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밤처럼 찬연하게 빛난, 생 로랑의 2018년 가을겨울 컬렉션.
생 로랑 패션쇼장에 거의 도착했을 때 드라이버는 정확한 주소를 원했다. 트로 카데로 입구가 여러 개인 탓에 자칫하면 엉뚱한 곳으로 갈 판이었다. 그러나 생 로랑 쇼장엔 주소보다 훨씬 정확한 표식이 있었다. 바로 수백 개의 전구. 그 빛을 등대 삼아 서둘러 건물로 들어갔다. 빈센트 갤로와 케이트 모스, 샤를로트 갱스부르와 제인 버킨, 지수와 려원을 지나쳐 정해진 자리에 앉았고 곧 쇼가 시작됐다. 파리 쇼엔 ‘패션 타임’이라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뭐든 30분 이상 늦는 게 보통이지만 이번엔 꽤 정확하게 시작했다. 조명이 번쩍 켜지자 광활한 런웨이를 어떻게 채울까 하는 걱정도 잠시, 안토니 바카렐로가 만든 옷만으로도 무대는 이내 꽉 찼다. 과장된 어깨와 드라마틱한 실루엣의 아찔한 여성복, 올(모스트) 블랙과 성냥개비처럼 가느다란 실루엣에 보헤미안 감성을 더한 남성복이 뒤섞여 등장했다. 특히 궁전에서 걸어 나온 백작의 것 같은 케이프, 러시아 스타일 털모자, 장난감 병정을 닮은 에드워디안풍 골드 시퀸 재킷 등의 남성복은 화려한 여성복 사이에서도 주눅 들지 않았다. 여성복과 남성복의 연결 고리는 찾지 못했지만, 사실 굳이 찾아야 할 이유도 없었다. 남성복과 여성복의 구분이 모호한 요즘, 이렇게 확연하게 구별되는 패션쇼라니, 그게 오히려 신선했다. 쇼가 끝나고 나오니 파리의 밤이 기다리고 있었다. 덕분에 에펠탑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눈앞에서 볼 수 있었다. 그야말로 찬연한 순간이었다. 생 로랑과 함께라서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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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박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