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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NOT LIST – 미용실에서 하지 말아야 할 말

2017.04.10GQ

머리카락 자르려다 머리가 날아갈 수 있다. 미용실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하지 말아야 할 말 8.

“짧게 잘라주세요” 헤어 디자이너가 생각하는 ‘짧음’의 기준은 왜 당직 사관 혹은 학생주임 선생님의 그것과 가까울까? “군대 가냐?” 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면 ‘짧게’라는 말은 주의해서 쓰자.

“공유처럼 잘라주세요” 감히 공유를 따라하려고 했다는 질타가 아니다. 데뷔 후 지금까지 공유가 선보인 헤어스타일만 몇 개인가? 그보다는 조심스레 사진을 한 장 건네자. 따라하고 싶은 연예인의 사진을 보여주는 게 가장 정확한 방법이라고 헤어 디자이너들은 말한다. 공유의 얼굴과 당신의 얼굴의 차이쯤은 이미 디자이너도 충분히 잘 알고 있다.

“적당히 잘라주세요” 당신이 말한 ‘적당히 조금만’이 헤어 디자이너의 귀에는 ‘적당히 조금 많이’로 변역 될 수 있다. 적당히 꾸미고 다닐 게 아니라면, 정확히 말해 주는 게 좋겠다.

“알아서 해주세요” 신의 한달 남짓한 시간을 온전히 헤어 디자이너의 손에 맡길 수 있는 모험가 기질이라면 한번 쯤 도전해 보자.

“예전 디자이너는 이렇게 해줬는데…” 다수의 헤어 디자이너가 가장 상처를 받는 손님의 말 1위로 꼽았다. 곁에 있는 애인을 옛 애인과 비교하는 것만큼 무례하다. 예전 디자이너가 그리우면 당장 찾아가면 될 일이다. 거기서 그러지 말고.

“파마 오래 가게 해주세요” 우리의 어머니들이 미용실에서 주로 하셨던 단골 멘트. 2017년에도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

“요즘 머리카락이 좀 빠진 거 같죠?” 질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당신은 멘톨 성분이 함유된 온갖 헤어 제품을 추천받을 것이다. 디자이너는 디자이너일 뿐, 탈모 전문가가 아니다. 탈모 진행 상황에 관한 질문은 가까운 피부과 의사에게 하도록 하자. 대신 머리카락이 좀 더 풍성하게 보이게끔 해달라고 말할 수는 있다.

“앞머리 올리는 게 나아요? 내리는 게 나아요?” 헤어 디자이너는 당신의 애인이 아니다. 그런 것쯤은 스스로 판단해야 할 나이다. 애인이 없다면 어머니에게 물어보자.

“이따 중요한 약속이 있어요” 컷트를 마친 후 헤어 스타일링은, 보통 헤어 디자이너가 아닌 어시스턴트가 담당한다. 의욕 충만한 어시스턴트는 ‘중요한’ 이라는 말만 듣고 당신의 머리카락에 한껏 힘을 줄 것이다. 레드 카펫 머리를 하고 버스나 지하철을 활보하고 싶지 않다면, 그저 살짝 만져 달라고만 말하는 게 좋다.

    에디터
    장승호
    사진
    EVERETT DIGI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