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수미의 두 번째 앨범 <Where we were together>가 지난 4월 13일 발매됐다. 이 앨범이 말하는 ‘그곳’은 부산일까, 그들이 춤추고 술을 마시던 작업실일까, 불의의 사고를 당한 드러머 세민이 누워 있는 병상일까, 모두가 함께했던 어느 시절일까. 그 모두이든 단 하나든 그곳에는 우정이 있을 것이다. 서프록과 인디팝의 혼종이 유행한 2010년 근처의 미국 밴드들을 연상시키는 등장이었지만, 지금 세이수미는 그들을 모두 지워버릴 정도의 완성도와 스펙트럼을 겨우 두 번째 앨범에서 보여준다. 내달리든 요란하든 다정하고 친근한 화법이 여전한 가운데, 드론, 피드백 노이즈를 도입하고 장르를 뒤틀 뿐만 아니라 전에 없이 장중한 곡도 시도한다. 참신한 등장이 두 번째에 이르러 경직과 과시로 이어진 사례가 숱하지만, 그들의 두 번째는 완전히 구분해서 말해야 할 것이다. 그 야심은, 격렬하지도 맹목적이지도 않아서 곧잘 평가절하되는, 수용하고 견디고 지켜내는 인간적 미덕, 우정에 의해 절제되고 있다고 말해도 좋겠다. 어떤 위화감도 없이 더 높은 층에 도달했다. 해외 매체들의 열띤 반응으로 미루어 이제 시작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곧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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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정우영
- 포토그래퍼
- 김참