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에 나온, 이 옷들은 지금 봐도 아름답다. 돌고 도는 유행 속에서 찾은 영원의 옷 6벌.
That Jacket. 뾰족하고 좁은 라펠과 로봇 같은 어깨를 강조하는 재킷에 신물이 난다면, 10년 전 프라다 컬렉션의 재킷을 참고한다. 부드럽고 둥근 라펠, 자연스럽게 어깨를 감싸는 암 홀이 프라다가 정의하는 남성복의 어떤 지점을 대변한다. 옷장 속에서 자주 꺼내 입을 검은색 재킷은 바로 이런 것.
That Bomber Jacket. 토마스 마이어는 과거 전투기 조종사들이 입던 봄버 재킷을 실용적으로 다듬었다. 지퍼 대신 꼭 필요한 일곱 개의 단추를 달았고, 편안하게 벌어지는 칼라를 통해 넘치는 여유를 표현했다. 최고의 소재에 궁극의 장인정신을 더했으니 지금 당장 입어도 손색이 없다.
That Suit. 10년도 넘은 수트지만, 전혀 촌스럽지 않다. 허리선을 높게 잡은 우아한 재킷이 허벅지부터 발목까지 부드럽게 감싸는 팬츠와 완벽한 균형을 이룬다. 걸을 때 허리를 더 꼿꼿이 세우게 되고, 내딛는 발끝마저도 신중해진다. 잘 만든 수트야말로 남자의 몸가짐을 가르치는 스승이다.
That Knit. 지난 2008년 여름, 지 제냐는 푸른색 굵은 실로 여유롭게 짠 니트를 선보였다. 부드러운 니트 아래로 건강한 젊음의 상징과도 같은 그을린 피부가 반짝인다. 도시보다는 휴양지에서 더 어울린다. 호방함과 여유, 무엇보다 매너를 잊지 않는 젊은 남자에게 당장 권하고 싶다.
That Pants. 큼지막한 더블 재킷은 아버지의 옷장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재킷이 고루해 보이지 않는 이유는 걸을 때마다 물결같이 움직이는 헤링본 패턴의 와이드 팬츠 덕분이다. 골반에 걸치지 않고 살짝 올려 입어야 큰 새가 날아오를 때처럼 드라마틱해 보인다.
That Coat. 우영미가 2007 S/S 컬렉션에 선보인 회색 롱 코트 룩. 입고 걸을 때 품 안으로 들어오는 바람의 질량을 계산하고 재단한 걸까? 이 유려한 실루엣의 트렌치코트는 바람이 한껏 부는 날, 세상을 품을 기세로 입고 나가고 싶다.
- 에디터
- 컨트리뷰팅 에디터 / 김찬룡
- 사진
- Courtesy of Prada, Bottega Veneta, Kimseoryong Homme, Z Zegna, Giorgio Armani, Wooyoung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