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함께하고 싶은 가방을.
마르코 팔미에리는 1987년 작은 가죽 공방을 열고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브랜드의 가방을 만들었다. 그러다 1998년에 더 좋은 가방을 만들기 위해 피콰드로를 설립했다. 피콰드로는 이탈리아어로 P의 제곱. 가죽공방을 뜻하는 펠레테리와 팔미에리의 앞 글자를 땄다. 이들은 전통적인 가죽 공예 기술에 현대적인 해석을 보탰다. 브리프 케이스와 백팩, 메신저 백, 여행용 캐리어, 작은 가죽 소품…. 디자인과 용도는 다르지만 하나같이 단정하고 실용적이다. 또 사용자를 세심하게 배려한 마음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노트북 수납공간뿐 아니라 우산 주머니, 캐리어에 고정시키는 스트랩, 이어폰 고리까지.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직접 써보면 작은 부분까지 허투루 만들지 않았다는 걸 똑똑히 알게 된다. 피콰드로는 덤덤한 모양 때문에 어쩌면 첫눈에 정신 못 차리는 가방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쓰면 쓸수록 좋은 가방이라는 확신이 생긴다. 사람처럼 가방도 겪어봐야 안다. 피콰드로는 절대 실망시키지 않는다.
- 에디터
- 윤웅희
- 포토그래퍼
- 이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