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우진은 무엇이든 최선을 다한다. 예열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지만, 한번 시작하면 멈추질 않는다. 동영상용 포즈를 취해달라는 간단한 요청에도 그는 곰곰이 고민하며 뜸을 들인다. “제가 만들어볼게요. 어디서도 보지 못한, 상상할 수도 없는.” 두 손가락을 딱 부딪치며 “아! 만들어냈어요. 슛 가겠습니다”라고 말한 그는 즉흥 마임을 선보여 모두를 웃겼다. 좋아하는 영화를 꼽아달라는 질문엔 인도 영화 <세 얼간이>를 꼽고, 명장면을 재현하며 유창한 외계어까지 쏟아냈다. “제가 너무 오래 하고 있나요? 정말 그 영화가 너무 재미있어서”라고 차분히 말하는 모양새가 부러 그러는 게 아니었다. 먼저 나서진 않지만 시키면 빼는 법이 없고, 웃기지만 굳이 웃기려는 의도는 없는 이의 담담함이었달까. 즉물적인 소년의 건강한 에너지가 물씬 느껴졌다. 촬영 현장에 도착했을 때의 말 없는 모습과 달리 볼수록 새로운 모습이었다. 돌이켜보면, 그는 언제나 조금 느릴지라도 확실한 반전을 보여줬다. <프듀> 시즌2 초반부, 까무잡잡한 얼굴을 하고 묵묵히 앉아 있던 소년은 눈에 띄는 편은 아니었다. 그가 폭발한 건 무대에서였다. 72위에서 시작해 6위로 데뷔, 순위 변동이 가장 드라마틱했던 그는 무대에서 늘 판정승을 거뒀다. 탄탄한 복근과 새침한 덧니, ‘섹시 베이비, 오 마이 레이디’로 시선을 사로잡은 박우진은 뛰어난 춤 실력으로 상위권 연습생들이 몰려 있던 ‘Get Ugly’조와 거의 전원이 데뷔한 ‘Never’조에서 팀 내 개인 투표 1위를 차지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춤을 췄어요. 그냥 재미있어서요. 그러다 공연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관객들 앞에 서니 함성 소리가 너무 좋은 거예요. 그렇게 온몸에 소름이 쫙 돋는 느낌은 처음이었어요. 그때부터 늘 무대에 서고 싶었어요.” 이후 빅뱅을 보며 가수의 꿈을 키운 그는 무대에서 춤을 추고 있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 “무대 올라가기 전에는 딱 한 가지 생각밖에 안 해요. 즐기자.” 그 말을 듣자 그에게 궁금했던 것들이 단번에 해소됐다. 즐기는 박우진은 아무도 막을 수 없다.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는 딱 한 가지 생각밖에 안 해요. 즐기자.”
- 에디터
- 이예지
- 포토그래퍼
- 곽기곤
- 캐스팅
- 최자영
- 헤어 & 메이크업
- 이소연, 장해인
- 백스테이지 포토그래퍼
- 이규원
- 어시스턴트
- 송재훈, 박혜정, 장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