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가 문래동과 구로동에서 하루 종일 놀았다.
서울 동부 끝자락에 살고 있는 에디터는 심리적으로 문래동과 구로동이 여수와 거제도만큼이나 멀리 떨어진 지역처럼 느껴진다. 요즘 이 동네가 재밌다는 소문을 듣고, 하루 온전히 휴가를 내고 동네를 둘러봤다. 새로운 동네에서 새로운 재미가 터졌다.
소문난 식당 문래동 공장거리는 성수동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건물들의 높이가 대부분 2층을 넘지 않고 나지막해서 좁디 좁은 골목이 미로처럼 흥미롭게 느껴진다. 최근 문래창착촌을 중심으로 귀엽고 소박한 젊은 가게들이 많이 생겨났는데, 그래도 아직은 ‘소문난 식당’과 같은 보물을 찾는 게 더 재미있다. 다홍치마처럼 고운 색깔의 고등어묵은지조림 하나만 파는 곳인데, 일단 밥상을 받으면 먹는 일 외엔 아무 것도 하기 싫어진다. 이 집에서 신나게 한 그릇을 비운다. 주소. 서울시 영등포구 문래동4가 8-30 문의. 02-2635-0570
올드문래 공장 골목길을 따라 걸어 내려오다 보면 크래프트 맥주와 커피를 파는 이곳이 나온다. 목조주택을 개조하고 이 지역 공장에서 쓰는 진짜 ‘인더스트리얼’한 철제 도구를 소품으로 가져다 놨다. 실제로 뒷집 공장의 기계 돌아가는 소리를 배경음으로 시원한 맥주를 한잔 마시며 여유를 부려본다. 공간이 주는 매력 덕에 별 다른 일을 하지 않아도 시간이 훌훌 지나간다. 주소. 서울시 영등포구 도림로 433-6 문의. 02-6326-4336
구로 영프라쟈 택시를 타고 15분 정도 이동하면 구로시장이 나온다. 이 시장골목 안쪽에 ‘영프라쟈’라고 이름 붙이고 ‘Old but New’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소상인회 같은 공간이 있다. 전주 ‘청년몰’과 비슷한 콘셉트로 알록달록한 벽화와 독특한 가게들이 모인 곳이다. 머랭 디저트 전문점인 ‘삼봉빠’와, 프리미엄 연필 편집숍인 ‘흑심’은 일부러 시간을 내서 찾아가볼 만하다. 주소. 서울시 구로구 구로4동 736-1 문의. 070-8129-6400
충칭호모두 샤브샤브 구로엔 제대로 된 중식당이 즐비하다. 인근 대림이 연변 조선족들의 명동이 되면서 주변 상권이 모두 중국음식으로 특화되어 가고 있는 중이다. 영프라쟈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떨어진 이 훠궈집을 가본다. 매콤한 습기가 가득한 실내에 들어서서 중국말만 하는 점원에게 원하는 메뉴를 주문하고 나면 진짜 중국에 온 듯 입맛이 돌기 시작한다. 땀을 뻘뻘 흘리며 훠궈를 즐겨본다. 주소. 서울시 구로구 도림로 82 텍송빌딩 문의. 02-861-6668
코코모호텔 밤늦도록 문래동과 구로동에서 놀고 난 뒤 구로역 근처 라이프스타일 호텔인 코코모에서 하룻밤 묵어본다. 해외에 온 듯한 여행 기분을 물씬 느낄 수 있는 방법이다. 다행이 선명한 색상의 이탈리아 가구들로 객실이 채워져 있어 뻔하지 않고 아늑하다. 문래동과 구로동 투어를 쾌적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공간이다. 어쩐지 지나가는 밤이 좀 아쉬운 기분이 들면 이 호텔 지하에 있는 이탈리안 펍&다이닝 ‘브릭스’에서 가성비 훌륭한 파스타 한 접시와 크래프트 맥주 한 잔을 마신다. 주소. 서울시 구로구 새말로 20 문의. 02-2229-5500
- 에디터
- 손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