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이 반 넘게 지나면 피로와 권태가 타르처럼 겹쳐 쌓인다. 체력은 바닥난 상태, 감정은 민감한 상태, 될 대로 되라지, 무모한 상태. 상어처럼 여자를 차지할 기운도, 상사에게 사표를 내던지며 코냑 값을 지불하고 나올 용기도 사라진다. 남을 모방하거나 헐뜯지 않아도 되는, 온전한 자신감이 필요하다.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고 거울 앞에 선다. 우선 머리부터 빗는다. 턱과 볼 수염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시간을 들여 털을 다듬는 기쁨은 완벽히 내 것이며 고요하고 명료한 즐거움, 명분이 충분한 사치다.
- 에디터
- 강지영
- 포토그래퍼
- 정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