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페이지를 닫기 전 한 번 더 보고 싶은 여자, 그의 이름은 갤 가돗.
<원더우먼>이 있었기에 갤 가돗이 있었다기보다 갤 가돗이 있었기에 <원더우먼>이 있었다. 밤바다처럼 짙고 검은 머리칼, 등대 불빛처럼 뚜렷한 이목구비, 그 안을 저어가는 노처럼 길고 단단한 다리를 가진 여자. 하지만 원더우먼은 맑고 건강한 외모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는 이스라엘 방위군에서 2년간 복무하고 대학에서 법학과 국제관계학을 공부했으며 미스 이스라엘로 등극하면서 이미 ‘최고’의 의미를 알았다. 영화 <몬스터>의 차기작으로 <원더우먼>을 계획하고 15년 동안 이 영화를 타진해온 패티 젠킨스 감독의 틀림없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완벽한 그에게도 미국인과 자연스럽게 섞이지 않는 영어 억양은 스트레스였다. 해결책은 그걸 인정하는 것이었다. ‘남자처럼 강한 여자’가 아닌 여자로서 강한 여자, 원더우먼의 선택이었다.
- 에디터
- 정우영
- 포토그래퍼
- Cass Bi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