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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치부심, BMW 5시리즈의 귀환

2017.02.27장우철

이달을 대표하는 붉은 심장. 3월의 자동차는 BMW 530i이다.

1972년 5시리즈가 등장했다. 운전재미 좋은 고급세단 3시리즈로 승승장구하던 BMW는 실내 공간이 넉넉해 온 가족이 즐거울 수 있는 패밀리 세단 5시리즈를 내놓았다. 인기는 뜨거웠다. 자그마치 여섯 번을 진화하는 동안 전 세계에 7백60만 대 넘게 팔았다. 그리고 지금, 농익을 대로 농익은 7세대 5시리즈가 나타났다.

시동 버튼을 눌렀다. 잠에서 깬 530i는 부드럽고 정숙했다. 트윈파워 터보로 힘 좀 쓰는 2.0리터 가솔린 엔진은 장어처럼 매끈하게 피스톤을 움직였다. 팽팽하게 긴장한 가속페달. 무게를 싣자 반응은 단호했다. 커다란 차체가 박력있게 뛰쳐나갔다. 252마력과 35.7kg.m 토크의 2.0리터 엔진은 530i를 호기롭게 밀어댔다. 묵직하고 부드러운 하체 감각은 패밀리 세단에 어울렸다. 조용히 부드럽지만 울렁거리지 않았고, 차분하게 단단하지만 어설프게 경박하지 않았다.

8단 자동변속기는 능구렁이처럼 톱니를 바꿔 물며 효율적으로 타이어에 힘을 전했다. BMW의 네바퀴굴림 시스템 xDrive는 각각의 바퀴에 시의적절하게 힘을 나눠 쓰며 언제나 안정적이고 안락하게 달렸다. 코너건 급가속이건 상관없었다. 치밀한 안정감은 약간이지만 뒷바퀴굴림 특유의 스릴과 재미를 앗아갔다. 프리미엄 패밀리 세단에는 짜릿함보다 안락함이 더 잘 어울릴지 모른다.

더 이상 발전할 수 있을까 싶던 6세대를 뒤로 하고 5시리즈는 더 좋아졌다. 100킬로그램 넘게 무게를 줄였다. 그러면서 덩치는 키웠다. 찻값에 비해 실내공간과 뒷좌석이 협소하다는 투정도 이젠 할 수 없게 됐다. 날카롭게 다듬은 눈매를 커다란 키드니그릴에 이어 붙여 커진 차체를 대놓고 강조했다. 얇게 다듬어 트렁크 안쪽으로 깊이 박아 넣은 테일램프와 견고하게 접어 만든 사이드 캐릭터라인은 5시리즈 회춘의 특효약이었다.

숙성된 프리미엄 패밀리 세단은 7시리즈 부럽지 않은 편의장비로 차고 넘친다.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톰 크루즈처럼 손가락으로 허공을 가르며 인포테인먼트를 다뤘다. 더 크고 선명해진 모니터와 i드라이브 컨트롤러는 물론 손가락 터치로도 즐길 수 있다. 앞 유리에 다양한 정보를 비춰 보여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선명하게 화려해졌고 맨날 주차가 스트레스인 운전자를 위해 차가 알아서 주차하는 신통한 파킹 어시스턴트도 품었다. 크고 작은 편의장비가 과연 곳곳에 만개했다.

절치부심 내놓았던 신형 7시리즈는 흥행이 그리 신통치 않았지만, BMW는 신형 5시리즈로 구겨진 자존심을 펴고 팬 층을 더 굳건히 다지려 한다. 과연 가능할까? 가능성은 농후하다. 이달의 차 선정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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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530i xDrive M Sport Package
크기– L4936 × W1868 × H1479mm
엔진– 1,998cc I4 트윈파워 터보 가솔린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네바퀴굴림
최고출력– 252마력
최대토크– 35.7kg.m
공인연비– N/A
가격– 7천3백40만원

Keynote 신형 5시리즈의 핵심은 대형화, 경량화 그리고 자율주행 시스템. 보다 완벽한 자율주행에 다가선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시스템의 골격은 간단하다. 스테레오 카메라가 레이더 및 초음파 센서로 주변을 살피고 안전하게 달리는 것. 5시리즈는 차선 한가운데를 정직하고 부드럽게 잘도 달렸다. 직선은 물론 코너도 문제없었다. 신형에 새로 넣은 차선 컨트롤 어시스턴트는 차선을 벗어나지 않게 하는 것은 물론 알아서 안전하게 차선도 바꾼다. 이제 운전석에 앉아 승객 놀이를 할 날도 머지않았다.

    에디터
    장우철
    포토그래퍼
    이현석
    이병진( 매거진 수석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