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 구두 브랜드 꼬르떼의 한국 지사장 홍진규 대표를 만났다.
꼬르떼는 프랑스 정부가 인정한 구두 장인 피에르 꼬르떼가 만든 브랜드다. 피에르 꼬르떼는 중세 시대부터 내려온 구두 장인의 노하우를 전수받고, 벨루티와 존롭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스물여덟에 최고 품질의 맞춤 구두 브랜드 꼬르떼를 론칭했다. 한국 남자들은 이 뾰족하고 반짝이는 구두를 어떻게 신어야 할까?
꼬르떼 구두의 색과 형태는 남다르다. 남자 구두라고 하기엔 꽤 뾰족하고, 보석처럼 화려하다. 그동안 한국 남자들은 이 구두를 어떻게 받아들였나? 한국엔 구두 애호가가 많고 많지만, 꼬르떼를 접하는 방식은 좀 달랐다. 수집을 위해서나 한번 신어보자는 목적으로 사기엔 2백만~3백만원대란 가격이 만만치가 않으니까. 꼬르떼 구두의 진가는 제대로 아는 사람들만 이해한다. 그런 사람들은 수없이 많은 옷을 입어본 사람들이 결국 검은색 옷을 찾는 것처럼, 꼬르떼를 대표하는 기본적인 구두 아르카Arca를 제일 좋아했다. 그중에서도 검은색이나 올드 우드라 불리는 짙은 갈색 구두가 꽤 인기 있다.
꼬르떼의 아르카야말로 제일 뾰족하고 늘씬하다. 발볼이 넓은 동양인에게도 이 구두가 어울릴까? 아르카는 청바지에도, 수트에도 잘 어울리는 가장 무난하고 기본적인 디자인이다. 아르카 중에는 동양 사람들의 발에 맞춰 3밀리미터를 넓힌 풀만 디자인이 있다. 발볼에 따라 더블 풀만까지 융통성 있게 라스트를 개발했다. 아르카의 구두끈은 아래도 매듭짓게 되어 있다. 이는 발등의 비율을 고려한 디자인인데, 뾰족하고 긴 구두 앞코의 비율을 맞추기 위해 정교하게 정해졌다.
꼬르떼의 구두는 라스트부터 수작업 염색까지 모든 과정을 마치는 데 3개월이 걸린다. 한국 남자들은 이 긴 시간을 잘 견디는 편인가? 꼬르떼가 막 들어왔던 초반보다는 비스포크 구두에 대한 이해도가 훨씬 나아졌다. 자기만의 신발을 원하는 사람들은 잠자코 잘 기다린다. 다만 큰 회사의 임원이나 사업가들은 상황이 좀 달라서 수트에 잘 맞는 기본적인 구두들을 찾는다. 그럴 때를 대비해 충분한 재고를 두기 때문에 바로 사는 데 별 문제가 없다.
아까 말한 아르카 컬렉션 같은 것 말인가? 기본적인 색의 아르카 컬렉션도 그렇고, 천연 고무창으로 만든 벨 에어 로퍼와 기본적인 디자인에 바로크 세부를 더한 독특한 구두 세르지오 라인도 있다. 이 세 가지가 꼬르떼를 대표하는 구두다.
요즘 편집매장에서 제일 잘 팔리는 건 스니커즈라고 한다. 꼬르떼에서도 스니커즈를 만나볼 수 있을까? 알다시피 프랑스 장인들은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한다. 꼬르떼는 클래식과 정통을 중시하는 맞춤 구두다. 거기에 색이나 오묘한 세부를 넣어 개성을 더한다. 가죽은 어떤 기성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부럽다. 손으로 직접 염색하는 파티나 기법으로 파이톤, 엘리게이터 가죽에도 깊은 색을 낸다. 언젠가는 꼬르떼의 스니커즈가 나올지도 모르겠지만, 아마도 충분한 시간을 거쳐야 할 거다. 스니커즈 대신 곧 드라이빙 슈즈와 가방 라인이 나오니까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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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김경민
- 포토그래퍼
- 이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