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헤게 브루어리에서 마케팅을 총괄하는 아모리 커빈과의 인터뷰.
듀체스 드 부르고뉴는 와인처럼 마시는 플레미시 레드 에일 맥주를 논할 때 대표로 꼽히는 맥주다. 130년이 넘은 브루어리의 총괄 디렉터치고는 젊어서 놀랐다. 내가 맥주에 대한 모든 걸 알 수는 없겠지만, 듀체스 드 부르고뉴에 대해서는 모든 걸 다 안다고 자부할 수 있다.
독일 맥주에서 미국 크래프트 맥주로, 그리고 요즘은 다시 벨기에 맥주로 트렌드가 옮겨가는 중이다. 아주 정상적인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독일이 잘 만드는 밀 맥주와 필스너에 익숙했던 사람의 입맛이 아로마가 강한 미국식 IPA로 옮겨갔다가, 이제는 독일과 미국의 중간 지점을 찾는 듯 하다. 듀체스 드 부르고뉴는 처음 맥주를 만들 때부터 균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알코올도 세지 않고 산미도 균형적이다.
한 맥주 전문가가 얼마 전에 내한해서 탕수육과 플레미시 레드 에일이 잘 맞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완전 동감이다. 약간 시면서도 단맛이 있기 때문에 맛의 호환 측면에서 완벽할 것 같다. 바비큐와도 잘 어울린다.
듀체스 드 부르고뉴가 가장 맛있을 때는 언제인가? 저녁 7~8시, 브루어리의 직원들이 다 퇴근했을 때 보스와 인생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시는 맥주 한잔. 그리고 볕 좋은 날 수영장에 들어갔다 나와서 온도를 7도로 맞춰서 마시는 맥주 한잔.
듀체스 드 부르고뉴가 남자라면? 벨기에인 공작. 골프와 헌팅을 즐기면서 벤틀리나 애스턴 마틴을 타는 남자. 전통을 존중할 줄 아는 남자.
- 에디터
- 손기은
- 포토그래퍼
- 이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