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동 산동교자관에서 사천훈둔탕이라는 걸(일종의 만두국) 한술 뜨고, 이런 맛이 있구나, 겸손해지고 말았다. “이 맛엔 멋이 있구나.” 중얼거리기도 했다. 볶음밥이며 유산슬밥이며 또한 맛보면서, 이 요리에는 필시 자신감이 있구나 확신했다. 더하고 뺄 것도 없이 이렇게 하면 된다는, 처음부터 이런 맛이었다는 간결함. 음식에서 간이란 무엇인지 새삼 흐뭇해지는, 오늘 배부르고도 내일 다시 생각나는, 아무한테나 알려주기 싫은 맛이다. 02-514-2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