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 101 시즌2>가 끝났다. 9명의 필자들이 각자 응원했던 소년에 대해 지지 이유를 밝혔다. 네 번째는 강다니엘이다.
남자에게 쓰는 ‘귀엽다’는 말만큼 ‘거시기’같은 단어가 또 있을까 싶다. 남자의 매력을 뜻하는 모든 표현들을 한 단어에 압축한 단어가 ‘귀엽다’라는 얘기다. 그건 내가 처음 강다니엘을 눈치챈 순간과도 관련 있다. <프로듀스 101 시즌2> 첫 방송을 시작하기 직전, ‘나야 나’ 무대가 공개되었다. 시즌1과 비교해서 실력으로나 외모로나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센터였던 이대휘 왼쪽 뒤로 체격 큰 핑크 머리가 눈에 띄었다. 키가 크고 팔이 길고 동작이 시원했으며 가는 몸태가 다른 연습생들 사이에서 두드러졌다. 그의 별명 중 하나가 ‘어깨 깡패’임을 기억하라. 강다니엘은 어깨가 유난히 넓고 손이 큰데, 당연히 팔을 쓰는 각종 안무에서 존재감을 부각시킨다. 하지만 그것뿐이라면 나는 이 글을 쓰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 아직 좀 더 발전할 필요가 있는 댄스를 선보이는 와중에 웃는 게 잘 어울리는 표정과 핑크 머리의 조합은, 이후 강다니엘을 설명하는 ‘대형견’ 같은 매력의 첫 인상으로 충분했다.
대형견이라니, 맙소사. 이건 성인 남성이 섹시한데 귀엽다는 뜻이다(참고로 여기서 ‘대형견’은 사냥개라는 뜻이 아니다). 대형견을 ‘귀엽다’는 말과 조합했다는 데서 눈치챘겠지만, 강다니엘의 팬층은 단연 누나들이다. 첫 순위 발표식에서 5위에 오른 강다니엘은 30대 투표 1위를 차지했다. 대형견의 ‘귀여움’을 가진 강다니엘의 이미지는 ‘화제의 그! 강다니엘 메이크업!’이라는 네이버 블로그에 올라온 만화로 설명 가능하다. 강다니엘이 메이크업 담당자로부터 사용제품, 사용법 등을 배우는 내용인 것 같지만 만화의 ‘모에’ 포인트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대형견 사모예드로 그려진 강다니엘의 모습이다. 강다니엘의 매력은 잘못 고르고 서툴러서 이상하게 바른 립 틴트로 대표된다. 그게 뭐라고. 그건 ‘천연미’ 때문이다. 강다니엘은 가공되기 전 ‘연습생 파는’ 재미를 만끽하게 해주는 캐릭터였다. 립 틴트 바르는 법을 몰라서 흰 얼굴에 입술 가운데만 시뻘겋게 바른 강다니엘에게는 자신이 어떻게 보이는지에 익숙하지 않은 데서 나오는 풋풋함이 존재한다. 소속사에서 막내였던 그는, 김종현이 리더를 맡는 모습을 본 뒤 “희생하기도 하고 챙겨주고 싶은 마음”에 리더에 자원한 뒤 고전하고 그 경험을 통해 성장해 자기가 이끄는 팀을 1위로 만든다. 이건 <프로듀스 101>이라는 프로그램이 원하는 유의 성장담이다. 박우진, 옹성우를 비롯해 다른 연습생들과 잘 어울리는 모습 역시, 학원물 주인공의 위치로 강다니엘을 자리잡게 하는데 주효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무대에서 강하다는 사실. 평소에는 잘 웃어 귀여운 인상의 강다니엘은 무대에만 오르면, 서 있기만 해도 섹시했고 강한 인상을 남겼다. SNS 투표 유도 논란(원하는 곡에 배정받기 위해 팬들의 투표를 유도, 결국 패널티로 다른 곡에 배정받았다.) 이후, 강다니엘은 ‘열어줘’ 무대로 팀을 1위로 이끈 데 더해 개인 현장평가 1위에 올랐다. 그는 그 다음 순위 발표식에서 첫 1위가 됐다. 그때 2위 박지훈과의 격차는 (미션 1위 베네핏을 제외하면) 10만표 가까이 됐고, 마지막 생방송에서는 그 차이를 44만표 넘게 벌렸다. 첫 방송 때 23위에 그쳤지만 마침내 1위로, 데뷔는 물론 센터까지 차지한 극적 성공신화의 주인공은 그렇게 탄생했다.
- 에디터
- 글 / 이다혜( 기자)
- 사진
- <프로듀스 101 시즌2>
- 그래픽
- 김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