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출근 준비만큼 싫은 게 또 있을까. 얼굴은 어제 마시고 치우지 않은 와인 잔처럼 탁하고, 몸은 둔한 겨울옷을 쌓아놓은 것처럼 가라앉아 있다. 세탁 비닐이 덮여 있던 화이트 셔츠를 꺼내 입어도 피곤이 샌다. 그래서 모처럼의 월요일 휴가는 럭키 드로에 당첨된 것처럼 기쁘다. 해가 중천에 있을 때 스르르 일어나 물 대신 병맥주를 마시고, 두통을 핑계로 소파에 누워 잠깐 존다. 그러다 간단한 청소를 대신해 집 안의 물건들을 이리저리 옮겨본다. 그렇게 기다린 날을 특별한 의미 없이 보낸다
- 에디터
- 박나나
- 포토그래퍼
- 정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