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엔 술을 마신다. 고생했으니까, 주말이니까, 그냥 취하고 싶으니까. 사실 이유가 뭐 중요한가. 술은 애인과 오붓하게 마셔도 좋고, 친구들과 깔깔대며 마셔도 좋다. 하지만 집에서 혼자, 조용히, 우아하게 마시고 싶은 날도 있는 걸. 그럴 땐 이런 기물을 꺼낸다. 오로지 자신의 기쁨을 위해서. 아이스 버킷엔 얼음을 채우고, 잔에는 술을 채운다. 바커스를 위한 의식처럼 경건하게. 그렇게 쇼파에 앉아 술을 홀짝이다 보면 금요일 밤이 오롯이 내 것이 된다. 번쩍번쩍한 호텔 바도, ‘핫’하다는 클럽도 다 시시해질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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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윤웅희
- 포토그래퍼
- 정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