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사라지는 직업들

2017.02.21GQ

작별 인사를 하자. 안녕, 파일럿. 안녕, 바리스타.

앞으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엔 로봇보다 뛰어난 점을 강조해야겠다. 현재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서 인간의 직업이 빠르게 기계로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옥스포드 마틴 스쿨의 칼 베네딕트 프레이와 마이클 오스본 교수는 2013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향후 20년 이내에 현재 직업의 절반(47%)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우려는 생각보다 빨리 가시화됐다. 혹시 오늘 아침에 본 로이터, AP통신의 스포츠 기사는 로봇이 작성한 거란 걸 알고 있나? 작년 말 미국 시애틀에는 고객이 물건을 아무 데나 담아서 나가면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슈퍼마켓 아마존 고가 생기면서 미국의 340만 슈퍼마켓 계산원을 두려움에 떨게 했다. 이러다 인류에게 예술가, 그리고 종교인 단 두 개의 직업만 남게 될지도 모른다.

가장 먼저 사라지고 있는 직업들 5

굿바이, 바리스타
지난 1월, 샌프란시스코에 생긴 카페 X는 무인 카페다. 스마트폰 앱에서 원하는 커피 종류와 우유의 양을 선택하면 로봇팔이 커피를 내린다. 커피 2잔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25~55초. 카페 창업자 헨리 후는 맛있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 약 15분 정도를 참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커피 로봇이 1시간에 최대 120잔의 커피를 만드는 덕에 근처 회사원들은 출근 시간에 카페에 줄 설 필요가 없어졌다.

굿바이, 편의점 알바생
일본 편의점 체인점인 로손은 지난해 말, 파나소닉과 공동 개발한 무인 계산대를 오사카 모리구치에 시험 도입했다. 쇼핑 바구니를 계산대에 올려놓으면 자동으로 계산, 포장해 주는데 달걀이나 케이크도 부서지지 않도록 섬세하게 설계됐다. 일본 전역으로 자동화 매장이 확대되는 올해 말부턴 편의점 인간마저 사라질 듯하다.

굿바이, 배달원
영국판 ‘배달의 민족’인 ‘저스트잇’은 작년 12월부터 로봇 배달부를 쓰기 시작했다. 바퀴가 6개 달린 상자형 로봇은 약 10kg까지 짐을 실을 수 있으며 6.4km/h 속도로 정해진 주소까지 자율주행한다. 현재 그리니치 지역에서 케밥, 초밥, 햄버거 등을 배달 중이며 조만간 런던의 다른 지역으로, 더 나아가 유럽의 다른 도시로 로봇 배달을 늘려갈 계획.

굿바이, 수사관
수사관도 긴장해야겠다. 지난 1월 영국 중대범죄수사청에 투입된 레이븐 로봇은 롤스로이스 뇌물 사건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로봇은 3천만 건의 문서를 살피고 분류하고 요약했는데 하루에 많게는 60만 건까지 훑었다. 인간보다 빠르고 실수도 없는 것이 필살의 무기다.

굿바이, 파일럿
올 7월부터 두바이 상공에서 1인용 드론 택시가 비행을 시작한다. 두바이 교통 당국은 중국에서 개발한 이항 184가 교통 체증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예약한 시간, 예약한 장소로 날아온 드론에 탑승하고 터치스크린에 목적지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날아간다고. 최대 30분간, 50km까지 이동할 수 있고 몸무게 100kg인 사람까지 태울 수 있다.

    에디터
    글 / 김윤정 (프리랜서 에디터)
    사진
    Gettyimages, 드라마 < NCIS >
    그래픽
    문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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