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한국에 대한 10가지 질문, 10가지 대답

2017.08.11정우영

KOREA ㅣ Park Daham

직업란에 뭐라고 적나? 작게는 인디레이블 헬리콥터 레코즈 대표. 크게는 음악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

지금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타이완 밴드 선셋 롤러코스터를 2017 광주사운드파크페스티벌에, 일본의 미친 사람 논체리를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히든 바에 초청하는 일을 하고 있다. 아시아의 음악을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아시안 뮤직 파티를 기획하며, 한 달에 한 번 신도시에서 노 클럽이라는 파티를 콩부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요즘은 주로 아시아와 어디선가 툭 튀어나온 미친 것들에 관심이 있다.

한국 언더그라운드 신만의 독특한 점이 있다면? SNS을 통해 퍼지는 홍보 속도? 하루 전에 공연 정보를 올려도 공연장을 꽉 채우는 사람들? 가끔 그런 일들이 쉽게 일어나는 것을 보고 놀란다.

일본이나 타이완에 가면 꼭 가보는 곳이 있나? 그 나라 로컬밴드의 음반을 판매하는, 혹은 그 나라의 오래된 레코드를 판매하는 레코드 가게.

‘아시아성’이 있을까? 있다면 그건 뭘까? ‘아시아성’이라고 말하는 순간 설명하기 어려워지는 것 같다. 한자 문화권 아래 있다는 것, 비슷하면서도 다른 역사를 공유한다는 것 정도?

한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계절과 그때 제일 좋아하는 일은? 여름. 한강을 따라 자전거를 타거나 비 오는걸 보면서 가만히 앉아 있기.

한국 언더그라운드 신의 전성기는 지금이라고 생각하나? 전성기라고 말할 수 있는 시간이 딱히 없는 것 같다. 지금이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바다비에서 앵클어택과 밤섬해적단이 같이했던 공연이다. 둘 다 지금은 사라진 밴드고, 지금은 갈 수 없는 공간이다.

여기 10개의 리스트에서 아쉽게 빠진 게 있다면? 모과. 영등포를 대표하는 로파이 부기 마법사. 아지무스와 김현철이 교집합으로 떠오르는 음악을 만드는, 이 둘을 모두 좋아하는 사람이다. 올해 3월 EP < Déjà Vu >를 발표했다.

아시아에서 주목하는 다른 나라가 있다면? 중국의 상하이. 2016년 겨울, 클럽 쉘터가 문을 닫은 이후 새로 연 클럽 ‘ALL’을 중심으로 상하이의 젊은이들이 모여 뭔가를 만드는 모습을 페이스북으로 봤다. 체크해보고 싶다. 작년 상하이의 밤이 흥미로웠는데 그 뒤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인도네시아의 족자카르타도 주목한다. 인도네시아는 하드코어/노이즈 등이 강세라고 알려져 있다. 투어를 다녀온 밴드들에게 꼭 한 번 가보라는 추천을 받았다. 인터넷으로 공개된 정보가 거의 없어서 꼭 한 번 체크하고 싶다.

언리미티드 에디션 각 나라에 ○○아트북 페어가 있다면, 서울에는 언리미티드 에디션이 있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작거나 큰, 그리고 다양한 것을 만드는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 unlimited-edition.org

 

아메노히 커피점 한국 투어를 왔던 해외 뮤지션이 “한국에서 마신 커피 중에서 가장 맛있었다”는 평가를 남긴 카페. 카나자와에서 건너온 맛있는 커피 말고도 계절에 맞는 음료와 디저트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다. 가게 한쪽에 주인장의 셀렉션으로 소개하는 시디를 판매하고 있으며, 가끔 음악 이벤트도 연다. menohicoffee.com

 

클리크 레코즈 당신이 댄스 음악을 좋아한다면, 현재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은 디제이 혹은 청자라면 이곳을 확인해야 한다. 주인장의 확고한 셀렉션으로 입고 공지를 올리자마자 ‘순삭’되니 민첩한 움직임은 필수다. 가끔 ‘인 스토어’ 이벤트도 진행하고, 자체적으로 여러 공간에서 파티도 개최하니 체크하면 좋다. facebook.com/cliquerecordstore

 

시청각 지금 서울에서 잘 보이지 않는 미술가와 미술을 다루는, 그러나 가장 재미있는 미술가와 미술을 볼 수 있는 곳. 오래된 한옥 건물을 사용하는 전시장에서, 지금 서울에서 가장 신선한 작품들이 걸린다는 게 재밌다.
audiovisualpavilion.org

 

스몰커피 망원동에 위치한 말 그대로 작은 카페 스몰커피. 정말 작은 공간인데도 주인장의 취향이 드러나는 음악이 있고 정성스럽게 준비한 메뉴가 있다. 망원동에 가면 꼭 방문하는 공간이다. 주위에 있는 주오일 식당, 책방 만일 등도 같이 체크하면 좋다. 현재 2호점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instagram.com/_smallcoffee

 

파라솔 서울에서 가장 완벽한 트리오 밴드 파라솔. 이미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밴드 파라솔의 새 앨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의 발매가 얼마 남지 않았다. facebook.com/bandparasol

 

BEM 한 달간의 한정 판매로 진행되는 아티스트 굿즈 한정 판매 숍. 매달 새로운 아티스트와 협업한 굿즈를 만들고 싶다는 단순한 아이디어로 시작해 최근 1주년을 맞이했다. 밴드 위댄스, 코가손, 실리카겔부터 코우너스, 조광사진관, AP SHOP 등이 이곳을 거쳐갔다. bem.kr

 

신도시 을지로3가에 위치한 바 신도시. 그러나 단순히 바라고 부르기엔 여러 가지 성격을 지녔다. 동명의 레이블에서 음반, 진, 출판물, 티셔츠 등을 출판하고, 뮤직비디오 제작, 전시에도 참가한다. 그야말로 다재다능한 공간. instragram.com/seendosi

 

우주만물 만지면 사야 하는, 팔기 싫은 걸 파는, 우리는 귀엽다고 자신들을 소개하는 을지로3가의 잡화점. 각각 개성있는 운영진 5명의 물건으로 가득한 이 공간은 당신의 시간을 잡아먹기 충분하다.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멜론소다는 우주만물의 인기 메뉴다. 최근 3주년을 맞이했다. instagram.com/cosmoswholesale

 

세상에 같은 건 없지만 비슷한 것에 관심이 가는 건 다만 자연스럽다. 아시아는 비슷한가? 소위 언더그라운드 문화의 미덕이 있다면 각자 고유하다는 것일 테다. 타이완, 일본, 한국에서 가장 바쁜 사람으로 통하는 세 명의 언더그라운드 음악 기획자에게 지금 그곳에서 가장 추천하는 10가지를 물었다. 레코드 숍, 서점, 갤러리, 공연장, 클럽, 카페, 식당을 막론한 이름들이 쏟아져 나왔다.

    에디터
    정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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