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가구를 보러, 전시 <마음이 시키는 일 2>

2016.05.14장우철

디자인 가구 전시 < 마음이 시키는 일 2 >에서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읠리 굴, 모듈 선반 modular shelf, 르 코르뷔지에(with Charlotte Perriand and Pierre Guariche) – 머블 파세 플라 meuble passe-plat

그러니까 이것은 본편보다 강력해진 속편쯤 될까. 2015년 여름에 이유진 갤러리에서 열린 전시 < 마음이 시키는 일 1 >의 호평과 감동으로부터 두 번째 전시가 이어진다. 선뜻 달라진 것을 말한다면, 태도다. 사뭇 조용하고 수줍은 제스처가 지난 전시였다면, 이번엔 야무지고 또렷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 덩그러니 전시장에 한 점 한 점 놓인 가구는 마치 미니멀리즘 조각이나 단색화 사조의 회화를 연상시키는 바, 실용과 예술을 넘나드는 유연함이야말로 디자인 가구의 진정한 가치려니 한다. 금이야 옥이야 조심조심 걸어두고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손으로 만지고 몸으로 대하는 리듬을 더하는 것. “창의적이고 역사적인 가구는 유일한 주문 생산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진정한 프로페셔널이 디자인한 가구는 가치 있는 순수 예술 작품과 훌륭한 짝을 이룹니다. 거기에 가구의 본질이 있다고 믿습니다.” < 마음이 시키는 일 2 >을 기획한 컬렉터 루돌프 뤼에그는 이렇게 말한다.

실비오 쾰레 (1965-)

이번 전시에서는 스위스 디자이너와 건축가가 디자인한 가구를 중심으로, 디자인과 가구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하게 손꼽히는 작품들이 전격 소개된다. 거의 한국에서 처음 소개되는 것들이다. 건축가 겸 디자이너인 르 코르뷔지에가 디자인한 가구를 비롯해, 마리오 보타와 페터 춤토르, 발처 비르츠, 윌리 굴 등 기라성 같은 이름의 작품이 전시된다. 특히 실비오 쾰레의 가구를 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디자이너이자 목공 장인인 그는 1950년대부터 사용해온 스위스의 전통 목공 기계로 나무를 다듬는다. 5월 18일부터 6월 18일까지, 이유진 갤러리. www.leeeugeangallery.com

실비오 쾰레, 테이블 table – unique prototype

실비오 쾰레, 캐비닛 cabinet, unique prototype.

    에디터
    장우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