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올해의 무대 : 선미 ‘가시나’

2017.12.21정우영

2017년은 각자의 목소리로 외치고 항의하고 요구해서 열매까지 맛 보았던 한 해였다. 그러니까 하나의 목소리는 단지 하나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 GQ >는 올해도 < GQ >로서 한 해를 치밀하게 돌아봤다. 편향과 편애로 무장하고 따졌다. 그리고 이것은 2017년 < GQ > 어워드다.

선미는 이번에도 온몸을 던지는 무대를 보여준다. ‘춤’이 아니라 ‘무대’인 것은, 단지 ‘저격춤’이 아니라 저격춤을 출 때의 표정이 그렇듯이, 저격춤을 특별하게 만드는 수많은 요소를 춤으로 축소하는 것은 부정확하기 때문이다. ‘가시나’ 무대에는 그 가사(“미친 거 아냐”)처럼 ‘미친 연기’가 중간중간 삽입된다. 조명과 분위기의 전환도 잦은 편이다. 툭툭 끊기는 동작으로 매혹을 표현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하지만 선미에게 이것은 새가 하늘을 나는 것과 같은 난이도로 보인다. 그에게는 소속사를 옮기고 다시 솔로로 데뷔하는 것에 대한 무리한 의욕도, 직접 작사 작곡을 하는 사람이 가지는 아티스트로서의 혹은 공적 자아의 뼈대를 이루는 아이돌 가수로서의 강박도 없는 듯하다. ‘가시나’ 를 위해 준비한 것만이 올라가 있는 무대고, 그의 능숙한 노래와 연기와 안무는 그저 감탄스럽다.

    에디터
    정우영
    일러스트레이터
    Adr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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