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펜디’에 그린 그림

2018.03.05윤웅희

일상적인 사물에서 찾은 펜디식의 위트가 이 가방을 더 특별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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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디는 세련된 위트가 주는 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들의 컬렉션엔 예술적인 모티브와 적절한 유머가 빠지지 않는다. 이번 시즌, 영국의 예술가 수 틸리 Sue Tilley를 객원 아티스트로 선택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루시안 프로이드가 그린 ‘베너피츠 슈퍼바이저 슬리핑’의 실제 모델이자 화가 리 바우러의 친구로도 유명한 수 틸리는 감각적인 색감과 천진난만한 스타일로 유명한 작가다. 펜디와의 협업을 위해 그녀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물건으로 눈을 돌렸다. 낡은 열쇠 뭉치, 빨간 코르크 오프너와 올리브를 담은 마티니 잔, 물이 똑똑 떨어지는 수도꼭지, 옛날식 플라스틱 전화기, 빈티지 탁상 램프와 튤립을 꽃아놓은 화병…. 그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의 사물에서 고유하고 독특한 아름다움을 찾아냈다. 펜디는 이렇게 완성된 일러스트레이션을 셀러리아 쿠오이오 로마노 가죽에 이식하고 다양한 디자인으로 펼쳐놓았다. 찻잔을 큼직하게 그려 넣은 피카부 백, 책상 조명 패치를 바느질해 넣은 쇼퍼 백, 칵테일 잔으로 장식한 플랫 파우치. 가볍게 들고 다니기 좋은 피카부 핏 미니 백에는 여러 겹의 가죽을 차곡차곡 얹어 바나나 껍질과 열쇠 꾸러미를 표현했다.

 

LIFE IS FUN!

펜디의 이번 시즌 테마는 펜디 프라이데이. 회사 책상에 앉아 주말을 기다리는 남자들이 외면할 수 없도록 아기자기한 패턴과 프린트, 부드러운 색감을 사용했다. 그리고 스포티한 윈드 브레이커와 단정한 셔츠를 조합하거나, 슬링백 로퍼를 함께 신는 방식으로 평일과 주말,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다. 수 틸리의 깜찍한 일러스트레이션을 곳곳에 넣어 펜디식의 액센트를 더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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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윤웅희
    사진
    Fen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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