을 때 당신은 어디에 있었나? 내 침대.

일어나자마자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위해 습관처럼 하는 게 있나? 버릇처럼 감사하다고 말한다.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것, 가족이 있다는 것, 잘 잔 것 모두 감사한 일 아닌가. 그 다음 커피를 마셔 정신을 깨우고 3킬로미터 정도를 아무 생각 없이 달린다. 오늘 아침에도 뛰었다.

< GQ KOREA >가 GYM 이슈를 기획했을 때, 당신을 떠올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내가 < GQ KOREA >랑 좀 잘 어울린다. < GQ STYLE KOREA > 커버와 인터뷰 촬영도 했고, 한여름에 뉴욕 건물 옥상에서 한겨울 옷을 입고 화보 촬영을 한 적도 있다.

보통 하루에 얼마나 운동하나? 한 시간 반 정도. 오래하는 것보단 매일 하는 게 중요하다. 사실 한동안 안 했는데, 얼마 전부터 다시 뛰기 시작했다. 확실히 몸이 다르게 반응한다.

운동을 왜 그렇게 열심히 하나? 특별한 계기라도 있나? 어릴 때 운동선수였다. 농구, 야구, 럭비 다 해봤다. 고등학교 땐 육상선수도 했다. 그땐 지금보다 운동을 훨씬 많이 했다.

2015 S/S < DSECTION >

당신의 운동 스타일은 어떤가? 우선, 같은 운동을 반복적으로 한다. 반면 새로운 운동이나 기구에도 관심이 많아 나올 때마다 무조건 시도해본다. 운동할 땐 에너지를 최대한 끌어올린다. 바닥에 널부러질 때까지. 원래는 그런 성격이 아닌데 운동할 때만큼은 날 격하게 몰아세우는 경향이 있다.

식단 조절, 어디까지 해봤나? 몸에서 닭 냄새가 날 때까지 달걀만 먹으면서 어금니가 부서지도록 바벨의 무게를 늘리는, 그런 거 말인가? 촬영이나 쇼 전에 몸 만들려고 한 단순한 식단 조절 외에, 아주 심하게 해본 적은 없다. 하지만 5년 후에 다시 묻는다면 답은 달라질 거다. 지금까진 내 몸 중 특별히 마음에 드는 부분이 없었는데, 마침 이제부터 만들어보려고 생각 중이니까.

언제 남자의 몸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나? 사람마다 다르지만, 난 운동 후가 그렇다. 특히 땀에 흠뻑 젖었는데 스팀 사우나에서 더 많은 땀을 흘리고 나왔을 때.

운동도 패션처럼 유행이 있다. 지금의 유행은 뭐라고 생각하나? TRX. 천장에 고정된 밴드를 이용하는 운동인데, 기존에 했던 단순 동작들을 조금 더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도와준다. 무게와 상관없이 오로지 밴드에만 몸을 의지하기 때문에 초보자부터 상급자까지 다 할 수 있다.

VIKTOR & ROLF SPICEBOMB AD

TRX 외에 운동 초보자를 위한 운동을 추천한다면 뭐가 좋을까? 대부분 복부 관리 때문에 운동을 시작한다. 크런치는 주로 가슴과 복부를 담당하는 운동인데, 허리를 바닥에서 띄지 않기 때문에 윗몸일으키기보다 부담이 적다. 평평한 바닥과 얇은 매트나 타월 한 장만 있어도 되니까 마음만 먹으면 매일 할 수도 있고.

당신 집으로 옮겨놓고 싶은 운동 장소는 어디인가? 지금 다니고 있는 피트니스센터. 그전에 큰 집으로 이사를 해야겠지만.

운동할 땐 어떤 음악을 듣나? 드레이크와 에미넘. 환각제 역할을 한다.

운동할 때의 당신 ‘패션’을 알고 싶다. ‘패서너블하지 않은’ 민소매 톱과 낙낙한 트레이닝팬츠가 전부다. 레드불을 사러 편의점에 가도, 운동 후 바로 오디션을 보러 가기에도 민망하지 않다.

그럼 운동화는? 예전엔 무조건 나이키였다. 우연히 뉴발란스 998을 신은 뒤론 그것만 신는다. 뛸 때 발에 무리가 적어서다.

운동처럼 모델에도 유행이 있다. 몸이 코끼리처럼 큰 모델, 빗줄기처럼 마른 모델, 쌍커풀이 없고 눈꼬리가 올라간 동양인 모델…. 지금은 어떤 모델이 유행인가? 사람들이 말하는 유행은 있겠지만 글쎄, 그냥 다 같이 잘 지내면 안 될까?

그래도 굳이 나누자면, 당신은 어떤 모델에 속한다고 생각하나? ‘좋은 모델’이란 카테고리는 없나? 난 그냥 거기에 속하고 싶다.

션 오프리를 구글링하면 여자친구, 데이비드 간디, Black Space, 몸무게 등의 연관검색어가 뜬다. 그런데 ‘Black Space’는 어떻게 된 건가? 테일러 스위프트의 뮤직비디오 ‘Black Space’에 출연했다. 이전엔 마돈나의 뮤직비디오 ‘Girl gone wild’에도 출연했다.

테일러 스위프트와 마돈나라니. 웬만한 남자들은 기를 못 편다는 두 여자와 함께 일한 경험은 어땠나? 멋있고, 따뜻했다. 물론 촬영 내용은 아주 달랐다. ‘Girl gone wild’에는 남성 댄스 그룹 카자키와 나를 포함한 남자 모델들이 출연한다. 여자는 마돈나뿐이고, 웃옷을 입은 사람도 그녀가 유일하다. 나는 촬영 내내 관능적이고 원색적으로 보여야만 했다. ‘Black Space’에선 진짜 연기가 필요했다. 웃고 화내고 싸우고 사랑하고. 둘 다 경험하지 않은 작업이라 쉽지는 않았다.

그런데 션 오프리는 운동 중독인가? 전혀. 그러나 예전엔 운동하기 위해 뛰었지만, 지금은 그냥 나를 위해서 매일 뛴다. 뛰고 나면 머리가 뻥 뚫리면서 맑아지는 느낌을 받는다.

당신의 몸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신장개업한 가게 문 앞에서 정신없이 춤추고 있는 튜브맨.

    에디터
    박나나
    일러스트
    조성흠
    출처
    VIKTOR & ROLF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