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밀라노의 보테가 베네타 홈 컬렉션

2016.10.23박나나

토마스 마이어의 집에 가본 적은 없지만, 그 집을 상상할 순 있다.


밀라노에서 가장 붐비는 거리 중 하나인 몬테 나폴레오네. 한껏 들뜬 사람들이 쇼핑백을 이고 지고 어깨를 밀치며 지나는 곳이지만, 잠깐 고개를 돌리면 비좁고 수수한 옛날식 골목이 있다. 주로 갤러리와 인테리어 숍이 있는 이곳에 보테가 베네타 홈 컬렉션 가게가 있다. 정확히 말하면 비아 보르고스페소. 얼핏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문을 여는 순간 그대로 거기에 머물고 싶어진다. 이름 모를 부호의 저택이었음이 분명한 이곳엔 18세기 격자 천장과 석벽에 그린 프레스코화가 남아 있다. 여기에 21세기 보테가 베네타 가구와 집기들이 놓여 있는데, 그 조화가 파도와 모래처럼 무척 자연스럽다. 흰 장갑을 낀 집사가 석벽에서 튀어나와 흔히 위빙이라 부르는 보테가 베네타 인트레치아토 문양이 새겨진 물잔을 내놓을 것 같다. 2006년 토마스 마이어가 처음 보테가 베네타 의자를 만들면서 시작된 홈 컬렉션은 아무리 검약한 사람도 돈을 쓰고 싶게 만든다. KPM 베를린과 만드는 자기, 폴트로나 프라우와 협업한 의자와 소파, 무라노 글라스를 사용한 테이블탑은 이미 밀라노 가구 박람회에 소개된 바 있다. 한국에서 살 수 있는 게 많지는 않지만, 몇몇 제품을 주문할 순 있다.

 

 

토마스의 사생화 토마스 마이어의 뜻대로, 토마스 마이어의 친구들이 그린 그림.

    에디터
    박나나
    포토그래퍼
    이현석, SPONSORED BY BOTTEGA VENE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